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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몽과 악몽 2016 리와인드] 삼성 라이온즈

2016-11-05 토, 13:56 By KBReport
매년 시즌 초에는 많은 전문가와 무수한 매체에서 시즌 판도를 예상해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여지없이 빗나가는 일이 부지기수이다. (가장 신뢰도가 높은 것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 신뢰하기 어렵다.’는 모 웹툰의 대사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일까? 자신감 있게 예상하던 모습과는 달리 그 예상을 복기해 보는 이들을 찾아 보기란 어렵다. 

2016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 전,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도 역시 각 구단별 최고의 상황(백일몽)과 최악의 상황(악몽)을 예측해 본 바 있다. 전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악몽을 접한 팀들도 있었고, 반대로 예상치 못한 달콤함을 누린 팀도 있었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예상한 2016시즌 백일몽과 악몽이 어느 지점에서 적중했고 어디에서 빗나갔는지 팀별로 복기해보며  2016 시즌을 마무리 하도록 하자. ( 연재 순서는 하위팀 부터 진행)


삼성 라이온즈  (정규시즌 9위/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

              올시즌 리그 WAR 1위에 올라선 최형우. ⓒ 삼성 라이온즈

1. 신인왕 구자욱이 풀타임 2년차엔 MVP급으로 성장한다.

->땡! 구자욱의 성적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것은 사실이나 WAR 15위, 타율 6위, 장타율 16위, 출루율 7위로 MVP급의 성적은 아니었다. 홈런은 지난해보다 3개 더 기록했으나, 도루는 7개가 줄었다.

2. 발디리스가 나바로급 장타력을 보여준다. (나바로 2년 통산 장타율 0.574)

->의심의 여지없이 땡이다. 발디리스가 올시즌이 끝나고 받아든 비율 스탯은 의외로 괜찮다. 타율은 0.266에 그쳤으나, OPS는 0.850으로 준수했다. 장타율은 나바로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0.486으로 나쁘지 않았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으나, 7월에는 OPS 1.197을 기록하는 활약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발디리스는 8월 초 2경기만을 소화한 후, 고질적인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아무리 잘하는 외인타자라도 경기에 나설 수 있을 때 빛을 발한다. 발디리스는 올시즌 44경기에 나서서 190타석을 소화하는 것에 그쳤다. 재계약의 가능성은 일찌감치 사라졌다.

3. 최형우가 국밥집을 폐업하고 제과점을 오픈한다. (주력 상품: 홈런볼)

->딩동댕! 올시즌 최형우는 리그 MVP급 성적을 남겼다. 역대 2명뿐인 타율 1위, 타점 1위 동시 달성에 성공했으며, 한시즌 최다 2루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타격 전부분에서 순위권이며, 테임즈의 주종목이나 다름없던 OPS에서 테임즈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OPS 1.117) 홈런이 31개로 약간은 아쉬운 점이 있으나, 이마저도 리그 7위에 해당한다.  

4. 김상수가 드디어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는다.

->땡! 지난해부터 강정호가 떠난 호랑이굴에 새로운 왕이 될 것으로 보였었으나, 성적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특히 올시즌은 오지환, 김재호, 김하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WAR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WAR -0.32) 공격력의 마지노선인 7할 OPS가 4년 만에 무너졌으며, 장점인 도루마저 데뷔 이후 8년 만의 한 자리 수를 기록했다.

5. 조동찬과 백상원의 치열한 경쟁이 '총알남'의 공백을 지운다.

->땡! '나바로상 오겡끼 데스까'가 절로 나왔던 2016년이었다. 조동찬은 OPS 0.797을 기록했으며, 백상원은 OPS 0.725를 기록했다. 발디리스의 부상으로 조동찬은 2루수보다는 3루수로 출전했다. 첫 풀타임 주전 2루수 역할을 맡은 백상원은 나바로의 공격력에 한참 못미쳤다.

6. 국내 좌투수 중 1인자가 된 차우찬(상세기록 보기)이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는다.

->땡! 올시즌 삼성 선발진이 줄줄이 무너지는 와중에, 차우찬이 홀로 분투했으나 분명히 김광현과 양현종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12승 6패로 10승을 채우긴 했으나, 평균자책점은 4.73으로 지난해 4.79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난해보다 삼진 수가 줄은 것이 아쉽다. 지난 3년동안 K/9이 8을 넘었던 차우찬은 올시즌 7.09로 아쉬웠다. 다만 올시즌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기에, 여전히 해외 진출 가능성은 열려있다.

