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선발 투수에서 마무리로 보직변경을 하며 잡음을 남겼던 로스 울프와도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그의 말 역시 루크 스캇과 비슷하게 “우리가 언론 매체를 통해 알고 있는 사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물론 그들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고 상황이 꼬이게 된데는 그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도 상당하다. >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SK의 외국인 선수 잔혹사는 2014년 정점을 치닫고 있었다는 것이다. 누구의 말이 옳고 그르냐를 떠나서 말이다.
<루크 스캇의 글러브 / 사진 : 락베의 뒤집기>
조조 레이예스, 루크스캇 , 로스울프등 외국인 선수들과의 역대급 불협화음을 뒤로하고 SK는 2015시즌을 겨냥해서 이름값보다는 한국 무대에서의 가능성을 높이 산 외국인투수 “메릴 켈리”와 인성에 대한 평판도 좋았던 “앤드류 브라운”이라는 거포형 4번 슬롯 적임자를 영입했다.
신임 감독 역시 '그라운드의 신사'라고 정평이 나 있는 김용희 감독을 선임하며 팀케미를 헤치는 “잡음”이 외국인 선수나 감독으로부터 발생할 수 없게 하는 “인사 전략” 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2015시즌이 종료되지는 않았으나 외국인 선수 잔혹사을 끊고자하는 SK 구단의 노력은 일정 이상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밴와트는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SK가 자신에게 베푼 호의에 감사함을 밝혔고 우천취소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레인맨' 켈리 선수(연봉 35만 불)는 9월 25일 현재 9승 10패 4.37 ERA로 아직 승보다 패가 많기는 하지만,
16회의 QS와 171이닝을 소화하며 28경기 4.21 kFIP / 1.39 WHIP / 0.324 BABIP / 70.6LOB% 를 기록하고 있다. 거액 연봉을 받고 있는 타구단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해볼 때 4.86 RA9- WAR에 WAR 3.85(리그 9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음을 본다면 SK는 이미 본전을 뽑고도 남을 가성비를 확보했다 고 볼 수 있다. 잔여시즌 동안 특단의 변수가 없는 한 2016년에도 켈리는 SK팬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돌아온 2013 다승왕 크리스 세든의 경우 등판이 거듭될 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들쭉날쭉한 투구패턴과 현저하게 낮아진 구속 그리고 로케이션 능력에 있어 2013시즌과는 확연히 비교되고 있다. 또 피홈런의 대폭 증가(2015 1.62 HR/9, 2013 0.67)로 재계약은 아직 미지수라는 평이다. <그러나 대체 외국인 선수 선발의 리스크와 상대적으로 낮은 기대치를 감안했을 때 현재 성적은 절반의 성공이 될 수도 있다. RA9-WAR 1.29 WAR 0.52 >
스캇 충격파의 반작용일까? SK는 2015시즌을 함께할 외국인 타자로 인성 좋기로 소문나다 못해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까지 있을 정도로 온화한 외국인 야수 앤드류 브라운(연봉총액 80만불)을 선택했다. 그리고 브라운은 9월 25일 기준 27홈런으로 팀내 최다이자 리그 홈런 9위를 기록 중이다.
2015시즌 외국인 선수들이 말썽을 부리거나 이들로 인해 팀 케미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은 들리는 바가 없기에 SK의 외국인 잔혹사는 과거사가 된듯 하고 SK프런트의 외국인 선수 선발 전략은 어느 정도 실효를 거뒀다.
하지만 앤드류 브라운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일까? 타고난 내성적 성향에 중심타자로서 느끼는 부담감 탓인지 몰라도 브라운의 타격추세는 그리 좋지 못하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경기에 임하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저조한 타율<0.255>에 다소 위축된 듯한 브라운의 모습은 안타까울 정도다.
브라운의 기본 타율은 3할을 잠시 오르내리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2할 중반 대에 머무르다가 결국 9월 24일 현재 0.255를 기록 중이다.
