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 리포트
세대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LG
2015-06-08 월, 22:44
By
KBReport
2013시즌과 2014시즌, 두 해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암흑기의 부진을 씻은 LG지만 매번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었던 것은 타격이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LG에게 당면한 가장 큰 숙제는 야수진의 고령화. 주축 야수 대부분이 30대인 라인업 구성은 자연스레 다양한 작전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춘다.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 점수를 내는 유일한 방법으로 베테랑의 타격 능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젊은 야수들이 좀더 치고 올라와야 하지만, 그들의 성장 정체로 라인업이 오랫동안 바뀌지 못했다는 것이 LG의 고민거리였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부상 악령이 연이어 LG를 덮치고 있다. 박용택과 정성훈이 이미 1군에서 말소된 경험이 있고, 이진영-이병규(9)-손주인-최경철 등이 부상으로 모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제는 어떻게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만 하는 상황. 9위에 머무르고 있던 LG는 다행히 6월에 열린 10경기에서 6승 4패를 기록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올시즌 LG는 3년 연속 가을야구를 이어가면서 야수진의 세대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까? (모든 기록은 KBO 공식사이트와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를 참고하였으며, 6월 12일까지의 기준이다. )
한나한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양석환 (사진: LG 트윈스)
초반 LG의 3루수 자리는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이 맡아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종아리 근육통으로 페이스가 늦게 올라오면서 결국 루키 양석환이 현재 3루의 주인이 되었다. 양석환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3라운드에 지명된 신인.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었고, 이후 3루수 자리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타격 성적은 46경기에서 .294 .324 .426 3홈런 19타점. 시즌 전 강점으로 손꼽히던 타격은 1군에서도 어느 정도 빛을 발하고 있다.
초반에는 변화구 대처 능력이 약하다는 평을 들었고, 1군 말소 이후 2군에서 양상문 감독에게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울 것을 요구받았다. 5월 17일 재등록된 이후 쳐낸 안타 중 상당수가 변화구를 상대로 만들어낸 것임을 보면, 현재까지 양석환의 1군 적응은 성공적이라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이다. (개막 이후 5월 1일까지 타율 .230 / 현재 0.294) 수비 역시 처음엔 아쉬운 점이 많았으나, 1군 경험을 꾸준히 쌓으며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 팬들의 기대를 사고 있다. 별다른 일이 없는 이상, 한나한이 3루 자리를 맡을 수 있는 완전한 컨디션이 되기 전까지는 양석환이 주전 3루수로 계속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LG의 미래, 유강남 (사진 : LG 트윈스)
안방은 최경철의 급작스러운 부상으로 유강남이 들어가게 되었다. 유강남은 이미 상무에서 군문제를 해결한 상태. 나이도 1992년생으로 겨우 24살에 불과하다. 만약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된다면, 조인성의 FA 이적 이후 ‘포스트 조인성’ 을 늘 고민해오던 LG는 최소 10년 이상 포수에 대해 안심해도 될 것이다.
6월 5일 SK전에서 3번의 도루시도를 잡아내며 4연승을 이끈 것도 유강남의 공이었다. 2012년 시범경기부터 주목받았던 어깨는 올 시즌 최경철 못지 않은 좋은 도루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 (최경철 .348 / 유강남 .310) 타격포텐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45경기에서 86타석에 들어서 .222 .313 .375 3홈런 13타점으로 신인급 포수치곤 나쁘진 않다. 재작년부터 LG의 주전을 맡았던 최경철은 수비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으나 공격에서는 아쉬운 편인데, (통산 .214 .279 .286) 유강남이 좀더 성장한다면 이러한 빈틈도 잘 메워줄 수 있을 전망.
누군가의 형이 아닌, '나성용'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사진: LG 트윈스)
대타 및 지명타자 역할로 1군에 올라온 나성용도 지켜봐야 할 유망주다. 입단 당시 대형 포수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외야 전향과 LG 이적 등 우여곡절을 거쳐 결국 내야수로 정착하게 되었다. 5월 22일 1군에 오랜만에 등장한 나성용은 롯데 김승회를 상대로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만루홈런을 쳐내며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6월 2일 NC전에서는 동생인 NC 나성범과 함께 홈런을 쏘아올리며 KBO 최초로 형제 타자들이 양 팀에서 홈런을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파워 툴 하나는 확실한 만큼 지속적으로 기회를 받는다면 팀의 큰 보탬이 될 것이다.
황목치승 (사진 : LG 트윈스)
손주인이 이탈한 2루 자리는 황목치승이 메우는 중이다. 당초 황목치승이 좋은 평가를 받던 쪽은 수비와 주루지만, 17경기에서 타율 .271를 기록하며 2번 자리에서 힘을 보탰다. 황목치승의 페이스가 떨어지자 2번으로 올라온 것은 김용의. 이번 시즌 외야수로 첫 선을 보인 김용의는 기대 이상의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11도루로 오지환과 함께 LG 타선에 아쉬웠던 기동력을 더하며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기타 매 시즌 파워히터 유망주 1순위로 손꼽히는 최승준, 김용의와 함께 이번 시즌 외야로 전향한 전천후 문선재, 5일 경기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채은성, 1군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냈던 대졸 2루수 박지규와 고졸 외야수 안익훈 등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 라는 말이 있다. 베테랑 선수들의 부상은 악재임이 분명하지만, 그들의 자리에 들어간 젊은 피들에게는 곧 기회다. 이들이 성장하여 1군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과 신구조화를 이룬다면 LG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시나리오다. 2015년 쌍둥이호의 항해에 어떤 선수들이 동력이 될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의 중요하고 흥미로운 관람포인트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