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타자들의 전성기, 몇 살이 최고?
[썩빡꾸의 세이버메트릭스] 연령별 평균 OPS의 변화값을 통해 확인한 KBO타자들의 전성기
KBO리그에서 타자들이 전성기를 맞는 나이대는 언제일까? 당연히 선수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다만 평균적인 경향성은 찾을 수 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인 노화를 겪기 때문이다.
이를 나타낸 것이 선수의 노화곡선(aging curve)이다.
이를 근거로 했을 때 흔히 타자의 전성기는 대략 만 27~29세로 알려져 있다. 정말 그런지 확인해보자.
2010년 이후 KBO타자들의 OPS 성적을 기준으로 이를 확인해 봤다.
간단하게 연령에 따른OPS 평균값을 확인하면 될 것 같지만, 그러면 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 문제가 발생한다.
즉, 연령별로 그 나이대에 잘했던 선수들만 주로 분석대상이 되어, 실질적인 노화에 따른변화를 확인할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를 테면, 19~22살 타자들의 평균 OPS는 프로 입단 초기부터 성적이 좋은 이정후-강백호 같은 엘리트들이 주로 대상이 되고 반면 39~42살 평균 OPS는 노화가 천천히 진행된 특수한 티지들만이 대상이 된다.
이렇게 되면 연령별로 전혀 다른 성향의 선수들이 분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연령별 OPS의 평균을 구하는 대신, 나이가 한살씩 증가할 때마다 OPS의 평균 변화값을 측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어지는 두 시즌에서 모두 10타석 이상을 기록한 타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편향을 줄이기 위해 타석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하면, 각 연령별 동일한 선수들의 성적 변화로, 노화 곡선을 비교적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얻어진 노화 곡선(aging curve)는 다음과 같다.
*KBO 타자들의 연령대 별 평균 OPS의 변화값
샘플이 많지 않아, 연도별 결과에 변동성이 크다.
이러한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해, 주변 5년치의 결과를 평균하는 방식으로 다시 계산하면 다음과 같이 훨씬 부드러운 그래프가 얻어졌다.
위 결과에 의하면, 타자들의 전성기는 만 28~29세이다. 28살까지 타자의 OPS는 꾸준히 증가하고, 그 이후부터는 감소한다.
* 올시즌 중 만 28세가 되는 LG 유강남
특히 만 35살 이후부터는 하락세가 급격히 심해진다.
만 34살 시즌은 전성기 대비 평균 OPS가 약 0.05 낮다. 또, 만 36살 시즌은 전성기 대비 평균 OPS가 약 0.1 더 낮다.
이를 보면, 30살 후반에 뛰는 타자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수 있다. 그들은 이대호처럼 전성기에 워낙 잘했거나, 박용택 처럼 노화가 더디게 진행된 매우 예외적인 케이스이다.
* 만 41세 시즌을 마치고 은퇴할 예정인 LG 박용택
물론, 이와 같은 분석 방법도 한계점은 있다.
여기에선 샘플 숫자를 늘리기 위해 시즌별 10타석이상을 소화한 타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10타석의 OPS는 노이즈가 클 수 밖에 없다.
또, 2010년 이후만을 분석 대상으로 하긴 했지만, 연도별 리그 OPS 수준에 차이가 있을수 있다. 이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OPS+(조정 OPS)나 wRC+(조정 득점생산력)과 같이 리그 수준을 고려한 조정스탯을 사용하는게 더 낫다.
또, 선수들의 성향에 따라 노화 곡선이 다를수 있다. 이 결과는 여러 성향의 타자들이 모두 포함된 평균적인 결과일 뿐이다.
[기록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suxi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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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세이버메트릭스 칼럼니스트 박지훈(a.k.a 썩빡꾸), 김정학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