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돌아보는 KBO리그 시범경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가 22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맘껏 뽐낸 선수들의 모습, 어떻게 보셨나요? 이제 막 시범경기가 끝났을 뿐, 정규시즌 개막전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팀 순위가 크게 중요하진 않지만, 올해
시범경기 1위는 3년 연속
PS 진출에 도전하는 넥센의 몫이었습니다. 3월 21일~22일
문학 SK전에서 승리 없이 2무만 기록했는데요, 공동
1위였던 두산이 22일 LG에게 패배하며 3위로 내려앉았고, 그 덕분에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16일간 열린 시범경기 기간 중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숫자로 돌아보는 시범경기, 지금 시작합니다!
▲'5'
이번 시범경기에서 총 다섯 번의 무승부가 나왔습니다. 21일과 22일 문학에서 열린 넥센-SK 전은 '2경기 연속 무승부'라는 진귀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대부분의 팀들의 전력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겠죠?
가장 많은 무승부를 기록한 팀은 6위 SK(3무)로, 무승부가 한 차례도 없었던 팀의 수도 '다섯
팀'입니다. LG,
롯데, 삼성, kt, 한화가 그 주인공입니다.
( 3월 21일 넥센-SK전이
열린 문학구장, 사진: 유준상 기자)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3할 이상을 기록한 타자도 다섯 명이었습니다. 나바로(삼성), 박계현(SK), 홍성흔(두산), 오지환(LG), 아두치(롯데)로 두 명은 외국인타자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2'
날씨라는 변수가 작용했지만 10개
구단을 통틀어 개인 최다 실책은 두 개였습니다. 세 개 이상의 실책을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는데요. 김상수(삼성)를 비롯해 12명의 선수들이 이번 시범경기에서 두 개의 실책을 기록했습니다.
팀 경기 당 실책은 어땠을까요? KIA와 kt가 나란히 0.92개를 기록해 최다 1위를 마크했습니다. 반면 롯데는 경기 당 0.25개의 실책으로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시범경기 막바지에는 타선까지 폭발해 '막강 화력'을 과시했습니다.
(롯데의 안방에도 탄력이 붙게 될까요? 사진: 유준상 기자)
▲'3'
두산 정수빈은 가장
많은 3루타를 기록한 선수로 남았습니다. 지난 14일 kt전에서 두 개, 21일 LG전에서 한 개의 3루타로 총 세 개를 기록해 당당히
이 부분 1위로 등극했습니다.
'3'이라는 숫자는 도루 실패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박해민(삼성), 김사연(kt) 두 선수의 도루 실패 횟수로 리그 최다 1위입니다.
대개 시범경기는 전반적인 전력을 점검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투수들이 5이닝 이상 소화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데, 찰리(NC)와 박세웅,
어윈(이상 kt) '3'명의 선수는 각각 한
번씩의 QS(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습니다.
(‘잠실아이돌’ 정수빈의 질주는 일찌감치 시작됐다. 사진: 두산 베어스)
▲'10'
기록 못지 않게 팬들의 시선을 끌었던 숫자,
'10'은 어떤 의미인지 대충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바로 스피드업 강화 규정 중 'BGM(등장음악) 시간 제한'에서 비롯된 숫자입니다.
등장음악이 흘러나오는 시간, 다시
말해 10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지 않을 경우 스트라이크 한 개가 타자에게 부과되는 규정이 신설되었습니다. 타석을 벗어났을 때도 스트라이크 한 개가 주어졌는데 많은 반발로 이후 타석 이탈 시엔 벌금(20만원)으로 대체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선수도, 심판도, 심지어는 팬들도 이젠 전광판에서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배하는
야구, 스피드업 강화 규정은 여전히 의문부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수원 kt 위즈
파크 전광판 하단의 시계는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서 타이머로 전환, 모든 이들의 이목이 이 곳으로 쏠린다. 3월 14일 개장 당시 전광판으로, 현재는 계속 수정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사진: 유준상 기자)
물론, 프로야구 '10'번째
구단 kt의 1군 진입이라는 점에 있어서도 분명히
의미있는 숫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범경기에서 9위를 차지했지만
가능성도 어느 정도 보여줬습니다. 정규시즌에서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0'
독보적인 에이스, 그는 밴헤켄이었습니다. 넥센 히어로즈의 대표 좌완 에이스 앤디 밴헤켄 선수는
시범경기 세 차례의 등판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괴롭혔습니다.
자책점
'0', 피안타는 13.1이닝 동안 4개에
그쳤고 4사구도 1개 뿐이었습니다. 탈삼진은 무려 16개, 벌써부터
그의 개막전 등판에 모든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률)의 경우 0점대를 기록한 선수는 다섯 명으로, 밴헤켄, 문성현, 피어밴드
무려 세 명이 넥센 투수였습니다. 나머지 두 투수는 손민한(NC)과 차우찬(삼성)이었습니다.
(올해도 에이스,
넥센의 앤디 밴헤켄. 사진 : 넥센 히어로즈)
▲'16'
16일간의 열전, 야구팬 여러분은 어떤 경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주말
시범경기 유료화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방문했습니다.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의 열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 기자는 총 세 번 야구장을 방문했습니다. 14일, 21일, 22일
수원 kt 위즈 파크와 문학 구장, 잠실 구장을 차례로 방문했는데 '야구의 계절'이 정말 빨리 찾아온 것 같습니다. 날씨도 어느새 따뜻해져 봄의 향기가 그 어느 때보다 진했습니다.
이제 정규시즌 개막까지는 단 5일, 16일간의 열전보다 더 뜨겁고 감동적인 720편의 각본없는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준비되셨나요?
유준상 객원기자 (blog.naver.com/dbwnstkd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