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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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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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센터라인분석-중견수(1편: 삼성, 넥센, NC, LG, SK)

2015-03-08 일, 02:02 By KBReport

‘공격은 승리를 부르고,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NBA(미국 프로농구)의 오랜 격언이다. 최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아시안컵 결승에 올려놓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데뷔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기도 하다. 이 격언은 비단 농구나 축구뿐 아니라, 야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는 물샐 틈 없는 수비로 ‘SK 왕조를 만들었고, 2014시즌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보인 넥센 히어로즈는 결정적인 순간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2009시즌부터 6시즌 동안 5차례나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가 암흑기에 빠져든 원인도 아쉬운 수비 탓이 크다. 

이렇듯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수비, 야구에서 이 수비의 핵심에는 센터 라인이 있다. 포수-유격수-2루수-중견수를 잇는 정중앙의 라인을 지칭하는 이 센터라인이 굳건해야만 강한 수비력을 가질 수 있게 되고, 강한 수비력을 갖춰야만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다면 각 팀의 센터라인이 어떻게 구축되었는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팀의 수비력, 나아가 2015시즌 해당 팀의 성적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각 팀의 센터라인에는 어떤 선수가 자리잡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③팀의 다리, 중견수
중견수는 그라운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가장 넓은 범위를 수비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단순히 자신의 수비범위 내로 들어오는 공을 잡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코너 외야수의 백업을 맡아 끊임없이 움직이며 외야 수비를 지휘한다. 중견수는 팀에서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책임져야 하기에 타구 판단력이 좋고 발이 빠른 선수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라운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하기에 먼 거리를 송구할 수 있는 강한 어깨 또한 필요하다. 포수가 팀의 두뇌로서 경기를 리드하고 키스톤 콤비가 팀의 척추로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중견수는 팀의 다리로서 가장 넓은 범위를 책임지는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거리를 뛰어다니며 팀 수비의 최후방을 책임지는 중견수, 2015 프로야구에서는 어떤 선수들이 이 자리를 차지할까?

삼성 라이온즈 : 박해민 ‘유력’ - 2년차 징크스 이겨낼까

박해민은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내고 완벽히 자리잡을 수 있을까?[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2014시즌을 앞두고 중견수 고민에 빠졌다. 2011~2013시즌 타율 0.277, 평균 27.7도루를 기록하며 주전 중견수 자리를 지켰던 배영섭이 경찰청에 입대한 것. 배영섭의 빈 자리를 메울 인물로 정형식과 이영욱이 유력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2014시즌 삼성의 중견수 자리를 차지한 선수는 바로 박해민이었다. 

2012년에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해 1군에서 단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했고, 2013시즌 종료 후 상무 입단에도 실패한 박해민이 2014시즌 삼성의 주전 중견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정형석과 이영욱이 부진을 거듭하자 박해민에게 기회가 찾아왔고,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초반 주로 대수비나 대주자로 투입됐던 박해민은 데뷔 첫 선발 출장이었던 5월 9일 두산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고, 이후 주전 자리를 굳히며 삼성의 통합 4연패 달성에 공헌했다.

2015시즌에도 삼성의 주전 중견수 자리는 박해민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해민은 이제 1군 2년차 선수이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2015시즌에도 2014시즌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할 수는 없다.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은 다른 9개 구단의 경계 1순위. 2년차의 박해민을 그냥 놓아둘 리 없다. 상대팀의 견제와 분석을 넘어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내야만 돌아올 배영섭과의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팀 내부의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삼성에는 강봉규, 이영욱 등 베테랑 외야수들과 우동균, 이상훈, 박찬도, 구자욱 등 유망한 외야수들이 즐비하다. 잠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미 막강한 포수진과 키스톤 콤비를 갖춘 삼성이 박해민의 꾸준한 활약으로 센터라인을 완성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넥센 히어로즈 : 이택근 ‘확정적’ – ‘FA 로이드’ 효과 볼까 

이택근은 거액의 FA 계약을 안겨준 넥센에게 ‘FA 로이드’ 효과로 보답하려 한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넥센은 강력한 야수진을 보유한 팀이다. 국가대표 유격수 강정호가 MLB로 떠나며 내야진은 다소 약화됐지만, 외야진의 무게감은 여전하다. 좋은 선수들이 몰려있는 만큼 경쟁 역시 상당히 치열하다. 데뷔 첫 3할 타율(0.316)과 두 자리 수 홈런(20홈런)을 기록한 유한준,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433 2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한 스나이더,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코너 외야수로 자리잡은 문우람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주전 자리를 다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발장타를 가진 이성열, 2014 시범경기에서 믿을 수 없는 괴력을 선보인 강지광, 빠른 발을 지닌 고종욱, 그리고 박헌도 역시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주전 중견수 자리만은 이택근이 굳건히 지켜내고 있다. 2011시즌을 마친 후 4년간 50억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으며 넥센으로 돌아온 그는 복귀 후 3년간 타율 0.291, 평균 12.7개의 홈런과 17.7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또한 2012시즌 도중 주장을 맡은 후 올해로 4시즌째 주장을 맡으며 팀의 정신적 지주로 거듭났다. 최근 10시즌간 평균 105경기, 타율 0.305(최소출장 85경기, 최저타율 0.275)를 기록했을 정도로 꾸준한 이택근이기에 2015시즌에도 팀의 주장이자 주전 중견수로서 팀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어느덧 35세로 노장 반열에 들어선 이택근은 체력 저하와 부상의 위협을 이겨내야 한다. 2014시즌 커리어 하이인 21홈런-91타점을 기록하며 나이를 무색케 하는 활약을 펼쳤지만, 노쇠화는 언제 찾아올지 예측하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2015시즌을 앞두고 막강 타선의 주축이었던 강정호가 MLB로 떠나게 되면서 이택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FA 자격 취득을 앞둔 이택근은 ‘FA 로이드’ 효과를 앞세워 넥센의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 수 있을까?

