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빡꾸의 세이버메트릭스] 볼넷과 삼진 기록만으로 선구안에 의한 기여도를 확인하는 방법은?
양준혁-장성호의 선구안은 얼마나 뛰어났을까?
삼진아웃은 적게 당하면서,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타자는 득점 기여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쓸데없는 아웃카운트 소비는 적고, 볼넷에 의한 출루가 많기 때문이다.
삼진 대비 볼넷을 많이 얻어내려면 타자는 뛰어난 선구안과 타석에서의 인내심, 그리고 상당한 수준의 컨택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와 관련한 타자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지표로 볼넷/삼진비(BB/K), 볼넷-삼진 비율 차이(BB%-K%), 등 선구안 관련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엔 이러한 능력으로 타자가 기여한 점수를 산출해보고자 한다.
계산식은 아래와 같다.
타자가 얻어낸 볼넷에 0.4를, 삼진아웃엔 -0.3을 곱한 후 이를 더한 값이다.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볼넷은 기대득점을 약 0.4점 높이고, 삼진아웃은 기대득점을 약 0.3점 낮추기 때문이다. 당연히 볼넷이 많고 삼진이 적은 타자일수록 수치가 높으며, 또 타석이 많을수록 기여도가 누적된다.
보통 삼진은 타석당 18%, 볼넷은 타석당 9%이기 때문에, 한 시즌 약 500 타석을 기준으로 했을 때 90개의 삼진과 45개의 볼넷을 얻는다고 가정하면 평균값은 약 -9점이다. 이 값이 플러스이면 볼넷과 삼진 비율이 준수한 타자라 볼수 있다.
2000시즌 이후 단일시즌 기준으로 볼넷-삼진 스코어가 가장 높았던 선수들은 다음과 같다.
이 기간 상위 20위 까지 중 장성호와 양준혁이 각각 5번, 3번이 랭크됐다.
장성호는 프로 20시즌 동안 통산 879개의 삼진을 당하는동안 1101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이로 인해 통산 출루율이 무려 .394에 이른다.
양준혁 역시 프로 18시즌 통산 910개의 삼진을 당하며 1278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통산 출루율은 무려 .421이다.
한편 스코어가 가장 높았던 시즌은 심정수의 2003년이다. 그는 2003년에 무려 53개의 홈런을 기록했는데, 볼넷-삼진 비율도 1.97로 역대급의 시즌이었다.
한편, 올시즌 볼넷-삼진 기여도가 높은 타자들은 다음과 같다. (6/24 기록 기준)
현재까지 가장 인상적인 볼넷-삼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타자는 두산 김재호다. 6/24기준 김재호의 타율은 .281으로 3할 타율에 미치지 못하지만 볼넷 비율은 높아 출루율이 무려 .400에 이른다.
볼넷-삼진 스코어는 인플레이 타구의 영향을 배제한 스탯이다. 따라서 외부의 요인을 배제하고, 타자의 선구 능력을 설명해 줄 수 있다.
이 지표는 볼넷과 삼진 기록만으로 간단히 타자의 선구안에 의한 기여도를 쉽게 확인할수 있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기록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suxism.com]
글: 세이버메트릭스 칼럼니스트 박지훈(a.k.a 썩빡꾸), 김정학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