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에서 4할 포수로, SSG 새 바람 불러오는 이현석
2021-08-30 월,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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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미운 오리 같던 1차지명 출신 포수 이현석,
2021시즌은 그의 해 뜰 날?
SSG는 타팀과 같이 심각한 수준의 고민은 아니지만 안방에 대한 일정 부분의 고민은 분명히 있었다. 2018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포수 이재원이 FA 계약 이후로 예상외로 크게 부진하면서 생긴 균열 때문이었다.
88년생으로 나이도 아직 에이징 커브를 걱정할 정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FA 이후에도 꾸준하게 안방을 지킬줄 알았던 이재원은 2020시즌 0.191의 타율로 심각한 수준의 타격 부진을 보이며 추락했다. 이재원의 추락은 팀의 추락과 그 궤를 같이해 2019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과 승차 없는 승부를 벌였던 2위팀 SK는 2020년 9위로 추락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 최근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이현석 ⓒ SSG 랜더스
안정감있던 이재원이 의외의 부진을 보인 것은 적지 않은 문제였다. SSG는 그간 이재원을 믿고, 김민식이나 허도환, 이홍구와 같은 백업 포수 자원들을 활발하게 트레이드해 전력보강에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재원의 부진보다 더 큰 문제는 뒤를 받쳐줄 포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완전히 이야기가 달라졌다. 특히, 헐거운 안방의 원인으로 지적받던 이현석의 깜짝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대학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1차지명을 받기도 했던 이현석은 입단 당시만 해도 즉시 전력감 포수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입단 이후 단 한번도 1군에서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군복무 이후 2020시즌 1군에서 57경기에 나가는 기회를 잡았지만 심각한 수준의 타격 약점을 보이고 말았다. 지난해 이현석은 타율 0.180, OPS 0.486을 기록하며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1차지명에 걸맞지 않는 활약 때문에, 실패한 지명이라고 그를 비난하는 시선도 있었다.
미운오리였던 이현석은 2021시즌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선수로 변모했다. 비록 많은 경기에 뛰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OPS에 필적할만한 4할대 타율을 보여주며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흥련이 시즌 초반에는 꾸준히 기회를 받았으니 이현석은 타격에서의 성장을 보여주며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 SSG 포수진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이현석 ⓒ SSG 랜더스
단순히 타율만 높은 것이 아니라 13경기에 출전해 36타석만을 소화했지만 벌써 4개의 홈런을 떄려냈을 만큼 장타에서도 눈에 띄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08타석에서 단 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빈약한 장타력을 기록한 것에 비해 괄목상대한 모습이다.
이현석은 여전히 나이대나 팀내 위치를 생각하면 주전 자리를 꿰찰만한 기대치를 받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이미지를 바꿔가는 활약은 충분한 팀의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후반기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 조금 처져있는 SSG는 이현석, 고종욱 등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의 활약에 힘 입어 다시금 5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