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 리포트
'권혁 혹사 논란'에 가려진 조상우와 최금강
2016-02-27 토,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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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Report
한국 프로야구가 시작되고 34년 동안 투수 혹사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시즌 김성근 감독이 현장에 복귀하면서
권혁(상세기록보기), 박정진, 송창식 등 한화의 주요 투수들에 대한 혹사 논란이 리그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관련기사: 야신의 그림자, 혹사논란 연대기)
주요 스포츠 매체와 적대적 공생관계(?)로 보여지는 김성근 감독과 한화 불펜에만 논란의 초점이 집중된 탓일까? 그들 못지 않게 혹사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타 팀 불펜 투수들에겐 그리 많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A 투수: 26세 78경기 89.2이닝 3.71 6승 5패 14홀드 1세이브
B 투수: 21세 70경기 93.1이닝 3.09 8승 5패 19홀드 5세이브
이 두 투수의 공통점은 소속팀 불펜의 핵심이자 순수 불펜 요원이라는 것이다. 두 투수 모두 3점대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한화의 불펜 요원, 32세 권혁과 39세의 박정진에 비해서는 대중의 이목이 떨어졌다.
A의 출장 경기 수(78G)는 100이닝을 돌파한 권혁의 출장 경기수와 동일했고 B는 권혁과 박정진에 이어 순수 불펜 중 3위에 해당하는 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이들은 시즌 후반 비슷하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A는 바로 원종현의 공백을 100% 메워준 NC 다이노스
최금강(상세기록보기)이다. 그의 2015시즌 2일 연투 횟수는 16회, 3일 연투는 2회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2이닝 이상 출전 경기가 12경기였으며 3이닝 이상도 2경기였다.
최금강의 2015시즌 월별 기록
시즌 초 1군 마운드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최금강은 시즌 첫 67경기에서 87.1이닝 4피홈런 HR/9 0.44개를 기록하며 큰 키를 내세운 위력투를 선보였다. 또한 페넌트레이스 중반인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ERA 2.05, HR/9 0.55, BB/9 3.51를 기록하며 김경문 감독의 필승 카드로 자리를 잡았다.
최금강 (사진: NC 다이노스)
하지만 '금강불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9월 들어 지친 모습이 역력했던 최금강은 ERA 15.43, HR/9 7.71, BB/9 6.43을 기록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B는 바로 2016시즌 선발 전환이 예고된 넥센 히어로즈
조상우(상세기록보기)다. 조상우는 연투 시, 특히 20구 이상 투구 후 연투 시 좋은 기록을 남긴 바 있다. 2일 연투 12회, 3일 연투 2회, 하지만 그에게도 치명적인 결함이 존재한다.
연투 시 : 16G 3승 1패 7홀 3세이브 ERA 0.40(21.1이닝 1실점)
20구 이상 투구 후 연투 시 : 9G 2승 1패 5홀드 1세이브 ERA 0.69(13이닝 1실점)
조상우의 월별 투구 기록
지난 시즌 5월에서 6월 평균자책점은 낮아졌지만 9이닝당 탈삼진과 볼넷이 현저히 하락되는 모습을 보였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7월 평균자책점은 10.8로 치솟았고 BB/9 9.26이라는 끔찍한 기록을 남겼다.
조상우 (사진: 넥센 히어로즈)
8월 이후 ERA와 K/9, BB/9가 모두 정상궤도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9월엔 흔들리던 영점을 바로잡는데 성공했다. 다만 시즌 내내 7.7 이상으로 유지되던 K/9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K/9 비율이 5개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무리한 등판의 징표로 보여진다.
조상우는 소속팀이 치른 포스트시즌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했다. 1주일 동안 무려 141구를 던지며 분투했지만 10월 14일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계속된 연투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3안타 1볼넷 1폭투 4실점)
혹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최금강, 조상우 뿐이 아니다. 권혁의 옆에 박정진이 있었듯, 조상우의 소속팀에도 혹사가 염려되는 투수가 있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해말 토미존 서저리로 인해 시즌 아웃이 된 한현희다.
한현희의 연도별 성적
데뷔시즌인 2012년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준수한 활약을 보인
한현희(상세기록보기)는 2013~2014년 2시즌 연속 홀드왕을 거머쥐었다. 2년간 58홀드를 거뒀는데 이는 같은 기간 홀드 부분에서 안지만과 이동현을 뛰어넘는 성적이었고 리그 최고의 불펜 에이스로서 손색이 없는 성적이었다.
안지만 2년간 49홀드 125.3이닝
이동현 2년간 48홀드 131.1이닝
한현희의 기록비교(연투시/하루 휴식후)
2014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일 연투가 15회에 달했지만 3일 이상의 연투는 없는 점으로 보아 일정 부분 관리를 해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2이닝 이상 투구가 총 6회나 있었고 30구 이상 투구가 12회라는 점은 다소 무리한 기용으로 보여진다. (한현희는 연투 때보다 하루 휴식 후 경기에 출장했을 때 훨씬 좋은 기록을 남겼다.)
한현희 (사진: 넥센 히어로즈)
2015시즌 한현희는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첫 17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었다. 하지만 8승 4패 ERA 5.48이라는 애매한 성적과 불펜의 핵 조상우의 부진이 겹치며 다시 불펜으로 돌아갔다. 한현희는 계투진 합류 이후 28경기에 출장하며 3승 10홀드 2.57의 ERA를 기록하며 2013~2014시즌 홀드왕의 포스를 유감없이 뽐냈다.
하지만 2012 홀드왕 박희수가 그랬듯이 2013~2014 홀드왕 한현희도 부상의 덫을 피해가지 못했다. 결국 2015년 12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를 받게 된 한현희는 2017시즌에나 다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NC에는 최금강의 전임 셋업맨인
원종현(상세기록보기)이 있다. 2015시즌엔 갑작스런 암 투병으로 인해 출전하진 못했지만 2015시즌 시작 전 원종현의 공백이 걱정될 만큼 NC 불펜의 원종현 의존도는 매우 컸다.
2014 원종현 73경기(2) 71.1이닝 4.04 5승 3패 11홀드 1세이브
원종현의 2일 연투는 14회나 된다. 3일 연투가 없지만 2이닝 이상 투구를 5회 기록했고 3이닝 이상 투구도 2회나 된다. 그리고 30구 이상 투구도 5회를 기록했으니 그에게서도 혹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원종현의 기록 비교(연투시/하루 휴식후)
조상우, 한현희, 최금강, 원종현. 이 네명은 모두 소속팀을 대표하던 불펜투수들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잦은 연투와 종종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는 것인데 이런 무리한 투구는 결국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성근 감독과 한화 불펜진의 혹사 논란에 가려져 있을 뿐, NC, 넥센 벤치의 불펜 운용 역시 혹사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다가올 2016시즌 두 팀 벤치가 어떤 형태의 불펜 운용을 보여줄 지 유심히 지켜보도록 하자.
(* 2월 26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조상우는 첫타자 구자욱을 상대로 5개의 투구를 기록한 후 팔꿈치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물러났고 결국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로 시즌아웃되고 말았다. )
기록참조: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스탯티즈
곽동호 객원필진/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kbr@kbreport.com)
* 객원필진의 칼럼은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반론을 원하시는 경우 kbr@kbreport.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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