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주간(9/4~9/11) 워스트11: WoW 허경민/윤길현
주간 워스트 플레이어로 선정된 선수들의 주요 기록과 한 줄 평, 그리고 다행히 선정되지 않은 차점자('쩝')들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야구팬 여러분도 지난 한주간 리그에서 가장 부진한 선수들을 함께 꼽아보시며 23주차 프로야구를 정리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주엔 베스트11에서 만나요. 제발! (기자주)
프로야구 포지션별 주간(9/6~9/11) 워스트11
워스트 오브 워스트(WoW) 허경민/윤길현 (상세기록 보기)
롯데 셋업맨 윤길현이 무너졌다. 8일 삼성전에서 1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하더니, 9일 삼성전에는 등판 직후 안타를
얻어맞고 강판. 11일 LG전에서는 1이닝 4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결국 윤길현은 지난 주를 3경기 2이닝 6실점으로 마감했다. 피안타율은 0.571에
달했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는 5.00이라는 엽기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정말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기록이다.
비단 이번 주 뿐만 아니라, 그는 올 시즌 내내 영입 당시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17홀드-13세이브에 ERA 3.16을 기록했던 것과는 달리 올 시즌에는 14홀드-2세이브에 ERA 4.75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5개에 불과했던 블론세이브는 올 시즌 8개로 크게 뛰었다. 그가 ‘불펜 에이스’가 되어주기를 기대했던 롯데로서는 아쉽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대체 그는 왜 부진한 것일까?
기록을 통해 그의 부진 이유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훨씬 좋아진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탈삼진 능력도 수준급이다. K/BB 기록은 지난 시즌 1.72에서 올 시즌 2.35로 상당히 좋아졌다.
게다가 구속 역시 지난 시즌보다 올랐다. 지난 시즌 평균 142.7km/h를 기록했던 속구 구속은 올 시즌 평균 144.1km/h로 올라갔다. 이는 리그 전체 구원 투수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빠른 구속이다. 윤길현의 투구 내용 자체는 지난 시즌보다 나빠졌다고 보기 어렵다.
윤길현의 최근 2시즌 BABIP와 FIP, ERA (출처: statiz)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 그리고 ERA와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의 차이다. 지난 시즌 0.298을 기록했던 그의 BABIP는 올 시즌 0.329로 치솟았다. 또한 지난 시즌 FIP-ERA의 수치가 1.56에 달했던 것과는 달리, 올 시즌은 0.10밖에 되지 않는다.
풀어말하면 지난 시즌의 그는 수비와 ‘행운의 여신’의 도움을 상당히 많이 받았고, 올 시즌에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좀 더 간단히 말하면, 윤길현이 행운을 온 몸에 타고난 선수가 아닌
이상 올 시즌 그의 성적 하락은 예견된 일이었던 셈. 윤길현이 나쁜 투수라기보다는 애초에 롯데의 기대치가
너무 컸다고 생각할 수 있다.
롯데는 윤길현의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함과 동시에, 4년 38억원이라는 계약의 위험성에 대해 크게 인지하지 못했던 셈이다.
물론 이것이 단순히 ‘숫자 놀음’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기록은 롯데의 선택이 ‘판단 미스’였음을 말하고 있다. 이제 롯데에게 남은 것은 ‘판단 미스’를 인정하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는 것. 롯데가 다음 시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지난 시즌과 같은 과잉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지난 주 워스트11 리뷰: 워스트 오브 워스트(WoW) 정의윤 (상세기록 보기)
[기록/사진 출처: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