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150km’ 던지는 이도류 안인산, SK의 미래?
[케이비리포트]
‘150km’ 던지는 이도류 안인산, SK의 미래?
[이상평 &
순재준의 아마추어 리포트] 2020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유력한 야탑고 안인산
2020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이 3개월 정도 남은 현시점에서 아직 1차 지명의 윤곽은
확실하게 드러나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몇몇 팀들은 확실하게 앞서 있는 1차 지명 후보자들이 존재한다. SK는 이런 팀 중 하나인데, 전국구로 봐도 최대어 중에 하나로 꼽히는 야탑고의 투타 겸업 선수, 안인산이
있기 때문이다.
안인산은 고1 때부터 아마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이름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던 선수였다. 당시 아마추어 무대에 있던 서울고 강백호(현
KT)처럼 투타에서 모두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던 ‘이도류’ 선수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면서 SK의 팬들을 굉장히 흥분시키고 있는 선수가 안인산이다.
2015년 이후 고교 야구를 포함한 아마 야구 전반을 취재하고 있는
[케이비리포트]에서는 2020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이 유력한 야탑고 유망주 안인산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1. 베이징 키즈
안인산(2001년생 / 181cm,
95kg / 우우 / 투수, 외야수)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안양시 리틀 야구단에서 처음 야구를 시작했다. 안양시 리틀 야구단을 거쳐 평촌중을 졸업했고, 현재 야탑고에 재학
중이다.
최근 입단한 대다수의 신인이 그러하듯 그도 베이징 올림픽을 보고 야구에 입문한 ‘베이징 키즈’다. 야구를
하는 데 있어서 가족의 반대가 심했던 그는 야구 입문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처음 야구에 흥미를 느낀 건 초등학교 2학년 때입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WBC 덕에 야구 열풍이 불었고, 저도 동네 야구를 하며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초3때 안양시 리틀 야구단에서 처음 야구를 배웠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그래도 공부를 하길 원하셨는데, 아버지께서 리틀야구 국가대표에 선발이 되면 중학교 야구부에 진학을 시켜준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운동해 리틀야구 국가대표가 됐습니다. 또, 리틀야구팀 감독님(이승희 감독)께서
부모님을 잘 설득해주신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가 야구를 해오며 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누구일까. 그는
충암고의 배세종과 LA 다저스의 최현일과의 친분이 깊음을 밝혔다.
[친한 친구선수는 충암고 배세종 선수입니다. 리틀 야구때부터 중학교때까지 같은 팀에서 뛰었는데, 정말 어렸을
때부터 친한 친구 같은 느낌입니다. 같이 프로지명에서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네요(웃음). 그리고 LA 다저스
최현일 선배와도 친합니다. 같은 학교에서 운동한 적은 없지만, 가족들끼리도
잘 알고 그래서 친한 편인 것 같습니다.]
#2. 화려한 아마추어 커리어
그렇게 야구를 시작한 안인산은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다. 고1때부터 주축 선수로 뛰었고, 팀의 봉황대기 우승을 1학년 때 이끌었다. 2학년이었던 작년에는 청소년 대표팀에도 선발(당시 2학년 선수는 광주일고 정해영과 야탑고 안인산뿐이었다.) 되어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런 안인산은
봉황대기에서의 경기들과 청소년 대표팀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런 성과를 거둔 등 번호
27번과 함께하고 싶어 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는 2017년
봉황대기 준결승과 결승전 경기, 그리고 2018년 청소년
대표 때 대만과 결승전입니다.]
[고1 때 27번을 달고 우승을 했었고, 고2 때(청소년 대표)도 27번을
달고 우승을 했습니다. 그래서 27번에 대한 애착이 생긴
것 같아요. 프로에서는 남는 번호를 달아야겠지만 27번이
남는다면 꼭 27번을 달 겁니다. 친구들도 제 체형과 27번 백넘버가 잘 어울린다네요.]
안인산은 광주일고와의 봉황대기 준결승에서는 구원 등판해 3.2이닝
1실점(무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충암고와의 결승에서는 2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자로는 준결승 4타수 1안타(3루타), 결승 3타수 무안타 기록)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는 대만과의 결승전에 구원 등판해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바 있다. (타자로는 1타수 1볼넷)
졸업시즌을 맞이하는 그의 올 시즌 목표는 야탑고를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는 것이다.
[황금사자기나 청룡기 같은 메인 대회를 우승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야탑고가 전국 최강으로 거듭나게끔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국대회 목동구장에서 홈런을 쳐보고 싶습니다.]
