‘팀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노고에 비해 빛이 나지 않는 선수.’ KBO리그 중간 투수 이야기다.
최소 4일 휴식을 보장받는 선발 투수나 1이닝 등판 위주로 관리되는 마무리 투수와 달리 중간 투수는 ‘마당쇠’에 가깝다. 3일 현재 KBO리그 평균 타율 0.284 평균자책점 4.99에서 드러나듯 KBO리그는 타고투저 추세에 잠식되어 있다. 투수들이 타자들을 상대로 아웃 카운트 1개를 잡기가 힘겹다. 선발과 마무리 사이에서 중간 투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투수 보직의 분업화가 정착되어 중간 투수가 사실상 유일하게 도전할 수 있는 개인 타이틀은 홀드왕이다. 평균자책점, 승리, 승률, 탈삼진은 선발 투수의 것이며 세이브는 마무리 투수의 몫이기 때문이다.
▲ 홀드왕 경쟁 중인 이보근(넥센), 오현택(롯데), 원종현(NC) (사진: 넥센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NC 다이노스)
ⓒ 케이비리포트
3일 현재 2018시즌 KBO리그의 홀드왕 후보는 해당 부문 1, 2, 3위에 올라있는 이보근(넥센 18홀드), 오현택(롯데 17홀드), 원종현(NC 15홀드)의 삼파전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보근은 3인 중에서 유일하게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쥔 경험이 있다. 2016시즌 25홀드로 홀드왕을 처음으로 차지했다. 올 시즌 홀드왕을 차지한다면 2년만의 타이틀 복귀다.
45경기에서 41.1이닝을 소화한 이보근은 이닝 부담도 적은 편이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불펜 투수 혹사를 지양하는 지도자에 가깝다. 단 후반기 15경기에서 넥센이 5승 10패 승률 0.333으로 LG 트윈스와 함께 리그 승률 공동 최하위로 몰려 이보근이 홀드를 추가할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오현택은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2차 드래프트로 두산 베어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뒤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만일 그가 홀드왕을 차지한다면 2차 드래프트 직후의 시즌에 개인 타이틀을 차지하는 선수가 된다.
그는 사이드암 투수로서 우타자 위주로 상대해 49경기 등판에 비해 46.1이닝으로 이닝 부담도 많지 않는 편이다. 지난해 후반기와 같이 올해도 롯데가 후반기 상승세를 탄다면 오현택의 홀드 수확 기회는 보다 늘어날 수 있다.
원종현은 지난해 22홀드로 24홀드의 진해수(LG)에 밀려 2위에 그쳐 아쉽게도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다. 만일 원종현이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프로 데뷔 후 개인 타이틀은 처음이다. 2015년 암 투병을 극복하고 타이틀 홀더가 되는 극적인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 8월 3일 현재 KBO리그 홀드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 편집장님, 3일 현재 이보근은 18홀드인데 케이비리포트 기록 상으로는 17홀드입니다. 기록실 수정 후 새롭게 캡처해 표를 교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8월 3일 현재 KBO리그 홀드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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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현재 원종현의 소속팀 NC 다이노스는 9위 kt 위즈에 4경기차로 뒤진 최하위다. 5강 싸움을 벌이는 팀에 소속된 이보근, 오현택과 달리 원종현의 개인 타이틀 도전은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 할 수 있다.
한편 14홀드로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린 김상수(넥센), 김윤동(KIA)도 있다. 하지만 김상수는 홀드왕 타이틀과는 거리가 있다. 김상수는 마무리 조상우의 불미스러운 이탈 이후 넥센의 마무리를 맡아 이미 11세이브를 거두고 있다. 김상수는 현재 KBO리그에서 두 자릿수 홀드와 두 자릿수 세이브를 동시에 기록 중인 유일한 투수다.
김윤동은 최근 7경기의 등판에서 5홀드를 추가해 홀드왕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김윤동 역시 프로 데뷔 후 개인 타이틀을 차지한 경험이 없다. 올 시즌 홀드왕의 영예는 누가 차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