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시프트 뚫은 김현수 기습번트 안타
메이저리그 한국인 선수 중 김현수가 유일하게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이대호, 강정호, 최지만은 선발로 경기에 출전했지만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습니다.
다만 이대호는 무안타에 그쳤지만 타구질이 좋은 편이었고 타격감을 조금씩 회복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강정호는 본래 강하던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가 11:6으로 이겨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던 박병호는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해 타율이 0.286에서 0.272로 떨어졌습니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추신수는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어 8월 5일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재활 중인 류현진은 투구를 재개한 상태가 아니지만 다저스 로버츠 감독은 그가 올 시즌 중 마운드에 돌아올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본격적으로 30일 한국 선수들의 활약상을 살펴보겠습니다.
김현수 4타수 1득점 1안타 1삼진 fWAR 1.1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후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김현수는 1회부터 상대 수비 시프트를 역이용하는 영리한 플레이를 했습니다.
김현수는 볼카운트 3-0에서 3-1이 되자 다음 공이 스트라이크로 올 것이라고 예상해 기습 번트를 시도합니다. 볼이 되는 코스라면 배트를 거둬들여 볼넷으로 나가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김현수는 바깥쪽으로 치우친 86마일 패스트볼이 들어오자 번트를 댔고 토론토는 수비 시프트로 인해 김현수의 타구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김현수는 1회부터 기분좋은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김현수는 두번째 타석에서 라인에 살짝 닿은 것 같은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지만 파울로 판정되었습니다. 결국 6구째 바깥쪽 낮게 빠지는 체인지업에 속아 삼진을 당했습니다.
김현수는 세번째 타석에서는 바깥쪽 빠지는 체인지업을 공략했지만 땅볼 아웃이 되고 말았습니다. 상대 투수 마크로 에스트라다의 체인지업은 올 시즌 구종 가치 5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상대하기 까다롭습니다. 에스트라다의 체인지업은 수직 움직임이 패스트볼과 유사하며 구속차가 11.11마일(17.9km/h) 정도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네번째 타석에선 불펜 투수 호아킨 베노아가 던진 94마일 패스트볼을 잘 받아쳤으나 좌익수 플라이 아웃이 되고 말았습니다. 타구속도는 97마일 비거리 348피트로 기록되었습니다.
올 시즌 김현수의 수비시프트 기록을 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김현수는 수비시프트가 없을 때는 타율 0.276를 기록한 반면 수비시프트가 있을 때는 무려 0.483로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비시프트 타율 순위, 30타수 이상 |
1위 0.514 닉 카스테야노스, 35타수 2위 0.483 김현수, 60타수 3위 0.469 커트 스즈키, 32타수 수비시프트 없을 때 김현수의 타율 0.276, 76타수 |
위 타율 기록만 보면 김현수를 상대로 수비시프트를 거는 것은 도리어 해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상대 팀들이 계속해서 김현수에게 수비 시프트를 시도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현수의 올 시즌 타구 분포도에 답이 있습니다. 1루와 2루에 타구들이 밀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면 김현수에게 수비 시프트를 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김현수에게 수비 시프트를 걸지 않았다면 더 많은 안타를 허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수비시프트를 농락하는 듯한 김현수의 플레이가 인상적인 경기였습니다.
이대호 3타수 무안타 1삼진, fWAR 0.3
이대호가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타격감은 지난번 경기보다 좋아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시카고 컵스 선발 투수 존 레스터가 좋은 피칭을 보였습니다.
이대호를 포함한 시애틀 타선은 존 레스터를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레스터는 이날 6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7삼진으로 2.95 ERA를 기록했습니다.
존 레스터는 이대호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 패스트볼과 커터로 공략해왔습니다. 한가운데 들어오는 패스트볼은 파울이 되었고 커터가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공략했지만 타구가 너무 떠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습니다. 타구 속도는 97마일, 비거리는 327피트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대호는 두번째 타석에서 볼카운트 2-2 상황이 되자 바깥쪽 낮게 빠지는 변화구를 생각했나 봅니다. 존 레스터는 변화구를 던지지 않고 바깥쪽 높게 93마일 패스트볼을 던졌고 이대호는 노림수가 적중하지 못했는지 헛스윙하고 말았습니다.
이대호는 세번째 타석에서 존 레스터가 던진 초구 93마일 패스트볼을 자신있게 돌렸습니다. 비록 파울이 되었지만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대호는 2구째 92마일 패스트볼을 힘차게 돌렸습니다.
이대호의 타구 속도는 99마일, 비거리는 334피트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쉽게도 이 타구는 우익수 쪽으로 향해 이대호는 플라이 아웃이 되었습니다. 이대호가 3타수 무안타로 마감했지만, 이날 타구질이 좋았고 전체적으로 타이밍이 나쁘지 않아 조만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 예상됩니다.
강정호 4타수 무안타 1삼진, fWAR 1.1
강정호를 비롯해 피츠버그 타선은 밀워키 선발 투수 주니어 게라를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주니어 게라는 신인 투수로 올해 7승 2패 2.70 ERA 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입니다.
주니어 게라는 포심 패스트볼이 93.3마일로 평범한 편입니다만, 그의 스플리터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포심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259이고 스플리터 피안타율은 0.095로 매우 뛰어납니다.
강정호는 2회 첫타석에서 가운데 들어오는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파울을 만들었고 주니어 게라의 스플리터에 삼진을 당하고 맙니다.
게라는 5회 강정호의 두번째 타석에서 커브 2개를 던진 뒤 가운데 몰리는 92마일 패스트볼을 던졌습니다. 강정호는 실투에 가까운 이 공을 공략했지만 내야 플라이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강정호는 7회 두번째 타석에서도 마찬가지로 한가운데 몰린 94마일 패스트볼을 노려쳤지만 뜨고 말았습니다. 타구 속도 101마일, 비거리 333피트로 측정되었습니다.
강정호는 9회 불펜 투수 제리미 제프리가 몸쪽으로 던진 96마일 패스트볼을 쳤지만 타구 속도 76마일로 강한 타구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 타구는 먹힌 땅볼이 되어 아웃되고 말았습니다.
강정호는 강점을 보였던 패스트볼을 상대로 타이밍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장타가 나올만한 코스로 들어온 패스트볼 조차 안타로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강정호는 이날 수비에서 아주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공격에서 4타수 무안타로 타격에서는 아직 감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현재 타율은 0.236으로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