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프로야구 10개구단 8월 파워 랭킹
'여름 사냥' 두산-롯데, '가을 야구'도 대세될까
지난 한달 간 각 팀의 주요 이슈와 두각을 드러낸 선수, 기대에 못미친 선수들을 팀별로 간결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지난 8월의 프로야구를 케이비리포트 월간 파워랭킹을 통해 정리해 보세요. - 기자 말
▲ 8월 질주를 통해 상위권 판도를 바꾼 두산과 롯데 (출처: KBO야매카툰-영화보다 영화같은 KBO리그 중) |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
[1위] 두산(19승 1무 7패 151득점 102실점 +49)
7월 중순 시작된 질주는 8월 들어 절정을 이뤘다. 8월의 시작부터 7연승을 내달린 두산은 8월 넷째주에도 5연승을 거두며 8월 승률 0.731을 기록했다. 승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당시 2위 NC를 제치고 선두 KIA를 불과 1.5경기차까지 추격했다. 8월 마지막 2경기에서 롯데와 KIA에 연패하며 격차가 다시 3.5경기차로 벌어졌지만 잔여 기간 추격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마운드에선 함덕주와 김강률이 괄목할 안정감을 보여주며 힘을 보탰다. 둘은 각각 2.23, 2.12의 평균자책점(ERA)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 타선에선 박건우의 폭발이 인상적이었다. 박건우는 8월 한 달 0.429의 타율과 1.130의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했다. 팀내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꼽으라 한다면 단연 박건우였다.
그러나 이현승과 양의지의 부진이 아쉽다. 이현승은 7.88의 8월 ERA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 마무리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양의지 또한 부상을 털어냈지만 8월 타율 0.179로 부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정규리그 역전 우승을 위해선 두 선수의 분발이 필요하다.
[2] 롯데(19승 8패 160득점 123실점 +37)
8월 롯데의 키워드는 '역전'이다. 안정된 선발진을 기반으로 불펜투수들도 제기량을 발휘했다. 타격에선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등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최준석이 가세하며 짜임새 있는 타선이 완성되었다. 투타 짜임새가 좋아지며 초반 열세에 있어도 후반 역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투타 가장 뜨거웠던 선수는 각각 최준석과 손승락이다.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2군행을 통보 받았던 최준석은 1군 복귀 후 타율 0.347 맹타를 휘둘렀다. 덕분에 롯데는 이대호와 강민호가 주춤한 상황에서도 최준석에게 중심을 맡길 수 있었다.
손승락은 8월 15경기에 출장하며 11세이브를 거둘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11개의 세이브는 8월 구원투수들 중 가장 많은 기록이기도 하다.
다소 아쉬웠던 선수는 린드블럼과 김문호다. 린드블럼은 8월 5.40의 ERA를 기록하며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고고, 김문호는 8월 타율 0.185에 머물며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3위] 한화 이글스 (13승 10패 123득점 108실점 +15)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한화가 고춧가루를 뿌리기 시작했다. 갈 길 바쁜 KIA를 두 차례나 잡았고, 롯데와 SK 등 '5강 컨텐더'들에게도 한 차례씩 고춧가루를 투척했다. 8월 9일에는 한화전 22전 무패의 유희관에게 패전을 선사하는 기적까지 일으켰다.
선발에서는 비야누에바(3승 ERA 3.46)와 오간도(3승 ERA 5.79)가 시즌 초반과 다른 승운을 과시한 가운데, 윤규진(2승 1패 ERA 1.64)이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다. 배영수와 김재영 역시 8월 마지막 등판에서 나란히 7이닝을 소화하며 활약했다.
타선에서는 오선진과 로사리오가 빛났다. 오선진은 8월 타율 0.406의 '크레이지 모드'를 가동했고, 로사리오는 9홈런 20타점으로 상대 마운드를 맹폭했다. 주전의 태반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올린 성과라 기쁨 두 배. 상대팀은 '하위권의 1.5군에게 패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냉정히 말해 '뒷북'에 가깝다. 최근 몇 년간 끝없이 되풀이되어온 '진작에 이럴 것이지'라는 한탄은 올해도 여전하다. 한화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사실상 확정됐다. 과연, 한화의 내년은 달라질 수 있을까.
