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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선제시' 박용택, 꾸준함 이어갈 가능성은?

2018-12-02 일, 12:41 By 김호연
[케이비리포트] 2년 계약 먼저 제안한 박용택, '불혹택'모드로 노쇠화 우려 지워야

예상을 뒤집고 계약 기간 2년을 먼저 제시한 박용택. ⓒLG 트윈스

LG 트윈스와 박용택이 FA 계약기간 2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박용택이 먼저 2년을 원했다."라며 계약 기간 합의가 순조로웠음을 밝혔다. 계약기간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 장기화를 예상했던 기존의 분석을 완전히 뒤집는 소식이다.

내년이면 만 40세가 되는 박용택이지만 옵션, 즉 성적에 따른 보너스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의 원활한 선수단 운영을 배려한 결정으로, 역시 박용택이 먼저 제안했다. 계약 기간 합의로 숨통이 트인 LG와 박용택의 FA 협상은 보장금액 합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LG의 심장'이라 불리는 박용택은 2002년 데뷔 후 17년 간 LG에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꾸준히 팀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그 결과 올 시즌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기록들을 쏟아내며 '기록택'이란 새 별명도 얻었다.

▲LG 박용택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LG 박용택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박용택은 올 시즌 타율 0.303 OPS 0.828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1.1로 활약했다. 159안타와 244루타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150안타와 200루타, 10년 연속 3할 타율을 모두 달성했고, 지난 6월 23일 잠실 롯데전에선 통산 최다안타(이전 양준혁, 2318안타) 신기록을 세우며 KBO리그 기록 잔치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불명예스런 기록도 있다. 병살타는 21개로 후배 유강남과 함께 리그 최다 공동 1위다. 시즌 타율보다 낮은 득점권 타율(0.285)은 2013년(타율 0.328, 득점권 타율 0.322)이후 5년 만에 처음이었다. 타석 당 삼진 비율 역시 지난해 18.4%로 급등하며 대부분의 기록이 최근 7시즌 중 가장 부진했다. 

만 40세 시즌을 앞두고 있는 박용택이기에 부진했던 세부지표는 예사롭지 않다. 10년 연속 3할 타율 달성도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극적인 몰아치기(타율 0.373)로 겨우 달성했다. 선수 스스로 2년 계약을 제안한 것도 본인의 노쇠회를 우려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LG 박용택의 최근 7시즌 타율 - 득점권 타율 변화(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LG 박용택의 최근 7시즌 타율 - 득점권 타율 변화(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그러나 LG에서의 위상은 여전히 높은 박용택이다. 그간 가장 꾸준했던 타자이기도 했지만 LG의 지지부진한 리빌딩이 결정적이었다. 나이로 불혹을 맞는 박용택이 지금까지 중심타선에서 활약한 건 그를 능가할 꾸준함을 갖춘 타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LG는 오랫동안 리빌딩에 공을 들였지만 성과는 미비했다. 오지환과 채은성, 이형종, 양석환 등이 최근 들어 성장세를 보였지만 꾸준함과 거리가 멀었다. 오지환은 올 시즌 리그 최다 삼진으로 불명예를 안았고 양석환은 상무 입대가 확정돼 2년 동안 볼 수 없다. 올 시즌 나란히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채은성과 이형종 역시 다음 시즌 꾸준한 활약을 확신할 수 없다. 

김현수의 영입으로 타선의 짜임새가 한결 나아졌음에도 박용택의 팀내 입지가 탄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용택 또한 지난 두 번의 FA 협상에서 볼 수 있듯 무리한 액수를 요구하진 않을 전망이다. 누구보다 서로가 필요한 LG와 박용택이기에 합의점에 도달하는 그림은 수월하게 그릴 수 있다.

관건은 불혹에 접어든 박용택의 꾸준함이다. 만 40세 시즌에 팔팔했던 선수들도 다음 해 급격한 부진으로 은퇴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박용택 이전에 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갖고 있던 양준혁은 2009년 82경기 타율 0.329 OPS 0.990 WAR 2.3을 기록했지만 41세가 되던 다음 해  64경기 타율 0.239 OPS 0.674로 부진하며 아쉽게 유니폼을 벗었다.

역대급 은퇴시즌을 만들고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이승엽. ⓒ삼성 라이온즈

NC 이호준과 SK 박경완도 만 41세 시즌에 출장 횟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결국 은퇴를 선택해야 했다. 은퇴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한 선수는 2017년 24홈런 87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이 유일하다.

막바지 시즌 연봉도 제각각이었다. 양준혁과 이호준, 박경완의 만 40세 시즌 연봉은 각각 4억 5천, 7억5천, 3억 원이었다. 마지막 시즌까지 역대급 활약을 보여준 이승엽의 연봉은 10억 원으로 역시 네 선수 중 가장 많았다. 

박용택이 이승엽의 뒤를 있는 활약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갈지,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노쇠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를 선택할지는 본인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가 구단에게 꾸준함에 대한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면 계약 또한 이승엽에 가까운 규모로 채결될 가능성이 있다. 박용택이 이승엽의 뒤를 잇는 아름다운 퇴장을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글: 김호연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