7. 짝수해 장원삼이 류현진으로 변신한다.

->떙! 장원삼은 올시즌 삼성 선발진이 속절없이 무너진 원인 중 하나이다. 지난해부터 하락세의 조짐이 보인 장원삼은 올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HR/9이 무려 1.84에 달했으며, 평균자책점은 7.01을 기록했다. 속구 평균 구속도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 내년에도 그의 반등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8. 윤성환(17승)과 안지만(37홀드)이 무혐의 처분 후 지난해에 필적할 성적을 남긴다.

->땡! 윤성환은 11승 10패 ERA 4.35의 성적을 남겼고, 경찰은 윤성환에대해선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다만 안지만은 성적도 좋지 못했으며, 도박 사이트 개설 혐의로 기소됐다. 삼성은 안지만과의 계약을 해지했으며,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했을 때 복귀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9. 웹스터와 벨레스터가 '헐크+피가로'급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남긴다. (2014 헐크 6.38/ 2015 피가로 3.12)

->땡! 삼성의 올해 외국인 농사는 '흉작'이라는 단어로도 표현이 안된다. 특히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웹스터와 벨레스터를 방출하고 영입한 플란데와 레온도 비범한 성적을 남겼다. 올해 삼성의 외국인 투수 4명이 기록한 6승 14패이다. 4명이 기록한 WAR 합은 1.22이다.

10.어우삼, '어차피 우승은 삼성'. 삼성이 정규시즌 6연패를 달성한다.

->땡! 삼성은 정규시즌 9위, 창단이래 최악의 순위를 기록했다. 승률은 0.455를 기록, 간신히 역대 최저 승률 기록을 피했다. (삼성 역대 최저 승률 1996년 0.448)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악몽>

1. 구자욱에게 소포모어 징크스와 삼적화가 동시에 찾아온다.

-> 땡! 구자욱에게 소포모어 징크스는 없었다. 앞서 말했듯 구자욱의 성적은 소폭 상승했다. 삼적화는 팬들의 판단에 맡긴다.

2. 발디리스가 오리어리의 성적과 행동을 연상시킨다.(오리어리 2004시즌 AVG 0.265 10홈런 OPS 0.839)

->딩동댕! 인성이나 태도면에서는 별 문제 없었으나, 성적은 놀랄만큼 유사하다. 발디리스의 최종 성적은 타율 0.265 8홈런 OPS 0.850이다.

3. 최형우 국밥집이 성황하는 것을 본 다른 타자들이 체인점을 낸다.

->땡! 삼성은 올시즌 팀타율 0.293으로 리그 3위, 득점권 타율이 0.298로 5위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다만 주자 만루 상황에서 0.273의 타율로 리그 9위에 머무르며 팬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4. 차우찬의 탈삼진은 줄어들고 볼넷은 늘어난다. (2015시즌 194K, 74볼넷)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탈삼진은 크게 줄었으나, 볼넷의 비율은 지난 해보다 오히려 줄었다.

(2015시즌 K/9 10.09 BB/9 3.85, 2016시즌 K/9 7.09 BB/9 3.84)

5. 장원삼(상세기록 보기)이 라이온즈 파크에 홈런 공장을 새로 짓는다.

->딩동댕! 장원삼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높은 HR/9을 기록했다. 지난해 HR/9은 1.91에 달했으며, 올해는 1.84를 기록했다.

6.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점에서 윤성환과 안지만이 검찰 출석 요구를 받는다.

->딩동땡!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윤성환의 경우는 경찰이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안지만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결국 안지만은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7. 웹스터와 벨레스터가 '카리대+션'급 성적을 남긴다. (합산 0승 7패)

->딩동댕! 웹스터와 벨레스터는 합산 4승 7패를 기록했으며, 이 둘을 대체했던 레온과 플란데는 2승 7패를  기록했다.  

8. 라이온킹 이승엽이 FA 계약 1년을 앞두고 현역 은퇴를 선언한다.

->땡! 다행히 그럴 일은 없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142경기를 소화하며 자리를 지켜주었다. 성적 또한 나쁘지 않았다. 27홈런 118타점, OPS 0.898을 기록했다.

9. 류중일 감독이 브로컬리를 먹으며 '타짜',' '총알 탄 사나이'를 보다 눈물 흘렸다는 도시괴담이 떠돈다.

