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삼성 필승 불펜의 ‘부진-혹사’, 과연 해소될까?
갈 길 바쁜 7위 삼성 라이온즈가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삼성은 6연전에서 3승 3패를 거뒀다. 3번의 2연전에서 단 한 번도 싹쓸이하지 못하며 승패 마진은 제자리걸음이다.
삼성은 5위 KIA 타이거즈에 2경기차, 6위 LG에 1경기차로 뒤져있다. 승차만 놓고 보면 언제든지 뒤집을 가능성은 충분하나 상승세의 KIA를 넘어서려면 긴 연승이 절실하다.
▲ 최근 동반 부진에 빠진 삼성 필승 불펜 장필준과 심창민
ⓒ 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긴 연승의 필수 조건이 되어야 할 삼성의 필승 불펜이 불안하다. 지난 22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1-1 동점이던 7회초 시작과 함께 장필준이 등판했지만 0.1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심창민이 구원 등판해 뒤를 받쳤지만 1.2이닝 3피안타 2피홈런 2실점으로 무너졌다. 삼성은 2-5로 패했다.
장필준과 심창민이 흔들리고 있다. 9월 들어 장필준은 8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12.27로 부진하다.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합친 피OPS는 1.254로 매우 저조하다. 자카르파-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참가의 후유증이 의심스럽다.
심창민은 8월 이후 현재까지 약 두 달 동안 11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3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9.45로 부진하다. 피OPS는 1.139로 역시 좋지 않다. 당초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이 예상되었던 심창민이었지만 발탁이 끝내 불발된 이후 난조가 되풀이되고 있다. 심리적 허탈감에 빠진 것 아니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 KBO리그 9월 불펜 평균자책점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 KBO리그 9월 불펜 평균자책점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올 시즌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76으로 리그 2위다. 10개 구단 불펜 중 상위권이다. 하지만 9월로만 국한하면 삼성의 평균자책점은 5.06으로 5위로 처진다. 불펜의 핵심 장필준과 심창민의 부진이 팀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반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장필준과 함께 승선했던 최충연은 대회가 종료되고 KBO리그가 재개된 이후에도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8경기에서 승패는 없지만 4세이브 1홀드에 평균자책점은 0이다. 피안타율 0.029 피OPS 0.161의 놀라운 기록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의 마무리 투수는 17세이브의 심창민이었지만 최근에는 최충연이 그를 제치고 마무리로 나서고 있다.
최충연은 2016년 1차 지명에서 드러나듯 엄청난 기대를 모은 유망주였다. 그의 잠재력이 아시안게임 참가 및 금메달 획득으로 인해 만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대회에서의 호투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은 물론 대표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어울리며 긍정적 자극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병역 혜택 또한 빼놓을 수 없다.
▲ 전문 불펜 투수 중 리그 최다 이닝을 소화 중인 삼성 최충연
ⓒ 삼성 라이온즈
그러나 최충연에게도 고민은 있다. 그는 66경기에서 80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리그 최다 등판 2위이자 구원으로만 등판한 투수 중 최다 이닝 소화다. 아시안게임 참가까지 포함하면 혹사가 아닐 수 없다. 1998년 3월생으로 만 21세에 불과한 최충연에게 혹사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9위에 그쳐 ‘명문 구단’의 이미지에 먹칠한 삼성으로서는 3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젊은 투수의 혹사를 담보로 한 가을야구 티켓 획득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장필준과 심창민의 부진을 극복하고 최충연을 더 이상 혹사로 내몰지 않는 가운데 삼성이 가을 무대에 복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