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 리포트
2015 KBO 최고 유격수는 누구?
2015-02-06 금, 16:56
By
KBReport
리그 최고 유격수의 ‘태조’라 할 수 있는 김재박은 83년 유격수 골든 글러브를 시작으로 86년까지 4년 연속 유격수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으며 총 5회의 유격수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아직까지도 김재박은 박진만과 함께 유격수 최다 골든 글러브 수상자로 남아있다.
80년대를 휩쓴 전설적인 유격수 김재박을 시작으로 한국프로야구에는 각 시대를 대표했던 유격수들이 있었다. 이 거룩한 계보는 류중일(유격수 G.G 2회), 이종범(유격수 G.G 4회), 유지현(유격수 G.G 2회), 박진만(유격수 G.G 5회)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유격수 최다홈런 기록의 강정호가 이 라인에 합류했다. 2014시즌까지 총 4개의 유격수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강정호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유격수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며 KBO대표 유격수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2014시즌, 강정호는 전설적인 기록을 써내려 갔다.
강정호는 이종범이 97년에 기록한 유격수 최다홈런 기록을 40개로 늘렸고(종전 30개), 03년도 홍세완이 기록한 유격수 최다 타점인 100타점 기록을 118타점으로 늘렸다. 세이버 스탯에서도 올 시즌 강정호의 적수는 없었다. 강정호는 k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9.42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2위 박병호 7.51), wOBA(가중 출루율) 0.492를 기록하며 1위, RC(득점창출능력)145.06을 기록하며 1위, wRAA(가중 득점능력) 65.49를 기록하며 1위, 파크팩터를 고려하지 않은 OPS+(조정OPS)에서 192.57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 박병호 173.48) *조정OPS=100*(출루율/리그출루율 + 장타율/리그장타율 -1)
전설을 남기고 떠난 강정호 (사진: 넥센 히어로즈)
하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강정호를 한국 프로야구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 그 동안 강정호라는 거대한 산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유격수들 모두, 골든 글러브 후보 1순위이다.
강정호를 제외하고 유격수 포지션에서 규정타석을 모두 채운 선수는 4명. 삼성의 김상수, LG의 오지환, SK의 김성현, 두산의 김재호가 그들이다. 만약 강정호가 없었다면 2014년 유격수 골든 글러브 수상자는 김상수가 유력했을 것이다. 김상수는 2014시즌 5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삼성 라이온즈 사상 처음으로 도루 1위에 올라섰다. 유격수 포지션에서 강정호를 제외하고 2014년에 유일한 타이틀 홀더다. (이것만으로 기자들에게 충분히 어필이 된다.) 세이버 스탯이 말해주는 선수의 가치에서도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2015시즌 생애 첫 유격수 G.G를 노리는 김상수[사진: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의 2014시즌 kWAR은 2.33으로 위 4명 중 1위이다. RC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타격 기록만 놓고 계산하는 wOBA나 wRAA에서는 모두 4명중 3위였다. OPS+에서는 88.86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지만 1위인 오지환(90.21), 3위인 김성현(88.12)와 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그렇다면 타자의 주루능력까지 고려한 RawEqA(수정OPS) 는 어떨까? 김상수는 0.847을 기록하며 0.819를 기록한 오지환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섰다. 결국 타격 이외의 다른 요소들을(수비 및 주루 등)감안한 kWAR이라던가, RawEqA를 보자면 2014시즌 김상수는 강정호를 제외하고는 가장 뛰어난 유격수였다.
하지만 김상수가 2015년 유격수 포지션 1인자가 될거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위 4명이외에, 2015시즌 새로 발굴해내거나 재능을 꽃피울 유격수들이 있다. 당장 넥센을 보자면 강정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윤석민의 유격수 변신을 시도 중이다. 그간 윤석민은 넥센에서 확실한 주전자리를 보장 받지 못했지만, 강정호의 빈자리를 메우고 풀 타임 시즌을 소화한다면 두 자릿수 홈런은 충분히 기대되는 선수이다. SK도 굳이 김성현이 아니더라도 나주환을 주전 유격수로 사용해도 된다. 2014시즌 유격수 자리에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문규현도 충분히 위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 과연 강정호가 떠난 유격수 최강자 자리에 누가 패자(覇者)로 올라 설 것인가?
정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