->딩동댕! 올해 박석민의 공백은 물론 투수진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여기에 외인 농사도 신통치 않으니, 류중일 감독이 눈물을 흘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결국 시즌이 끝난 후 류중일 감독은 현장에서 물러났다.

10. 7년 만의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와 함께 매각설이 솔솔 나온다.

->딩동댕! 7년 만의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 그것이 현실이 됐다. 여기에 역대 최저 승률에 근사한 0.455를 기록했으며, 순위는 역대 최저 순위인 9위에 머물렀다. 달이 차고 결국엔 기울었다.

* 백일몽과 악몽 Rewind

삼성의 시즌 전망은 썩 밝지 못했다. FA 박석민은 물론이고 역대급 외인타자이자 2루수였던 나바로 역시 붙잡지 않았다. 외인 투수진도 전원 교체였다.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의 검찰 수사등 내외적으로 뒤숭숭했다. 마운드의 노쇠화도 뚜렷했다. 특히 장원삼은 크게 눈에 띄일 정도로 성적의 하락을 보였다. 다만 믿을 건, 짝수해라는 미신뿐이었다. 

그럼에도 삼성의 이런 극적인 몰락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삼성이 우려했던, 말하자면 예상 가능했던 최악의 상황이 모두 현실이 됐다. 예상은 가능했고, 나름의 대비책은 부실했던 것이 사실이다. 2루수 자리를 백상원이 채웠으나, 당연히 나바로 수준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었다. 성적이 보장된 박석민을 잡지 못하고 발디리스를 영입한 것도 삼성의 또하나의 도박이었다. 그리고 삼성의 도박은 결국 실패했다.

선수들의 도박 관련 혐의 역시 삼성을 어렵게 만들었다. 마무리 투수인 임창용은 임의 탈퇴 이후 고향팀 KIA로 적을 옮겼다. 리그 최고의 구원 투수였던 안지만은 검찰에게 기소당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사실상 그라운드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됐다. 윤성환은 참고인 중지로 시즌을 온전히 소화했으나, 노쇠화의 흔적이 역력하다.

예상치 못한 것은 김상수의 부진이었다. 김상수는 WAR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데뷔 시즌부터 이어왔던 두 자리 수 도루 기록도 올해는 한 자리 수에 그쳤다.

모든 악재들이 겹치며 결국 삼성은 9위라는 순위표를 받았고, 4년 연속 통합 우승과 5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끈 류중일 감독과의 재계약도 무산됐다.

투타에서 최형우와 차우찬이 분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특히 최형우는 FA를 앞두고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OPS에서 테임즈를 앞질렀으며, 타율과 타점 1위를 동시 석권한 역대 3번째 타자가 됐다. (기존 이만수, 이대호) 유력한 MVP 후보인 20승 투수 니퍼트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기도 하고 있다.

박한이와 이승엽, 두 베테랑은 역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이승엽은 그에게 남은 2년 중 첫 해를 27홈런 118타점을 기록하며 불태웠다. 내년에는 1루수로도 나설 것을 천명한 상황이다.

박한이는 부상과의 사투를 벌이며 16년 연속 100안타와 2000안타를 달성했다. 16년 연속 100안타는 양준혁과 타이 기록. 2017시즌에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 17년 연속 100안타를 목표로 한다.

올시즌 삼성의 팀타율은 3위이며, 팀득점도 3위로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도박 혐의, 노쇠화, 외인 농사 흉작이 동시에 작용한 마운드였다. 심창민이 마무리 투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불펜은 그럭저럭 버티었다. 그러나 선발 마운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삼성 선발이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5.93으로 리그 8위에 불과하다.

장원삼의 구위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으며, 윤성환 역시 예전 같지 않았다. 여기에 삼성 마운드의 새 얼굴이 돼주어야 할 정인욱은 10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윤규진 다음으로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윤규진 100.1이닝 ERA 6.82 정인욱 111이닝 6.81)

새로이 영입한 외인투수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웹스터와 벨레스터는 합산 4승 7패를 기록했으며, 두 선수 모두 시즌 중 교체됐다. 문제는 새로 교체돼 들어온 외인 투수 레온과 플란데 역시 2승 7패에 그쳤다는 것이다.

삼성의 2016시즌은 악몽 그 자체였다. 달이 차면 기우는 법이며, 열흘 붉은 꽃이 어디 있겠냐만은 이렇듯 갑작스러운 몰락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김한수 감독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삼성은 2016년을 절치부심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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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정지수 기자 /정리 및 감수: 케이비리포트 편집팀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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