NC 다이노스 : 이종욱 ‘유력’ – 나성범의 우익수 적응이 관건 

이종욱 중견수 복귀의 키는 나성범이 쥐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NC가 1군에 진입한 이후 2년간 NC의 중견수 자리는 나성범의 차지였다. 좌완 강속구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나성범은 NC입단 후 김경문 감독의 권유에 따라 타자로 전향, 데뷔 시즌부터 주전 중견수로 자리잡으며 NC의 돌풍을 이끌었다. 2013시즌 종료 이후 국가대표 출신 외야수 이종욱이 FA로 영입되며 포지션을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2014시즌에도 주전 중견수는 여전히 나성범의 차지였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직후부터 나성범은 중견수 자리를 이종욱에게 내주고 우익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김경문 감독이 그 동안은 휘는 타구에 익숙하지 않은 나성범을 배려해 중견수로 포지션을 고정시켰지만, 이제 휘는 타구에 대한 적응이 어느 정도 끝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발이 빠르고 타구 판단력이 좋은 이종욱은 중견수, 강한 어깨를 가진 나성범은 우익수를 맡는 것이 외야진의 강점을 제대로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2015시즌에도 이종욱이 계속해서 중견수 자리를 맡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나성범이 전에 비해 우익수 포지션에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우익수로서의 수비력에는 물음표가 붙어있다. 실제 2014시즌을 앞두고도 우익수 전환을 시도했지만 시즌에 들어서서는 중견수로 출장했고, 시즌 막판 다시 우익수로 포지션을 옮긴 후에도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나성범이 우익수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NC의 센터라인은 다시 요동칠 수밖에 없다. 수준급 센터라인을 구축하며 4강에 진출한 NC, NC는 나성범과 이종욱의 수비위치 변경을 통해 아쉬웠던 ‘2%’를 채울 수 있을까.

LG 트윈스 : 박용택 ‘유력’ – 백업이 필요해

박용택 홀로 한 시즌 내내 드넓은 잠실의 외야를 커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진=LG 트윈스] 

센터라인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중견수는 어느 팀에서나 핵심적인 수비수이지만, LG에서 중견수 수비의 중요성은 특히 크다. 좌우 100m, 중앙 125m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팀인 만큼 외야 수비, 그 중에서도 중견수 수비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다행히 2013시즌까지만 해도 LG에는 리그에서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이대형이 존재했기에 중견수 수비를 걱정할 일은 없었다. 이대형은 타격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앞세워 2007시즌 이후 매 시즌 100경기 이상을 출장하며 LG 외야의 중심을 지켰다. 

하지만 2014시즌을 앞두고 이대형을 KIA로 떠나 보내면서 외야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박용택이 이대형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고, 시즌 후반에는 대체 용병으로 합류한 스나이더가 중견수로 나서며 2014시즌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으나 2015시즌에도 이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스나이더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내야수 한나한을 데려오며 외야진의 두께가 얇아졌고, 박용택은 중견수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으나 많은 나이로 인해 풀타임을 중견수로 뛰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뚜렷한 대안은 없다. 2015시즌에도 주전 중견수는 박용택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박용택은 분명 뛰어난 선수이고, 1군에서 13시즌을 뛰며 100경기 이상 소화하지 못한 시즌이 단 한 시즌(2008시즌, 96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꾸준한 선수이지만 제대로 된 백업 없이는 한 시즌을 나기 어렵다. 현재 LG에서 중견수 백업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외야수 전향을 선언한 김용의와 문선재, 그리고 채은성 정도 뿐. 그나마도 채은성은 1군 출장 기록이 62경기뿐이고, 김용의와 문선재는 아직 외야 수비가 검증되지 않았다. 이들이 넓은 잠실 외야의 중심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을 때, 비로소 LG는 이대형을 잊을 수 있을 것이다.

SK 와이번스 : 김강민 ‘확정적’ – FA 대박 이후에도 건재할까

‘짐승’ 김강민은 FA 대박을 넘어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SK 와이번스]

SK의 중견수 자리는 굳건하다. 김강민은 2006시즌 96경기에 출장하며 기회를 잡았고, 2007시즌부터는 주전 중견수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SK 외야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를 겸비해 ‘짐승 수비’라는 별명을 얻었고, 두 자리 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파워와 두 자리 수 도루를 기록할 수 있는 스피드를 겸비해 공격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2014시즌에는 타율 0.302 16홈런 82타점 32도루(모두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4년 56억이라는 거액의 FA 계약까지 성공했다. 

백업도 든든한 편이다. 조동화는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수비수다. 비록 타격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외야 어느 포지션에서건 평균 이상의 수비를 보여주는 조동화가 있기에 김강민이 보다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 굳이 하나의 변수를 찾자면, 2015시즌이 FA 계약 후 김강민이 맞는 첫 시즌이라는 점이다. 기우일 수도 있지만, 거액의 FA 계약을 맺은 이후 부담감과 부상 등으로 성적이 급격히 하락한 선수는 분명 적지 않다. 

백업을 맡은 조동화 역시 2014시즌 이후 FA 계약을 맺었기에 FA 후유증이 나타난다면 SK의 외야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과연 김강민은 FA 대박의 후유증을 이겨낼 수 있을까? ‘야신’ 김성근 감독이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은 SK가 우승권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김강민의 ‘짐승 수비’가 빛을 발해야 한다.
(2편에서 계속)

계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