[4위] 넥센 히어로즈 (14승 12패 139득점 120실점 +19)
8월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8월 한 달간 많은 팀들의 순위가 크게 요동친 가운데, 넥센만은 7월 말과 같은 5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무풍지대. 이대로면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높다.
선발진이 구색을 갖춰자고 있다는 점이 호재다. 밴헤켄(2승 2패 ERA 3.38)이 꾸준한 활약을 해내고 있고, 최원태(3승 ERA 3.06)는 어느새 '국내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김성민(2승 1패 ERA 4.91)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쏠쏠한 수확. 다만 브리검(2승 ERA 4.94)의 기복과 찾지 못한 5선발은 숙제다.
▲ 데뷔 첫 10승을 달성하면 넥센 국내 에이스로 자리잡은 최원태 ([KBO 야매카툰] 10승 투수, 쉽거나 못하거나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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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의 힘도 강해졌다. 이정후-서건창의 테이블세터진이 여전히 건재하고, 중심타선에서는 김하성(5홈런 28타점)이 '타점 머신'으로 거듭났다. 초이스(6홈런 19타점)와 장영석(5홈런 12타점)의 화력 지원도 준수한 편. 과거의 '넥밴져스'급 타선은 아니지만, 어느 팀도 만만히 보기 어려울 정도의 타선을 구축했다.
여기에 이보근-한현희-김상수가 구축한 뒷문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부문별 최고라 보기는 어렵지만, 선발-구원-타선 모두 상당한 전력. 넥센은 올 시즌도 '가을의 기적'을 꿈꾼다.
[5위] SK(12승 13패 113득점 128실점 -15)
7월 마운드 붕괴가 8월까지 이어지며 SK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7위 롯데가 4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동안 속절없이 뒤로 밀렸다.
마운드가 부진한 동안 타선에선 의외의 얼굴들이 분투했다. 최승준이 2군에서 맹타를 휘두른 뒤 1군에 올라와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입추가 지나기 무섭게 불방망이를 휘두른 박정권이 있었다. 하지만 새 얼굴들의 반짝 활약은 주축선수의 활약이 그만큼 공고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최정과 한동민이 부상을 입으며 정상적인 라인업 구성이 어려웠다. 한동민은 지난 날 8일 NC전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발목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 되고 말았다. 최정도 종아리 통증으로 많은 경기에 결장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최정은 지난 31일 선발 3루수로 선발출전하며 부상이 호전되었음을 알렸다. 돌아온 최정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SK의 PS행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위] KIA 타이거즈 (10승 11패 116득점 121실점 -5)
1위팀 답지 않은 8월이었다. KIA는 8월 한 달간 10승 11패, 승률 0.476에 그쳤다. 7월이 종료되던 시점까지만 해도 두산과의 승차가 10경기에 달했지만, 단 한 달만에 3.5경기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그나마 8월 마지막 경기에서 두산을 잡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 삼성에 연승을 거두며 한숨을 돌린 KIA (출처: KBO야매카툰-영화보다 영화같은 KBO리그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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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선발진의 붕괴였다. KIA는 8월 선발진 ERA가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헥터(2승 2패 ERA 4.88)와 팻딘(2승 2패 5.46)이 부진했고, 4~5선발로 나선 임기준, 정용운, 심동섭, 임기영, 배힘찬은 모두 처참하게 무너졌다. 사실상 믿을맨은 양현종(3승 2패 ERA 3.48) 단 한 명 뿐. 통합 우승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믿었던 타격의 힘도 아쉬웠다. 특히 극심한 기복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 KIA는 8월 3주차 5경기에서 경기당 2.2득점에 그치기도 했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고는 하나, 부진이 한 주간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점은 위험신호다. 8년만의 우승을 위해 보완할 부분이 적지 않다.
[7위] NC 다이노스 (12승 15패 126득점 128실점 -2)
'왕위 찬탈의 꿈'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8월 한 달간 12승 15패, 승률 0.444. 7월 가까스로 5할 승률을 기록한 것보다도 좋지 않은 기록이다. 한 때 공동 선두에까지 올랐던 것이 무색하게 1위와의 격차가 6.5경기차까지 벌어졌고, 두산에 2위를 빼앗긴데 이어 4위 롯데에게도 위협받고 있다.