#3. 강백호 이후 고교 최고의 ‘이도류’ 선수
아마추어 레벨에서 투타 겸업을 하며 양쪽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는
선수는 언제나 관심이 집중되는 대상이기 마련이다. 서울고 재학 시절의 강백호가 그러했고, 작년 휘문고의 김대한이 그러했다. (엄연히 말하자면 김대한은 투타
겸업보단 타자에 가까웠다.)
안인산은 투수와 타자로 다음과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2017년 안인산 성적(1학년)>
[투수] 6경기 6.2이닝 2승 0패 평균자책점
0.00 탈삼진 4 볼넷 1
피안타율 0.200 WHIP 0.86 K/9 5.14
[타자] 41타석 31타수 타율 0.323 출루율
0.450 장타율 0.581 OPS 1.031 1홈런 1도루
BB/K 0.86
<2018년 안인산 성적(2학년)>
[투수] 8경기 23.2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1.88 탈삼진 29 볼넷 6 피안타율 0.179 WHIP 0.83 K/9 10.88
[타자] 82타석 55타수 타율 0.327 출루율
0.537 장타율 0.527 OPS 1.064 2홈런 0도루
BB/K 1.33
투수와 타자로 모두 재능을 보여준 그는 많은 관계자들로부터 양쪽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투수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타격 재능만으로도 프로에 충분히 입성할 수 있을 선수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투수로만 고정하기에는 안인산의 타자로서의 재능이 아쉽다는 평가도 꽤 나오고 있다.
(타격 동영상 1) & (타격 동영상 2) &
(타격 동영상 3)
▲
타자 안인산은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한 선수다.
많은 선수가 아마추어에서는 투타를 겸업하고, 또 오타니 쇼헤이가 프로레벨(NPB, MLB)에서도 ‘이도류’로 성과를 내는 상황. 그리고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다른 ‘이도류’ 선수들도 올해부터
등장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안인산의 투타 겸업 여부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겸업하지 않는다면 어떤 포지션을 선택할지도 팬들의 관심 사항. 한 SK의 팬은 최정과 김광현을 언급하며 그의 선택을 궁금해했다.
그는 자신의 투구와 타격에 대해, 그리고 투타 겸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는 투수로는 빠른
공과 묵직한 구위를 가지고 있고, 공의 회전수가 좋은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단점은 주자를 묶는 것과 적은 투구 수로 이닝을 쉽게 채우는 것이 잘 안 됩니다. 타자로는 공을 때리는 순간 임팩트가 좋아서 타구가 빠른 편이고, 선구안이
좋습니다. 단점은 투수에게 타이밍을 잡는 것과 2스트라이크
이후에 타율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인 것 같아요.]
[투타 겸업은 올해도
합니다. 하지만 프로에 가서 하나만 집중할 생각이고요. 아무래도
투수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요.]
#4. 투수 안인산
많은 사람들이 그의 투수로의 재능을 더 높게 평가하고, 선수 본인도 인터뷰를 시작할 당시 자기소개를 “투수 안인산입니다.”라고 한 만큼 투수 안인산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앞서 본인이 직접 밝힌 것처럼 묵직한 구위의 속구를 던지는 안인산은
아직 고등학생임에도 최고 152km를 던진 적이 있는 파이어볼러다. 웬만한
프로 1군급의 투수들과 견주어도 스피드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그는
본인의 구종 옵션과 상태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밝혔다.
[저는 직구, 슬라이더가 가장 자신 있고, 그 두개는 어느 상황이든 던질 수 있습니다. 체인지업은 좌타자를 상대할 때 요긴하게 써먹고, 커브는 가끔 카운트를
잡는 각이 크고, 느린 변화구입니다. 직구는 좋을 때 150이 넘고, 평균 140중반은
나옵니다. 나머지 구종들은 130대이고, 커브는 120밑으로 나옵니다.]
그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데,
자연적인 테일링 무브먼트가 붙어 나오는 공을 던진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는 포심을 던지는데
공이 지저분한 편입니다. (투심성 테일링인지 커터성 테일링인지 묻자)
둘 다 테일링이 걸리는 것 같아요. 공 회전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또한 프로에 있는 누군가에게 한가지 구종을 배울 수 있다면 리그를
대표하는 영건인 키움 최원태의 투심을 배워보고 싶다고 밝히며 변형 패스트볼에 대해서도 열린 생각을 드러냈다.
[저는 투심을 조금
연마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투심 구사를 잘하는 투수인 최원태 선수에게 배워보고 싶습니다.]
