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예약' 김도영, 최고 타자로 진화한 비결은?
[KBO리그] '40-40' 도전 KIA 김도영, 선구안-인내심 좋아지며 타격 재능 만개
지난 2022년 프로 입단 당시부터 KBO리그의 미래를 책임질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던 KIA 타이거즈 3년차 내야수 김도영이 풀타임 첫해인 올시즌, 타격 잠재력을 만개시키며 사실상 MVP를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시즌 김도영은 현재(9/19 기준)까지 135경기에 출장해 .344 .417 .647(타율, 출루율, 장타율) 37홈런 105타점 39도루 OPS 1.064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8.92를 기록 중이다. KBO 역대 세 번째로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달성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 최초로 40-40 클럽 가입에도 도전하고 있다.
리그 최고 타자로 변신한 김도영의 활약에 힘입은 소속팀 KIA는 시즌 초반 이후 선두 질주를 이어가다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상태다. 김도영은 프로 첫 MVP와 첫 우승 반지 동시 획득을 노리고 있다
▲ 올시즌 MVP 수상이 유력한 KIA 김도영 |
ⓒ 김도영 |
향상된 선구안과 인내심, 리그 최고의 타격 재능 만개
프로 3년차가 된 김도영이 1군 무대에 데뷔한 이후로 지속적으로 발전한 능력은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해내는 선구안이다.
데뷔 시즌 김도영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서 몸쪽 코스를 깊게 파고드는 포심 패스트볼과 바깥쪽 코스로 멀리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투구에 대한 스윙 비율이 32%로 리그 하위권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2년차가 된 2023시즌부터는 어려움을 겪었던 투구들을 골라내기 시작하며 스윙 비율이 점차적으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올시즌 들어서는 해당 투구에 대한 스윙 비율이 데뷔 시즌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올시즌에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에 대한 스윙 비율이 리그 하위권 수준에서 리그 상위권 수준에 해당하는 24%까지 좋아졌다. 이 덕분에 데뷔 시즌 당시 0.330 대에 불과했던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상대 장타율 역시(각각 .775 .596) 리그 최상위권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 올시즌 김도영의 투구 코스별 헛스윙 비율 분포도
▲ 2024 김도영의 투구 코스별 헛스윙 비율 분포도(출처: 스포키 기록실) |
ⓒ 스포키 |
이처럼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벗어나는 유인구에 대한 스윙 비율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타격하기 쉬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투구를 더 많이 공략해 인플레이 타구 비율이 높아진 것이 올시즌 역대급 활약을 펼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을 지속적으로 타격하게 되면서 김도영은 이전에 비해 이상적인 발사각도(8도~32도)의 타구를 꾸준히 쳐낼 수 있게 되었다. 그 뿐 아니라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게 타구를 날리는 파워까지 갖추게 되며 정확성과 장타력 모두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다.
타격에서는 약점 없는 천재 타자, 수비 개선이 숙제
올시즌 거포로 변신한 김도영은 헛스윙 비율이 지난 시즌보다 상승해 리그 하위권 수준인 것을 제외하면 타석에서 이렇다 할 약점을 보이지 않는 완전체 타자로 성장했다.
또한 더 많은 안타와 볼넷을 기록하며 출루 기회가 늘어나자 자연스레 또다른 강점인 역대급 주루 능력을 활용할 기회도 늘어났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들과도 비교될 정도로 폭발적인 주루 능력을 갖춘 김도영은 데뷔 시즌 리그에서 가장 높은 주루사 비율(8%)을 기록하는 등 자신의 툴을 완벽히 활용하진 못했다. 하지만 2023시즌에는 높은 도루 성공률(86%)로 2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주루사도 확 줄이면서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90% 이상의 도루 성공률과 함께 커리어하이인 39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2015 테임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35-35 달성에 성공했다. 특히 후속 타자의 안타 상황에서 리그에서 가장 높은 30%의 추가 진루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 리그 최고 주자 중 하나로 입지를 굳혔다.
유일한 아쉬움은 불안한 수비 능력이다. 직전 시즌의 발전이 무색하게 3루 수비에 한해서는 올시즌 오히려 퇴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격수 출신답게 뛰어난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수비 범위 득점 기여도에서는 +4.56점으로 리그 3루수들 가운데 상위권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30개의 실책을 저질렀을 정도로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이다.
수비 부담이 가장 큰 유격수 포지션에서도 상당히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도영인 만큼 수비 재능은 여전히 뛰어나다. 하지만 프로 입단 이후로는 학생 시절에도 맡아본 적 없었던 3루수 포지션에서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며 재능만큼의 안정감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나서게 될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본적인 수비의 중요성이 커진다. 김도영이 수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 패권의 향배가 달라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 역대 최연소 30-30을 달성하고 40-40에 도전하는 김도영 |
ⓒ KIA타이거즈 |
2022 신인 드래프트 당시부터 문동주(한화)와 함께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김도영은 프로 3년차에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사상 첫 천만 관중 달성에도 일조한 자타공인 리그 최고 스타로 발돋움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현재는 물론 미래를 이끌어나갈 선수로 인정받게 된 김도영이 국내 선수 최초 40-40 달성과 MVP 수상,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최형우 빠진 KIA... 나성범의 시간은 올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스포키기록실]
덧붙이는 글 | (글: 이종석 / 감수: 민상현 기자) 프로야구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