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데스파이네, KS 바라보는 kt의 아킬레스건?
2021-09-30 목,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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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kt 철인 데스파이네, 29일 두산전 7이닝 8실점 부진
에이스 위상 회복 가능할까?
▲ kt의 에이스 데스파이네 ⓒ kt 위즈
29일 kt는 에이스 데스파이네가 출격하며, 두산을 상대로 2연전 스윕을 노렸으나 8-3으로 패배하며, 스윕의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문제는 선발로 출격한 데스파이네였다. 초반부터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경기의 흐름을 넘겨줬기 때문에, kt는 어느 정도 손을 쓸 틈도 없이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문제는 데스파이네의 대량실점 경기가 잦은 빈도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몸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이 날 경기에서도 125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7이닝을 소화했으며 120개를 넘긴 시점에서도 140km 후반대의 구속을 기록하기도 했다. 구속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렇게 난타당하는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더 아이러니한 점이다.
데스파이네는 9월 8일 경기에서도 1.2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조기강판의 아픔을 맛봤고, 8월 23일 롯데전에서도 3.1이닝 6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물론 중간 중간 무실점 피칭과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경기도 있었지만, 한 달에 1,2번 꼴로 대량실점을 허용하는 경기가 섞여 있다는 것은 에이스 데스파이네답지 않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kt의 선발진은 설령 데스파이네가 이탈한다고 하더라도 강력하다. 10개구단 최고 수준의 토종 원투펀치인 고영표와 배제성이 확고하게 버티고 있고, 2년차 징크스를 겪고 있지만 소형준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수 있으며, 상무에서 제대한 엄상백도 강력한 구위를 통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쿠에바스와 데스파이네 외인 듀오가 모두 이탈한다고 하더라도 kt는 충분히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는 풍족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규리그 우승과 동시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는 kt 입장에서는 데스파이네같은 풍부한 경험과 터프한 멘탈을 가지고 있는 에이스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영표와 배제성, 소형준 등 기존 국내 자원들은 큰 경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선발진의 큰 형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데스파이네의 부활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는 데스파이네는 포스트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 kt 위즈
특히, 데스파이네는 시즌 내내 4일 로테이션을 오히려 더 선호하면서 많은 경기에 나오는 철인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더 짧은 간격을 쉬고도 출전해야 하는 일이 존재하는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데스파이네의 역할이 분명히 필요한 상황이다. kt로서는 데스파이네가 1선발을 맡아 여러 경기를 책임지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로 구위에 별 이상이 없지만, 데스파이네가 이렇게 공략을 당하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에 쉽게 파악되어 공략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년간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을 던진 투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맞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2021시즌 KBO리그 투수 이닝 순위(9월 29일 종료 기준)
▲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에도 이닝 소화 1위를 달리고 있다.(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때문에, 데스파이네는 팀의 우승이라는 열매를 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두산의 우승을 견인했던 린드블럼은 포스트시즌에 다른 투구폼을 선보이는 변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데스파이네와 kt는 이제 한 달 남은 포스트시즌을 함께 준비해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