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2017년 최대 기대 요인은 선발 투수진이다. 지난해와 달리 허프와 차우찬이 가세한 가운데 정규 시즌 개막을 기다린다.
지난해 LG는 외국인 선발 투수 1명이 공석인 채로 개막전을 맞이했다. 4월말 코프랜드가 합류했지만 13경기에서 2승 3패 5.54의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한다는 평가였지만 34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42개의 볼넷을 내주며 무너졌다. 7월초 그는 퇴출되었다.
LG 허프 ⓒ LG 트윈스
코프랜드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외국인 투수는 허프였다. 그는 13경기에서 7승 2패 3.13의 평균자책점을 거두었다.
허프는 강속구와 체인지업의 투피치만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 특히 우타자 몸쪽에 깊숙이 꽂히는 강속구는 일품이었다. 몸쪽에 비교적 후한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도 허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전반기를 8위로 마감한 LG가 후반기 상승세로 급반전해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허프의 존재였다.
LG 허프 201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017년 LG가 허프에게 기대하는 것은 일단 풀타임이다. 허프는 2015년 9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아직 풀타임 선발 투수를 경험하지 않았다.
작년 LG에 영입된 이후에도 그는 8월말부터 9월초까지 왼쪽 손목 근육 뭉침으로 1군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일단 허프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야만 LG의 마운드 운용은 순조로울 것이다.
허프에게는 1선발의 위치가 요구된다. 즉 타 팀의 1선발 에이스와의 맞대결 횟수가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할 수 있다. 1선발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팀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허프에게 궁극적으로 요구되는 바는 15승이다. 한 시즌 동안 로테이션을 무리 없이 소화하면서 지난해의 구위를 유지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LG의 마지막 15승 투수는 2001년 15승 6패 18세이브 3.1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신윤호이다. 하지만 그는 18세이브에서 드러나듯 선발 투수로만 한 시즌을 뛴 것은 아니었다. 15년 동안 15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LG는 KBO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15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팀이다.
허프가 15승을 달성한다면 LG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1선발 에이스를 보유했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된다. 허프의 성적과 LG의 팀 성적은 정비례할 가능성이 높은 2017시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