더욱이 리그가 타고시대임을 감안한다면 27홈런을 때려낸 선수의 타율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기록이며 특별한 전기가 없으면 재계약이 힘들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시즌 내내 그를 괴롭히던 “득점권 부진”이 지속되며 선수 자신의 심리적 압박감이 극대화 된것일 수도 있다.
득타율이 “허상의 숫자”이고 그의 타율이 2할5~6푼대 이기에 득점권 타율은 자신의 타율에 수렴한다는 논지에 크게 어긋남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100타석 이상에서 기록한 0.208이라는 득타율은 위에서 말하는 허상의 숫자가 배제시킬 만한 범위 밖의 숫자로 보여지기도 한다. - 물론 2015시즌에 한정해서만 말이다. (이하 표는 9/16일 기록 기준)
<팀내 규정타석 진입자들 기본 스탯 / 득점권 타율이 자신의 타율보다 높은 선수는 이재원이 유일 하다. >
그러나 타율을 빼고 본다면 브라운의 장타율은 팀의 중심타선에 걸맞는 성적이다. 좋은 스윙메커니즘을 보유한 빅뱃답게 장타율은 팀 최고이며 삼진 개수가 많지만 그만큼 볼넷도 많이 얻고 있다. 삼진이 많다하여 그의 테크닉과 선구안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할 수 없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치를 배제하고 본다면 브라운과 성향이 비슷한 박정권의 성적과 비교해 봐도 처짐은 없다.
이재원과 박정권은 득점보다 타점이 많다. SK의 야구에 전형적인 맞춤옷을 입은 선수들이다. 상위 타선이지만 거포유형이 아닌 중장거리 타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브라운은 이명기와 같이 타점보다 득점이 많다. 단타위주의 이명기와 장타위주의 브라운이 만들어 내는 진루 모형 값이 동일하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타팀의 경우와 달리 스몰볼팀 SK의 2015시즌 배팅 구조가 “득점권에 강점이 없었다”는 것이며 특히 브라운 처럼 컨택 위주가 아닌 장타를 위한 스윙을 하는 유형의 선수에게 득점권 타율을 선수 가치 평가의 잣대로 들이대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일 수 있다.
팀 타격부진의 책임을 그에게 전가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박정권의 2014년 배치와 브라운의 2015년 배치를 보면 4번 타순에 박정권이 더 어울릴 법도 하다. >
SK는 4번 타자를 얻기 위해 무수히 많은 투자를 했다. 김상현을 얻고자 송은범을 내주었고 루크 스캇을 얻으려 거금 150만불<알려진 바와 같이 200만불 이상이 아니다. >을 써 본적도 있다. 그만큼 갈증이 심했다는 것이다.
박정권이 그나마 이 갈증을 해소해주기도 했으나 그 역시 시기적으로 성적 편차가 큰 유형이기에 성공적인 대안은 아니었다. 펜스의 길이가 짧은 문학구장을 사용하면서도 30홈런을 넘기는 장타자가 없다는 치명적 약점을 해소하고 싶었지만 SK는 점점 스몰볼팀으로 고착되고 말았다.
결국, 특이한 성향을 보유한 브라운을 무조건 4번에 배치시켜야 했고 그것의 여파는 탈잠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정의윤의 합류전까지 팀을 무던히도 괴롭게 했다. 이것이 4번 슬롯의, 팀 전체 타순의, 그리고 브라운의 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토종 선수 중 팀 홈런 레코드를 장식한 선수는 2014시즌 27홈런의 박정권 선수였고<128경기>이후 16게임이 늘어난 2015시즌 128게임을 치른 현재(9/16) 브라운의 홈런은 26개 이다.
(9월 25일 기준 27홈런 기록 중)
<2014 박정권 27홈런 / 2015브라운 26홈런 * 128경기 기준*>
SK는 분명하게 장타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는 팀이다. 현재의 “투저타고”에 홈런이 차지하는 부분은 막강하기만 하다. 상위권 4팀의 성적 중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것은 마운드의 힘이 아닌 “타격의 힘”이듯 하위권 팀들은 언제나 장타에 목마른 상태이며 현재 5위인 SK 역시 다르지 않았다.
