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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비야누에바 리포트

2017-03-04 토, 20:34 By 길준영
지난 1월 알렉시 오간도(1년 180만 달러)의 영입 소식은 한화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이후 1달이 넘게 두번째 외국인 투수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외국인 투수들이 한화와 계약하기 꺼려한다는 루머까지 돌면서 한화 팬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갔다. 특히 지난 시즌, 두번째 외국인 투수 계약이 계속 미뤄진 끝에 급하게 영입한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9경기 2승 2패 ERA 9.42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기고 떠난 전례가 있기에 더욱 그러했다.

한화는 2월 24일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의 계약(1년 150만 달러)을 공식 발표하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에서 476경기 51승 55패 ERA 4.31을 기록한 베테랑 투수다. 바로 작년까지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며 51경기 2승 2패 ERA 5.96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한화가 최악의 4월(6승 17패 .261)을 보낸 가장 큰 원인은 선발진 붕괴였다. 15시즌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줬던 로저스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마에스트리는 앞서 말했듯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거기에 배영수, 안영명, 이태양 등 주축 선발들이 모두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4월 한화 선발진이 기록한 ERA는 6.83으로 압도적 최하위였다.

한화가 작년과 다른 시즌 초반을 보내기 위해서는 오간도-비야누에바가 선발진을 지탱해야 한다. 한화가 두 투수에게 투자한 금액(330만 달러)만 보아도 그 기대치를 알 수 있다. 오간도와 비야누에바의 계약총액은 작년 두산의 판타스틱4를 이끌었던 니퍼트-보우덴(320만 달러)을 넘어서는 KBO리그 외국인 투수 계약 최고 금액이다. 


History


비야누에바는 2002년 18살의 어린 나이에 샌프란시스코와 국제자유계약을 하며 미국땅을 밟았다. 2년간 샌프란시스코 산하 루키리그 팀에서 뛴 비야누에바는 04시즌이 시작하기 직전 밀워키로 트레이드 되었다.

새로운 팀으로 이적한 비야누에바는 04시즌 싱글A에서 25경기(21선발) 8승 8패 ERA 3.77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05시즌에는 하이싱글A에서 21경기 8승 1패 ERA 2.32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AA(4경기 1-3 ERA 7.40)까지 승격되었다.

06시즌에는 메이저리그에 승격하여 5월 23일 데뷔전을 치뤘다.(구원등판 1이닝 무실점) 이후 마이너리그를 오가면서 빅리그에서 10경기(6선발) 2승 2패 ERA 3.69를 기록하며 데뷔시즌을 마쳤다.

이후 비야누에바는 커리어 대부분을 메이저리그에서 롱릴리프 겸 임시선발로 보냈다. 작년 샌디에이고에서 51경기 2승 2패 ERA 5.96으로 다소 부진했던 비야누에바는 한화와 계약하며 15년 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리그로 떠났다.  


피칭 스타일


비야누에바는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그다지 주목받는 유망주는 아니었다. 왜나하면 구속이 빠르지 않기 때문이었다. 비야누에바의 평균구속은 88-89마일(141.6-143.2km)로 메이저리그에서는 리그 평균(92.6마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KBO리그에서도 리그 평균(141.5km)을 살짝 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 통산 K/9 7.77을 기록할 정도로 삼진이 적은 투수가 아니다. 비야누에바의 부족한 구위를 보완해주는 것은 바로 다양한 구종이다. 비야누에바는 포심(34.9%)-슬라이더(22.5%)-체인지업(21.2%)-커브(12.6%)-투심(6.8%)으로 5가지나 되는 구종을 구사한다. 그리고 종종 이퓨즈(초저속변화구)를 던지기도 한다.

비야누에바 이퓨즈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kAv5R3SOQUw

비야누에바의 다양한 구종 중에서 가장 위력적인 구종은 슬라이더다. 비야누에바의 슬라이더는 헛스윙% 20.9%로 지난 시즌 아메리칸 리그 탈삼진 3위에 오른 크리스 아처의 슬라이더(19.0%)보다도 높은 헛스윙%를 기록했다.

