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프로야구] 선발 장민재. 한화 반등의 해법. (7/27)
KBO리그 10개 구단의 키플레이어와 이슈를 한 컷으로 간단히 정리하는
한화 이글스가 27일 SK전 선발 투수로 장민재를 예고했다.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 중인 장민재는 지난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구원으로 등판해 1.2이닝동안 2실점(1홈런)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4일 만의 등판이며, 지난 6일 SK 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한 지 약 20일 만에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줄곧 구원과 선발을 오간 장민재가 마침내 고정 선발로 자리를 잡는 것일까?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역투하는 장민재ⓒ 한화 이글스
전반기 한화 선발 마운드는 외인 투수의 부재가 문제였지만, 새로 합류한 서캠프와 카스티요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며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자 후반기엔 토종 선발 쪽에서 문제가 터졌다.
아쉬운대로 1선발 역할을 해주던 송은범이 어깨 근육 손상으로 이탈했고 5월말 이후 선발투수로 나오던 윤규진도 지난 22일 경기 후 손가락 물집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다.
한편 올 시즌 장민재는 SK를 상대로 천적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SK를 상대로 세 차례 선발 등판해 17.1이닝동안 1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평균자책점이 1.56에 불과했으며, 2승을 챙겼다.
감독 커리어 내내 전천후 투수에 대한 집착을 보인 김성근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장민재의 금일 선발 등판은 기존 선발 투수들의 이탈을 메꾸기 위한 임시방편이며 SK를 상대로 한 표적 선발로 보는 편이 타당할 듯 하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사실은 송은범과 윤규진의 이탈로 한화 선발로테이션이 다시 붕괴된 상황이라는 점이다. 선발진 붕괴로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했던 시즌 초반을 떠올린다면 선발진의 재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장민재의 선발 등판, 구원 등판 성적 (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송은범과 윤규진이 돌아오더라도 장민재를 선발로 활용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위의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장민재는 올 시즌 선발로 등판했을 때 약간이나마 더 좋은 성적을 남겼다.
한화 마운드의 현실을 감안했을 때도 선발 투수 장민재는 한 두 손가락에 꼽히는 투수지만 불펜 장민재는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한 투수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의 등판 간격별 기록을 살펴봐도 적정 휴식 이후 등판한 장민재의 기록은 리그 정상급 투수에 가까웠다.
▲장민재의 올시즌 등판 간격 별 주요 기록 (출처: 스탯티즈)ⓒ 스탯티즈
올 시즌 한화가 엄청난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불운의 영향도 있지만 사실 인재(人災)라고 봐야 한다.
144경기 대장정을 치러야 할 팀이 변변한 선발진을 갖추려는 노력은 등한시하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운용을 반복해 왔기에 빠지지 않는 전력에도 불구하고 5할에서 한참 못미치는 성적을 기록 중인 것이다.
선발 투수의 조기강판으로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전력을 다해 뒤집는 극적인 승부는 많은 이들을 열광시킨다. 하지만 극적인 한 번의 승리가 2승으로 기록되는 것은 아니다. 진짜 강팀은 역전승을 많이 거두는 팀이 아니라 경기 초중반 우세를 잡고 역전당할 상황 자체를 최소화하는 팀이다.
정상적인 감독이라면 선발로테이션 재정비라는 팀의 당면 과제를 깨닫고 그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 시즌 후반의 부진과 올 시즌 초반 최악의 추락에서도 아무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법론을 고집한다면 악몽은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선발투수 장민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시작이다.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