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출신 소형준, 불펜으로 가을 드라마 만들까
[KBO리그] 역대 최초 'WC 업셋' 달성한 kt, 체력 부담 적은 소형준의 활약 기대
▲ 역대 최초로 5위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한 kt 위즈 |
ⓒ kt위즈 |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에서 kt 위즈는 마법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상 첫 5위 타이브레이크 경기에서 승리한 것에 이어 정규시즌 4위인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연승을 거두며 파죽지세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이다.
2015년 신설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팀 홈구장에서 전 경기가 치러지고 4위팀은 한 경기를 이기거나 심지어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다. 4위팀에게 워낙 유리한 구조라 역대 9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단 한번도 5위팀은 업셋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시즌 kt는 달랐다. 믿을 수 없는 집중력과 투혼을 발휘하며 두산 타선을 2경기 무득점으로 꽁꽁 묶었고 2연승을 거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무사사구 무실점을 달성한 투수들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단 2실점만 허용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kt 역시 고민은 있다. 준PO 2차전 2-7 패배에서 드러나듯 투타 주요 선수들의 피로도가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포스트시즌 1경기의 중압감과 피로도는 정규리그 경기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심지어 kt는 시즌 막판 타이브레이크 경기를 치르기까지 포스트시즌에 버금가는 혈투를 치러왔다. 고영표, 엄상백, 쿠에바스, 벤자민 등 선발 뿐 아니라 마무리 박영현을 포함한 필승조들도 연투를 거듭하는 등 피로도가 누적된 점은 남은 준플레이오프 승부에 있어 부담 요소일 수 밖에 없다.
▲ 부상에서 복귀 후 불펜 투수로 나서고 있는 kt 소형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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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kt 벤치 입장에서는 정규시즌 막판 불펜 투수로 복귀한 소형준의 활약이 절실하다. 당초 지난 6월 복귀할 예정이었던 소형준은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이 길어지며 9월 10일에야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정규시즌 막판 중간 계투로 6경기에 등판해 2승을 기록한 소형준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가을야구 등판 준비를 마쳤다. 소형준의 경기당 한계 투구수를 30개 정도라 밝힌 이강철 감독은 선발은 어렵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필승조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소형준의 경우처럼 정규 시즌 중 부상으로 재활을 하다 포스트시즌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투수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단순 기록을 뛰어넘는 투구로 팬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곤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게 1995년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경환이다. 그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마산 최동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경환은 3경기에 등판해 2승을 거뒀고 7.1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보였다. 정규시즌에서는 9경기 18.1이닝 ERA 5.89로 부진했지만 그해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빛을 발했던 투수는 바로 김경환이었다.
▲ 가을야구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소형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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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준 역시 정규시즌 기록은 6G 8.1이닝 ERA 3.24로 평범했지만 시즌 막판에는 예년의 구위를 되찾았다. 또 포스트시즌에서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이닝(무실점)만 소화했을 뿐이라 체력적인 부담도 다른 투수들에 비해 덜한 상태다.
2020 신인왕 출신인 소형준은 가을야구 무대에서 유독 더 뛰어난 투구를 했던 경험이 있다. 남은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필승조로 나설 소형준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친다면 마법같은 kt의 가을 여정이 플레이오프 이상으로 길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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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덧붙이는 글 | (글: 이정민 / 민상현 기자) 프로야구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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