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 리포트
[정밀분석] NC 불펜의 키맨, 최금강
2015-10-15 목,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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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Report
NC 불펜의 핵, 최금강!
9월 부진을 씻어내고, 포스트시즌을 향해 쏴라
창단 후 두번째 포스트시즌을 맞는 NC다이노스가 지난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주전, 백업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중요하다.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확인된 바와 같이 확실한 1,2 선발 투수의 존재와 탄탄한 불펜진의 구축 역시 매우 중요하다.
현대야구에 이르러 세밀해진 작전과 데이터로 인해 불펜 투수의 역할이 점점 전문화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자 유형에 구애받지 않는 핵심적인 미들&셋업맨이 1명은 꼭 필요하다.
올시즌 NC다이노스에서 미들&셋업맨 역할을 담당한 것은 최금강이었다. 김경문 감독의 믿음 아래 지난 8월까지는 그 믿음에 부응하는 피칭을 선보였으나, 9월 이후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플레이오프에서 그의 활약에 대한 의문부호가 찍혔다. 그 부진의 이유가 단순히 컨디션 조절실패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올 시즌 NC다이노스 불펜의 금강불괴, 최금강
[사진=NC 다이노스]
최금강은 2007년 미추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인천고 야구부의 우승에 일조한 재능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약점으로 지적받았고, 대학 진학 후에도 제구가 개선되지 않아다. 이른바 '긁히는 날'만 잘 던지는 기복이 심한 투수였다.
제구력에 대한 우려때문인지 인하대 졸업 후 신인드래프트에 지명 받지 못하고 2011년 NC다이노스에 신고선수로 어렵사리 프로에 입문했다.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나름 준수한 활약을 하고, 2013년부터는 1군에서 중간계투로 등판, 30경기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하며, 자리를 잡나 싶었지만 2014년 시즌부터 원종현, 손정욱, 손민한 과의 경쟁에서 처지고, 고질적인 제구 난조로 인해 출전 기회가 크게 줄었다.
2013, 2014년 최금강 1군 성적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2013년 1군, 2014년 1,2군에서 보낸 기록들을 보면, 최금강 선수의 고질적인 제구력 문제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삼진/9 = 7.56 으로만 보면 매우 준수한 기록이지만, 볼넷/9=6.17 은 1군 투수라 볼 수 없는 수치이고, 이 기록들만 봐도 제구에 문제가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2015 시즌 각 팀 필승조 중간계투 기록
[출처 :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삼진/볼넷이 높을수록 필승 중간계투의 안정감은 커진다.
위기에서 볼넷을 주지 않고, 삼진을 잡는다면 흐름은 투수의 것이다.
전체적으로 꽤 좋은 속구와 적절한 변화구 조합을 갖추어서, 탈삼진 능력은 좋은 편이지만, 역시나 고질적인 제구 난조와 불펜 투수의 핵심 역량인 집중력에 약점을 가진 투수였다. 이는 구단 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는 문제였기에 2015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승부수를 던진다.
최일언 투수코치의 지도 하에 주력으로 사용할 속구 구종을 포심에서 투심패스트볼로 바꾸고, 투구 폼 조정, 하체 강화 등 구속에 대한 욕심보다는 제구를 잡는 데 집중하며 본인의 약점을 개선하고자 노력을 거듭했다.
장신(195) 우완 오버스로우 최금강의 최대 무기는 위에서 내려찍는듯한 속구이다.
[사진=NC다이노스]
그렇게 2015 시즌 1군 재진입을 고대하던 상황에서 2014시즌 불펜진의 핵심이던 원종현이 암투병으로 인해 이탈하게 되고, 그 역할을 대신할 최금강의 1군 진입이 실현된다.
원종현의 공백을 메꿔야 한다는 부담때문이었을까? 시즌 초인 4월 최금강은 평균자책점 6.00, 높은 볼넷 허용율로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되지 못한 기록을 남긴다.
하지만 그 부진은 시동을 거는 데 필요한 과도기였을 뿐 , 5월부터는 그간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다. 확연히 줄어든 볼넷과 함께 평균자책점 1.83을 찍더니 8월까지 평균자책점 2.74, 81이닝의 성적으로 NC다이노스의 불펜의 명실상부한 핵심 투수로 자리잡게 된다.
최금강 선수의 4~8월 성적.
NC다이노스가 8월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하는데 기여한 숨은 주역이다.
[출처 :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여름이 막바지로 치닫던 9월, 최금강의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게 되고,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경기가 속출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한데,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불펜 투수가 8월까지 81이닝을 던지고(불펜 투수 리그 전체 3위), 자주 등판했으니(68경기, 불펜 투수 리그 전체 2위), 체력 저하와 컨디션 난조는 피할 수 없는 세금과도 같았다.
최금강의 투구 패턴을 살펴보면, 정상 컨디션일 때는 큰 키에서 내려꽂는 140 중반의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이어진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로 상대 타자를 무력화 시켰다. 특히 낮은 쪽에서 형성되는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 몸쪽으로 휘어지는 투심은 땅볼 유도로 직결되었고, NC 내외야진의 탄탄한 수비력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패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5~8월 밸런스가 좋을 때 최금강의 릴리스포인트 및 투구 폼
[출처 : Sky Sports]
그러나 시즌 초부터 이어진 연투, 연투에 따른 많은 투구수와 경험 부족에 따른 체력 저하, 컨디션 난조가 겹치면서, 속구 구속은 140km 언저리로 떨어지고, 각도가 밋밋해진 변화구, 제구력까지 흔들리면서 평균자책점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만다.
최금강 선수의 9월 기록
( 출처 :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
9월 밸런스가 무너진 최금강의 릴리스포인트 및 투구 폼
[출처 : KBSNSports]
결국 부진에 따른 원인은 1군 경험이 얼마 없는 불펜 투수에게 너무나 많은 짐(투구수)을 짊어지게 했기 때문이다. 한화의 권혁, 박정진에게 가려져 있었을 뿐 최금강은 그들 못지 않게 자주 등판하고, 많이 던졌다.
최금강은 불펜 투구 수, 경기수, 이닝에서 모두 Top5 안이다.
그리고 불펜 투수와 관련한 대부분 지표에서 선두권인 권혁과 박정진, 최금강은
시즌 막판 심각한 체력 저하와 구위 난조를 겪어야 했다.
[출처 : casspoint.MBCplus.com]
신출내기 최금강에게 2015시즌은 처음겪는 1군 풀시즌이었다. 긴 시즌을 염두에 둔 체력 안배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을 것이고 1군 마운드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라도 벤치의 부름을 받는 매 등판마다 최선을 다 할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원종현의 암투병으로 인한 불펜의 공백을 어떻게든 메꿔야 했던 김경문 감독의 고충도 이해는 되지만, 경험이 일천한 투수에게 지나치게 많은 부담을 준 것은 결국 시즌 말미 난조로 이어지고 말았다.
첫 풀타임 시즌인 점을 감안하여 시즌 후반기의 체력 저하와 한계 투구 수를 세심히 관리했다면 시즌 막바지에도 연착륙하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계속된 난조로 등판 횟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시즌 막바지 휴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한창 좋았던 전반기 때의 모습을 아니지만 시즌 말미에는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첫 1군 풀시즌을 치르며 불펜 투수에게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를 미리 겪은 최금강이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NC의 가을이 11월까지 이어질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객원필진 "반놀의 Impossible"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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