비야누에바의 투구 히트맵(출처 : Baseballsavant)



비야누에바의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 투구 히트맵(출처 : Baseballsavant)



또한 비야누에바는 다양한 구종들을 활용할 수 있는 컨트롤과 커맨드를 갖추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BB/9 2.91로 볼넷을 많이 내주지 않는다. 또한 우타자를 상대로 바깥쪽 낮은 코스로 던지는 슬라이더의 커맨드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히트맵을 보면 스트라이크 존의 외곽으로 공이 집중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야누에바는 좌우 스플릿에 큰 차이가 없다.(좌타자 피OPS .748 우타자 피OPS .744) 이는 좌타자를 상대하는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꽤나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좌타자 상대 구사율 24.5% 헛스윙% 14.5%) 주구종인 슬라이더 역시 좌타자를 상대로 많이 구사하지는 않았지만 위력적이었다.(좌타자 상대 구사율 15.6% 헛스윙% 20.7%)

비야누에바 투구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X3SS-c5idE0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과의 기록비교


한화가 이번 겨울 영입한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는 모두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투수들이다. 다만 두 투수는 유형이 완전히 다르다. 오간도는 포심 평균구속이 95마일(152.9km)에 구사율은 58.4%에 달하는,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파워 피쳐다. 반면 비야누에바는 다양한 구종과 뛰어난 제구력으로 타자를 공략하는 피네스 피쳐다. 전혀 다른 유형의 투수들로 원투펀치를 구성한 것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비야누에바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투수가 KBO리그에 오는 일은 많지 않다. 비야누에바보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떨어지지만 비슷한 유형의 투수들로는 NC에서 5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해커와 작년 kt에서 뛰었던 피노가 있다.

해커는 평균 구속이 141.3km에 불과하지만 뛰어난 컨트롤과 슬라이더-커브-싱커-체인지업으로 구성된 다양한 레퍼토리로 KBO리그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내고 있다. 타고투저인 KBO리그에서 111경기 44승 27패 ERA 3.56라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해커가 느린 구속-다양한 변화구-뛰어난 컨트롤로 성공한 사례라면 피노는 실패 사례다. 미국에서의 커리어만 보면 해커보다도 더 좋았던 피노이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12경기 2승 3패 ERA 7.15로 안타까운 성적을 거두며 시즌 중 방출되었다.

비야누에바는 앞선 두 투수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좋은 커리어를 쌓아온 투수다. 비야누에바와 피노의 슬라이더 헛스윙%만 보아도 비야누에바 20.9% 피노 12.3%로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커리어가 좋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야누에바의 기대치는 분명 높다.


체크 포인트

비야누에바는 기량면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83년생으로 투수로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아주 많은 나이도 아니다. 지난시즌 대단히 부진한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이는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피홈런탓이 컸다.(HR/9 16시즌 2.07 통산 1.25) 홈런/뜬공 비율이 21%(통산 11.8%)에 달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피홈런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유일하게 걱정되는 것은 비야누에바가 전문 선발 투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에서 롱릴리프 겸 임시선발로 뛰었다. 가장 많은 선발등판을 한 기록은 12시즌 16선발등판(38경기)이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기록은 05시즌 마이너리그에서 기록한 133이닝에 불과하다. 더구다 최근 2시즌 동안은 선발 등판 기록이 전무하다.

비야누에바가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추고 있으며, 선발경험(통산 154선발)이 적지는 않은 만큼 선발투수로 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연 200이닝 이상 소화하는 이닝이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화는 2014년 정근우-이용규 영입을 기점으로 매년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FA시장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지만 외국인 선수 3명에게 480만 달러를 투자했다. 07시즌을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한화는 올해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다. 한화가 이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서는 비야누에바의 활약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