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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장성우, kt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2015-05-07 목, 00:58 By KBReport

초대형 트레이드의 중심에 선 장성우, 그는 트레이드의 승자로 기록될 것인가? (사진 : kt 위즈)

 2015년의 세번째 트레이드는 롯데와 kt 사이의 초대형 5:4 트레이드였다. KBO리그 역사상 순수하게 ‘트레이드’ 만을 통해 하루 만에 9명의 선수가 팀을 옮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명이 옮긴 사례는 1986년 롯데-청보 사이의 트레이드, 2001년 삼성과 SK 사이의 트레이드 두 건이 있었다.)

 트레이드된 선수들 중 야구팬들이 가장 주목한 선수는 롯데의 포수 장성우다. 경남고 시절 초고교급 포수로 주목받으며 롯데에 입단했던 장성우는 경기에 간간이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하필 주전이 국가대표 포수인 강민호였던 것이 불운이었다. 결국 오랜 시간 백업으로서만 뛰어야 했다.

 장성우의 가능성에 주목한 타팀에서 여러 번 트레이드 제의가 있었으나, 이 역시 카드가 맞지 않아 불발되기를 여러 차례. 그러나 마침내 기회가 왔다. 롯데에서 포수 장성우-윤여운, 투수 최대성, 내야수 이창진, 외야수 하준호를 내주고 kt의 포수 안중열, 투수 박세웅-조현우-이성민을 받는 트레이드를 2일 성사시킨 것.
 

이제 '형'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팀의 중심이 되어야 할 장성우(사진 : 롯데 자이언츠)

이로서 장성우는 강민호의 그늘에서 벗어나 주전으로서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트레이드 전까지 장성우가 기록하고 있던 성적은 타율 .244, 3홈런 12타점에 장타율도 .500대로 수준급이었다. 미래 프랜차이즈 투수로 기대를 받고 있던 최고급 유망주 박세웅을 보낸 것은 아쉽지만, 화력이 부족해 곤경에 처한 kt의 상황과 1할대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주전 포수 용덕한을 고려하면 장성우의 가세는 kt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장성우에게 걸어볼 수 있는 기대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수비력이다. 장성우는 롯데 시절부터 볼배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롯데의 사령탑이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투수를 편하게 하는 볼배합을 할 줄 안다’ 며 장성우를 칭찬하기도 했다. 또한 2009~2011년 3년간의 도루저지율은 .344로, 리그 평균을 훌쩍 넘어서 최정상급에 근접한 수준. 이미 어릴 때부터 대단한 수비력을 보여준 셈이다. 

군 복무 후 복귀해 많이 부진하긴 했지만(2014년 16도루허용/0저지) 장성우의 통산 도루저지율 .286은, 지난 3년간의 리그 평균 도루저지율보다 높으며, (.277-254-.257) 백업포수들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하다. (.271-.238-.238)

두 번째는 이미 군복무를 끝낸 젊은 포수라는 점이다. 장성우는 이제 겨우 90년생. 타 구단의 경우, 이지영(85)-강민호(86)-양의지(87)-박동원(90) 등이 상대적으로 젊은 축에 속하는 포수다. 김태군(89)도 있긴 하지만, 아직 미필이라는 점이 가장 큰 약점. 다년간의 백업 경험과 2군에서의 풀타임 시즌을 겪어봤다는 것은 분명 강점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상무나 경찰청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포수들은, 제대해서도 1군 무대에 금방 적응했다. 위에서 언급한 양의지-이지영-박동원 등이 좋은 선례.

두산의 포수 양의지는 2008, 2009 2년 동안 경찰청에서 도합 146경기, 타율 .355 36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제대하자마자 기존의 선수들을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차지하며 20홈런을 쏘아올렸고, 신인왕 자리를 거머쥐었다.

삼성 이지영이나 넥센 박동원 같은 경우 양의지처럼 제대 직후에 바로 주전으로 자리잡지는 못했으나, 꾸준히 기량이 발전하며 주전 자리를 꿰찬 경우. 이지영은 2010, 2011 2년 동안 .332-.309의 좋은 타격을 보이고 제대했다. 2012시즌에는 진갑용에 이어 제2옵션으로 뛰었고, 2014년이 되어서야 전반기 수술로 이탈한 진갑용을 대신해 주전이 되었다. 올해는 5할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하며 삼성 상승세의 한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동원 역시 2012년 상무에서 .326 9홈런 41타점이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제대하여 2013년 주전으로 낙점받았으나, 극도의 부진 끝에 결국 밀려났다. 주전 자리를 다시 차지한 것은 다음 해인 2014년 중반. 기존의 주전이었던 허도환에게 타격과 도루저지 등 공수 양면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이며 히어로즈 포수 잔혹사를 끊을 선수로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

장성우도 2년간 경찰청에서 .366 5홈런 37타점, .382 13홈런 73타점이라는 압도적인 스탯을 기록한 만큼 이 셋의 전례를 따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하겠다. 위에서 언급된 선수들과 장성우의 군 복무 당시 공통점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볼넷/삼진 비율이 1 이상이라는 것. 2군에서의 높은 타율과 출루율이 꼭 1군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눈야구가 된다는 것은 1군 수준의 공에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는 신호임이 분명하다. 작년 전반기 4할 타율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SK 포수 겸 지명타자 이재원 역시, 상무 야구단에서의 볼넷/삼진 비율은 1을 넘었다는 것이 선구안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예.

kt가 장성우에게 기대하는 바는 리그 정상급 포수로의 성장이다! (사진 : kt 위즈)

그 동안 수많은 트레이드 관련 루머에 이름을 올린 것만 해도, 장성우에 대한 현장의 기대와 관심은 높은 수준임이 분명하다. kt 구단 관계자는 ‘리그 톱 3 안에 드는 포수로 내부에서 평가하고 있다’ 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주전으로서 기회를 잡게 된 장성우가 ‘갈매기 마당’ 에서 그에게 열광하던 수많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리그 정상급 포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쌍방울과 삼성 배터리코치 시절 박경완과 진갑용을 만들어낸 조범현 감독 밑에서라면, 롯데가 아닌 국가대표 자리에서 강민호와 경쟁하는 장성우를 지켜보는 상상도 생각보다 먼 미래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른다.

이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