그는 본인이 불펜 투수에 어울린다고 평가하는데,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내구도가 있다는 점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제가 프로 무대에서
던지려면 불펜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제 투구 스타일이 강력한 구위로 누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닝을
많이 소화하기는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교 때는 선발이나 롱릴리프도 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5. 탄탄한 하체와 깊은 생각
어느 운동에서건 하체의 중요성은 수십번, 수백번을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야구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하체를 이용해서 공을 던지는 투수와 그렇지 않은 투수의 구위 차이는 크기 마련이다. 안인산은 투구 시 하체의 이용과 중심이동을 굉장히 중요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를 위해 하체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하체 사용을 하기
위해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점프 운동, 순발력 운동들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투구동작에서 골반을 태워서 나간다는 느낌으로 중심이동을 시켜줍니다.
(투구 영상 1) & (투구 영상2)
▲
연습투구 영상을 통해서도 탄탄한 하체가 안인산의 투구를 지탱하는 가장 큰 포인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훈련을 꾸준히 해온 안인산의 하체는 굉장히 탄탄하다. 얼핏 영상으로만 봐도 그의 허벅지가 굉장히 탄탄하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안인산은 굉장히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쉬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그런 날에도 다음날을 위해 준비한다. 그리고 본인의 습관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마운드에서, 타석에서 침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는 쉴 때 많이
돌아다니거나 체력을 써가면서 노는 것을 피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먼저 잠을 많이 자려고 하고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프로야구 중계를 많이 봅니다. 푹 쉬어야 다음날 운동할 때 몸이 가볍더라고요. 그리고 쉬는 날
저녁에 20분 정도 뛰면서 땀을 내면 다음날 몸이 좋습니다. 그것도
제 루틴입니다.]
[저는 마운드에서
심호흡을 하려고 하고, 공이 안 들어가면 로진을 만지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안타를 맞으면 좀 더 템포를 천천히 던지려고 합니다. 타석에서는
결과를 먼저 생각해버리면 좋지 않은 결과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생각을 비우려고 합니다.]
또한 본인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그를 보완하기 위한 훈련을 해왔으며, 강한 멘탈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제가 어깨 유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서 그걸 보완하려고 동계훈련때 틈틈이 운동했습니다. 그리고 좀 더 강한 멘탈을
가져야 된다는 점을 느꼈고요. 1군 프로선수가 되려면 보통 멘탈로는 힘들겠더라고요.]
그에게 야구를 시작한 이후 힘들었던 때를 물어보자 지명을 앞두고
있는 올해를 꼽았다. 프로 지명을 결정하는 졸업시즌을 앞두고 있는 모든 선수들이 그러하듯, 그도 졸업시즌을 맞이하는 것에 다소의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부담감마저도 성장의 밑거름으로 만들려는 성숙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저는 3학년 올라와서 좀 힘든 것 같습니다. 심리적으로도 좀 부담이 되고요. 주위에서는 작년에 다 보여줬으니까 편하게 하라고 말씀하시는데, 작년보다
더 잘하려는 생각과 욕심이 생겨서 요즘 잘 안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의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해서
올라간다면 저 개인적으로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한국 야구의 얼굴을 꿈꾼다
어릴 적부터 프로 지명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온 안인산은 프로
무대에서 작년과 재작년 신인왕을 차지했던 선배들인 KT의 강백호와 키움의 이정후를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꼽았다.
[저는 강백호 선수와
이정후 선수랑 대결을 해보고 싶어요. 강백호 선수는 제가 1학년
때 연습게임에서 대결을 해봤는데 정말 느낌이 남달랐어요. 경기가 끝나고 저에게 볼 끝이 좋다고 칭찬을
해줘서 기분도 좋고 동기부여가 많이 됐습니다. (당시 결과 투수 땅볼)
이정후 선수는 ‘좋은야구캠프’라는 행사 때 봤는데, 그때 저보고 프로에서 한번 붙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해서 이정후 선수랑도 대결을 해보고 싶습니다.]
▲ ‘좋은야구캠프’에서 만난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와 야탑고 안인산.
안인산은 현시점의 안인산에게 60점을
줬다. 그러면서 당차고도 멋진 목표를 밝혔다.
[100점 만점에
60점입니다. 국내 최고의 선수가 된다면 100점을 주고 싶습니다. 현재는 절반 조금 넘어온 것 같아서 60점을 주고 싶습니다. 아직 부족하고 보완할 점이 많습니다.]
[(이정후, 강백호처럼) 저도 입단해서 신인왕을 꼭 받고 싶고요. 나중에는 꼭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많이 응원해주세요. 언젠가는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겠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안인산이라는 선수는 본인에 대해서
굉장히 잘 알고 있고, 어떻게 성장할지 계획이 있으며, 목표가
뚜렷하다는 점이었다. 그는 목표로 삼아왔던 1차 지명을 시작으로
자신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 안인산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P.S. 케이비리포트와
다음스포츠 독자에게 보내는 야탑고 안인산의 영상 편지
(동영상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