5월까지 브라운의 타격은 마운드만 좋았던 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고 이재원과 함께 타선의 밸런스를 맞췄다. SK가 선두권을 달리던 시즌 초반 이른바 “멱살잡고 팀 승리를 끌고 간" 장본인이었다.
<브라운이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렸을 때 다른 선수들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
하지만 SK는 여전히 물 방망이의 팀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브라운이 3할 타율에 진입하며 불을 뿜어내고 있을 때에도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없었다. 버뮤다 삼각지대에 버금가는 SK의 4번 자리를 묵묵히 감당하며 걸맞는 성적을 올렸지만 그만큼의 데미지는 피할 수 없었다. 헤드샷을 맞고도 1일 결장 이후 바로 경기에 투입되는 등 “브라운"에 대한 타선 의존도는 상당했다.
엄청난 배트스피드로 라인드라이브 성 타구를 주로 날리는 유형답게 BABIP<0.288>를 보면 지독히도 운없는 시즌이라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아무리 운이 없다 해도 너무나도 저조한 타율과 득점권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준 탓에 재계약에 플러스요소가 될만한 여지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도 하다.
그러나 꼭 감안해야하는 점이 있다. 브라운은 큰 부상 없이 풀시즌을 소화한 1년 차 외국인 야수라는 것이다.
역대급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테임즈와 나바로 그리고 KIA 타선에서 고군분투 중인 브렛필은 모두 KBO 2년차선수이다. 1년 차의 그들은 3.4.5번 타석을 오가며 4번 타자의 중압감을 줄일 수 있었다. 부담분을 나누며 본인 스스로 적응과 성장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1년차인 롯데 아두치 역시 1.3.4번을 오갔고 팀 내에는 최준석, 황재균이라는 거포가 존재한다.>
뛰기를 포기한 스몰볼팀 SK가 브라운에게 홈런을 원했다. 4번 타자의 홈런을 기대하고 또 바랬다. 고전적인 4번 타자의 모습을 기대했다는 것이다.
전반기 이후 현저하게 떨어지며 낮아진 수치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나 34게임 만에 5도루를 기록했다는 것을 두고 볼 때<21도루 페이스> 벤치가 기동력을 중시했다면 브라운 역시 외국인 선수 20-20클럽에 가입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2년 차 외국인 선수들과 브라운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0.255의 저타율을 기록하지만 각종 세부지표는 모두 팀 내 최고임을 인지해볼 필요가 있다. >
각종 세부수치로 볼 때 팀 내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대상이라는 것이며 거포유형 임에도 불구하고 SPD<스피드스코어>에서 이명기 다음의 호성적이 나타난 점을 볼 때 김용희호의 뛰는 야구는 어찌 보면 브라운에서부터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 된다. 그를 4번에 고정배치 시키며 브라운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생산성을 감쇄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될 여지가 있다.
전반기에 비해 떨어진 2.01 WAR를 2년 차 외국인 선수들의 HIGH WAR에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할 수 있다. KBO 투수들에 대해 실제 경험없이 달려야 했던 4번 타자 브라운의 KBO 1년차가 한국 투수들의 특성을 꿰차고 있을 2년 차 테임즈의 발보다 느리다고 볼 수 없다. 홈런 역시 다르지 않다. 타율 역시 다른 전제에 서있다 말할 수 없다.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브라운의 27홈런과 성실한 경기자세는 적어도 외국인 잔혹사 라는 SK의 주홍글씨를 지워버리는데 큰 공헌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1.2.3.4.5.6.7.8번 그리고 1루. 코너외야 심지어 3루수비까지 가능한 1년 차 외국인 야수가 7점차 리드를 당한 경기에서 2루타를 때리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한다. 이 장면이 상징하듯 앤드류 브라운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프로야구 선수이다.
현 시점에서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2015시즌의 브라운은 본인의 능력치와 성과에 비해 과소평가 받고 있다. 시즌 종료 이후 SK가 2년차 브라운의 가능성에 베팅할 것인지 유심히 지켜보록 하자.
(사진: SK 와이번스)
SK 담당 필진 "락베의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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