선발진의 문제가 심각하다. 해커(1승 3패 ERA 5.93)와 맨쉽(1승 1패 ERA 4.26)이 모두 부진하고, 구창모(1승 2패 ERA 7.29)는 더 이상 기대감을 가지기 어렵다. 장현식(2승 3패 ERA 4.41)과 이재학(1패 ERA 3.60)이 분투하고 있지만 기복있는 투구로 안정감은 주지 못하고 있다.
타선의 상황도 난감하다. 박석민(타율 0.170)이 부상과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고, 이종욱(0.217), 김성욱(0.152)의 성적도 처참하다. 주전 포수 김태군(0.260)과 백업 포수 박광열(0.179)의 타격은 눈물겨운 수준. 지난 시즌 리그를 주름잡던 NC의 타선은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구원진이 여전히 리그 최고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지만, 선발과 타선의 도움 없는 구원진은 무용지물. 지난 시즌 '콩C'라는 별명을 얻은 NC가 올 시즌 콩의 자리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8위] LG(9승 14패 98득점 132실점 -34)
타격침체와 마운드의 붕괴로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선발과 불펜이 번갈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4일~6일 3연전에서 모두 패한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때 5위 넥센과 불편한 동행을 이어가며 오랜 시간 4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치고 올라오는 롯데와 넥센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더위에 지친 탓인지 선발투수들은 상대 타선을 버거워했고, 투수 보호라는 명목 아래 시행된 이닝 쪼개기는 오히려 마운드에 혼란을 야기했다. 타격은 여전히 '박용택과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 2군행에 반발해 팀을 떠난 LG 외국인타자 로니 (출처: [KBO 야매카툰] 로니보다 황당한 먹튀는 누구?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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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타자로 잘 버티던 양석환이 결국 8월을 넘기지 못하고 2군행 통보를 받았으며 새 외국인 타자 로니는 2군행 지시에 불만을 품고 미국으로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베이스러닝 중 발목 부상을 입은 오지환의 복귀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8월 마지막 경기에서 넥센 고종욱을 상대로 불의의 역전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5위를 탈환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남았고 잔여 경기도 가장 많아서 LG에겐 반전의 기회가 남아 있다. 벤치의 조급증과 지나친 작전 야구만 자제한다면 PS에 진출할 전력은 갖춘 팀이다.
[9위] kt(8승 16패 118득점 154실점 -36)
3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며 눈물나는 신생팀의 역사를 써가고 있다. 월간 팀 ERA는 6.24 9위로 삼성보다는 한 단계 높다.
투수 쪽에서는 제몫을 하고 있는 투수들이 눈에 띈다. 아직 불안정하지만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발전하고 있는 고영표와 묵묵히 리그 ERA 1위를 달리며 분투 중인 피어밴드, 불펜에서 호투를 이어간 엄상백과 이상화 등이 대표적이다.
타선은 월간 팀 타율 0.292로 10개구단 중 중위권에 올랐다. 타선은 심우준, 전민수, 정현 등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맘 급한 팀들에게 고춧가루를 뿌렸다. 부진한 성적만큼 아쉬운 점도 많은 kt다. 앞으로 시즌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산적한 숙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10위] 삼성(7승 17패 131득점 159실점 -28)
8월 들어 마운드가 무너지며 월간 최하위로 추락했다. 팀 ERA는 6.26으로 8월 리그 최하위였고, 피홈런도 35개로 압도적인 개수를 허용했다. 반면 팀 타율은 0.306으로 리그에서 가장 강했다.
외국인 선발 페트릭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윤성환과 우규민이 좋지 않았고(각각 5.54, 5.27) 신진 투수들도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하며 경기 운영을 어렵게 했다.
▲ 마운드의 부진으로 9위로 추락하고 만 삼성 ( [KBO 야매카툰] 미친 곰, 그 놈이 돌아왔다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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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타선은 러프와 구자욱, 강한울 등의 활약으로 월간 팀 타율 1위를 내달렸다. 시즌 초반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며 애를 먹었던 러프는 이제 팀의 어엿한 4번 타자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또 이승엽의 은퇴투어가 시작됐다. 전설을 떠나 보내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삼성이 내년의 희망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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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