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승리를 하는 것이다. 안타를 치고, 2루타를 치고, 3루타를 치고, 도루를 하는 행위들은 모두 그 과정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명 승리를 위해서는 득점이 필요하고, 득점이 위해서는 앞서 말한 행위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타가 득점에 기여하는 바와 홈런이 득점에 기여하는 바는 분명 다르다. 또 대부분의 타격관련 스탯들은 타자의 주루능력을 평가하지 않는다. 그리고 리그의 성향과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하지만 EqA(Equivalent Average 등가타율)는 다르다. 타율이라는 의미가 들어갔기 때문에 타율관련 기록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EqA는 타격에 관한 모든 기록을 총망라한 스탯이다. 또 EqA는 기본적으로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간의 스탯을 비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즉 여기서 말하는 등가의 의미는 가치를 동등하게 놓고 평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EqA를 통해 산출된 값은 어느 리그, 어느 시대, 어느 구장을 불문하고 비교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EqA는 이 모든 것을 반영할 수 있을까? 2014 시즌 최고의 타자였던 강정호의 기록을 통해 그 공식을 알아보고, 2014시즌 타자들의 EqA를 알아보자.
EqA는 세가지 정도의 값을 기반으로 한다. RawEqA(수정OPS), UEQR,(수정RC) 그리고 WINPCT(기대승률)이다. 그 중 첫 번째는 RawEqA로, 도루와 함께 주자를 진루시키는 능력까지, 모든 타격 관련 값을 넣고 계산한다. 이 계산 식은 다음과 같다.
RawEqA=(H+TB+1.5(BB+HBP+SB)+SH+SF-IBB/2)/(AB+BB+HBP+SH+SF+SB)
H(안타)와 TB(총루타)는 순수한 타격 실력을 계산한 것이며, BB(볼넷), HBP(몸에 맞는 공)은 타자의 출루능력, SB와 CS는 도루능력, SH(희생타), SF(희생플라이)는 주자를 진루시키는 능력을 포함한 것으로, RawEqA만으로도 타자가 팀의 공격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알 수 있다. 이 식에 강정호의 타격 기록을 대입하면 강정호의 RawEqA=1.153이 나온다. 하지만 이걸로는 시대상황을 고려할 수 없다. 가령 투고타저 시즌 중 하나였던 95년도에 장종훈이 기록한 0.986이라는 OPS와 타고투저의 성향이 짙었던 올 시즌 나성범이 기록한 0.990을 비슷한 값으로 평가 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 EqA는 리그와 시대를 불문하고 같은 가치를 가지고 평가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제는 리그성향을 조정하는 계수(xmul)를 구해보자.
Xmul=(2*0.125/PF/lgR/lgPA)
본래 PF(파크팩터)는 각 구장마다 사용해야 하지만 공개된 자료가 없기에 구장 모두 1이라는 값으로 고정시킨다. 산출된 결과에서 2라는 값을 기준으로 기준보다 높다면 투고타저를, 2라는 값보다 낮다면 타고투저를 의미한다. 이렇게 구해진 2014 KBO의 Xmul의 값은 1.770으로 타고투저경향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강정호는 대체 이 기록을 통해 타고투저인 올 시즌에 얼만큼 득점에 기여했는가? 보통 RC(득점창출능력)를 많이 사용하지만 여기서는 RC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는 UEQR을 사용한다. 이걸 구하기 위해서는 EQAADJ(타석당득점력)을 구해야 한다.
EQAADJ= xmul*(RawEqA/LgEawEqA)* ((1+1/diffic)/2) + (1-xmul)
앞서 이야기 했듯 본래 EqA는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간의 직접적 비교를 위해 만들어 진 스탯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그의 수준차를 고려한 값이 필요했고, 그것이 위 식에서 보이는 diffic값이다. 하지만 KBO내에서 비교를 할 것이므로 위의 diffic값 역시 1로 고정한다. 강정호의 EQAADJ(타석당득점력)은 1.842이다. 이것을 통해 이제는 UEQR을 구하면 된다.
UEQR=EQAADJ*P_PA*lgR/lgPA
타석당득점력과 플레이어의 타석, 그리고 리그의 총 득점을 리그의 총타석 값으로 나눈 값을 모두 곱한다. 이렇게 해서 구한 강정호의 UEQR은 130.34이다. 강정호는 넥센에서 약 130.34의 득점을 창출해 냈다는 의미가 된다. 이제는 강정호의 WINPCT(기대승률)을 구하면 된다. 5할의 승률을 기록하는 평균적인 팀에 강정호를 투입할 경우, 강정호가 얼만큼의 승리를 가져다 주는지 구하는 작업이다. 이걸 구하기 위해 먼저 누적된 값을 구해야 한다. 강정호가 뛴 경기 만큼의 수와 리그의 9이닝당 득점(lg/PAs/9)과 PF(파크팩터)를 곱한다. 물론 앞서 PF의 값을 1로 고정시켰기에 여기서도 1로 고정시킨다. AVGTM(평균적인 팀)에서 강정호가 뛴 117경기수만큼 경기를 한다면 약 669점의 점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럼 이제 강정호가 이 팀에 들어갈 경우를 얼만큼의 득점을 만들어 내는지 알아보자.
TMPLUS=AVGTM+UEQR-(lgR/lgPA)*P_PA*PF
강정호가 들어갈 경우 팀에 타자는 9명이 아닌 10명이 되므로 평균적인 타자를 한 명 제거해야 한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식이 나온다. 강정호의 TMPLUS값은 729가 나온다. 즉 평균적인 팀의 강정호를 투입함으로 60점 정도의 득점을 더 기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것을 통해 강정호는 팀에 승리에 얼마나 기여 할 수 있는 지 승률로 환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계산을 위해서는 pyexp을 먼저 구할 필요가 있다.
pyexp=((TMPLUS+AVGTM)/P_Games)^0.285
WINPCT=((TMPLUS/AVGTM)^pyexp)/(1+(TMPLUS/AVGTM)^pyexp)
이를 통해 나온 강정호의 WINPCT(기대승률)는 0.543이다. 즉 강정호는 평균적인 팀에 투입될 경우 4푼3리의 승률을 더 높여준다는 의미이다. 그럼 이제 이 기대승률 값을 통해 득점효율(NEWTM)을 구한 후 EqR(조정득점, 등가득점)을 구하면 된다.
NEWTM=(WINPCT/(1-WINPCT))^(1/2)
EQR=.17235*((NEWTM-1)*27*Games + Outs)
강정호의 NEWTM은 1.090. 강정호가 있는 팀이 평균적인 팀에 비해 득점효율이 1.09배 좋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EQR을 위의 식대로 구하면 된다. 강정호의 EQR(조정득점)은 93.53이 나온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과정의 종착점인 EqA만 구하면 된다. 강정호가 기록한 EQR을 타율과 같이 비율로 환산하는 작업이다.
EQA= (EQR/5/Outs)^ 0.4
위의 식대로 구할 경우 강정호의 EqA는 0.34719가 나온다. 이제 2014 한국프로야구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모든 선수의 EqA를 확인하자면 아래와 같다.
2014년 규정타석 달성 전체 선수 EQA 순위
물론 EqA의 진짜 가치는 동일 시즌 내에서의 선수들의 비교라기 보다는 시대와 리그, 구장을 모두 고려하면서 야수의 수비를 제외한 모든 능력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했다는 점, 타율과 비슷한 값을 가지면서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쉽게 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