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잡은 세이브왕, 랜더스 신형 무기 될까
2022-02-28 월, 11:19
By
이정민
2019년 SK 히트상품, 세이브왕 하재훈,
2022시즌 부상 딛고 타자로 부활 노려
2019년 SSG 랜더스의 전신 SK 와이번스는 탄탄한 전력으로 시즌 내내 1위를 지켰다. 비록, 정규리그 막판 두산의 무서운 기세에 밀려 승률에서 동률이 되었고, 상대전적에 밀려 정규리그 우승을 놓치는 쓰라린 경험을 했지만, 1년 내내 리그를 지배한 팀이 와이번스였던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와이번스가 탄탄한 전력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물샐 틈 없는 투수진에서 그 비결을 찾을 수 있었다. 선발진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에도 좋았다. 산체스를 포함해 문승원, 박종훈 등 선발진이 건재했고, 무엇보다 이닝 제한을 가지고 있었던 김광현이 2019년에는 제한을 벗어던지고 완벽하게 에이스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펜진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했다. 김태훈 정도를 제외하면 선두권을 지킬만한 불펜진이 풍족하지 않다는 것이 당시의 평가였다. 이러한 의문점을 완전히 지운 것은 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힌 해외파 강속구 투수 하재훈이었다.
▲ 2019시즌 마무리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하재훈 ⓒ SSG 랜더스
초반에는 삐걱거리던 하재훈은 감을 잡은 뒤 뛰어난 안정감과 구위를 보여주며 1.98의 평균자책점과 36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뒷문을 완벽하게 걸어잠궜다.
당시 최고의 히트상품이었지만, 하재훈은 처음부터 투수로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일본 독립리그에서 투수로 뛴 경력이 있었지만, KBO리그에 넘어오기 전인 NPB나 마이너리그에서 하재훈은 주로 외야수로 뛴 선수였다. 트라이아웃에서도 투구 보다는 외야 수비 시 강한 어깨와 빠른 발, 펀치력 등을 선보이며 자신을 어필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당시 와이번스는 그의 강한 어깨에서 투수의 가능성을 봤고 바로 다음해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그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하재훈은 또 다시 변신을 준비한다. 투수로 변신에 성공했지만, 아픈 몸이 문제였다. 꾸준히 재활했음에도 불구하고 어깨 부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결국 다시 방망이를 잡게 된 것이다.
▲ 다시 방망이를 잡게 된 하재훈 ⓒ SSG 랜더스
비록 부상으로 다시 외야수로 전향했지만, 하재훈은 충분한 가능성을 지닌 선수다. 투수로는 초보지만, 타자로는 고교 졸업 이후 마이너리그에서부터 꾸준하게 프로 경력을 쌓은 선수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적응기만 지나면 랜더스의 새로운 무기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여전히 5툴 플레이어 하재훈에 대한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팬들도 적지 않다.
▲ 스프링캠프에서 MVP로 뽑히며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는 하재훈 ⓒ SSG 랜더스
아직 이른 판단일 수 있지만, 하재훈은 매우 좋은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자체 연습경기로 가진 홍백전에서 하재훈은 홍팀 좌익수로 출전해 결승타를 날리며 자체 MVP에 뽑히기도 했다. 그가 과거에 보여주었던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SSG 외야의 새 바람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