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KIA, '많이 던진' 양현종이 걱정
▲ 2017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의 양현종 |
ⓒ KIA 타이거즈 |
'명불허전'. 국가대표 에이스인 양현종이 에이스다운 투구로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아시안게임 조별예선 대만전에서 통한의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투수(6이닝 2실점)가 되는 쓴 맛을 봤던 KIA 양현종이 결승에서 확실한 명예회복을 이뤘다.
일본을 상대로 6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그야말로 완벽투를 보여주며 금메달 결정전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일본 타자를 상대로 수준이 다른 투구를 보여주며 완벽하게 주도권을 잡았다. 한국 대표팀이 4안타 빈공에 허덕였던 점을 감안해보면 양현종의 호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금메달을 따내며 국가대표 에이스로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한 양현종은 이제 본업에 집중해야 한다. 국가대표가 아닌 호랑이 군단의 에이스로 돌아와 KIA의 포스트시즌행 막차 티켓을 팀에 안겨야 하는 처지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을 차지했던 KIA는 올시즌 기대 이하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110경기를 소화한 KIA는 무승부 없이 51승 59패. -8의 승패마진으로 승률 0.464를 기록해 8위로 추락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을 지켜야 할 KIA는 이대로 주저 앉을 수 없다는 태세다. 순위가 8위긴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 LG와는 현재 2.5경기차일 뿐이다.
5위 LG부터 8위 KIA까지 경기차가 좁기 때문에 현재 순위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4일부터 재개되는 리그에서 5위를 노리는 중위권 팀들의 경기는 포스트시즌을 방불케하는 혈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마음이 급한 KIA는 선발 에이스인 양현종의 체력이 걱정이다. 양현종은 최근 5년간 KBO리그에서 최다 이닝(906.1이닝)을 소화한 투수다 . 2016년에는 정규시즌에만 200.1이닝을 소화하며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200이닝을 돌파했었고 2017년에도 그에 버금가는 193.1이닝을 소화했다.
거기에 양현종은 정규리그 이외에 2년동안 KIA의 포스트시즌에 등판해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고 국제대회가 열릴 때면 어김없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되어 등판했다. 양현종에게는 정규리그 이닝 숫자를 통해 드러나는 것 이상의 피로도가 누적되어 있는 셈이다.
▲ WBC 등판 당시 양현종, 그는 국제대회에도 빠짐없이 참가했다. |
ⓒ KBO |
리그가 재개되는 시점부터 치고 나가야 하는 KIA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 KIA는 4일 경기에 에이스인 양현종을 선발로 등판시킬 수 없다. 9월 1일 토요일 결승전에 등판했던 선수를 4일 경기에 선발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9개 구단은 팀 내에서 가장 좋은 투수를 선발로 내세우지만 KIA는 그럴 수 없는 핸디캡을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헥터와 팻딘 두 외국인 투수 모두 지난해 만큼의 기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양현종과 KIA에게는 부담이다. 지난 해 양현종과 동반 20승을 달성한 헥터는 올시즌 ERA 4.63으로 한국 무대에 입성한 이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팻딘의 경우 아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하고 불펜으로 활용되고 있을만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양현종은 올시즌에만 벌써 157이닝을 던졌다. 국가대표 경기 12이닝과 잔여 경기에서 6번 이상 선발 등판할 것을 감안하면 3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투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리그 국내 투수 중 가장 뛰어난 양현종이지만 과도한 이닝 소화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양현종이 이대로 멈출 수도 없다는 점이다. 하위권으로 추락한 KIA가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양현종의 역할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 역시도 휴식기 이전의 경기에 4일 휴식 후 등판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투혼을 보이기도 했다. 올시즌 마운드 운용에서 약점을 노출한 KIA 벤치도 양현종의 호투만 바라는 처지다.
최근 5년간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양현종은 누적된 피로를 이겨내고 KIA를 다시 한번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 수 있을까? 위기의 국가대표팀을 구원한 국가대표 에이스 양현종이 8위로 추락한 호랑이군단 역시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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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글: 이정민/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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