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리포트] 멀티 출루 추신수, 타이밍 도둑맞은 김현수

▲1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김현수 (출처: 볼티모어 구단 SNS)ⓒ 볼티모어 오리올스

추신수가 3타수 1안타로 부상 복귀 이후 뜨거운 타격감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추신수는 왼손 선발 투수이자 떠오르는 신성 타일러 앤더슨에게 고전했으나 불펜 투수 아담 오타비노를 상대로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김현수는 1안타를 기록하며 1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지만 뜻대로 풀리잔 않은 경기였습니다. 김현수는 뜬공 안타가 거의 나오지 않았는 편인데 외야수 사이에 공이 떨어지면서 행운의 안타를 기록하였습니다. 

오승환은 소속팀 세인트루이스가 신시내티에게 4:0으로 지고 있다가 9회 말 4:5로 역전승을 거두는 바람에 등판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오승환은 오늘까지 4일째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대호는 신인상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오른손 투수 마이클 풀머가 선발로 등판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아담 린드는 3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고 소속팀 시애틀이 이겨 일본인 투수 이와쿠마가 13승을 달성했습니다. 

강정호, 박병호, 최지만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오늘은 김현수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8월 9일 기준 코리안리거 주요성적ⓒ 베이스볼젠

김현수 4타수 1안타 1삼진, fWAR 1.4

김현수가 10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김현수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타격이 뜻대로 되지 않아 타격 영상을 살펴보면서 문제점을 찾을 예정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김현수는 문제점으로 자신의 타이밍을 지적했습니다. 

9일 경기에서 김현수의 타격 타이밍이 좋지 못했습니다. 이전까지 김현수는 땅볼 타구를 치면 안타가 될 확률이 높고 뜬공이 되면 아웃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정반대의 상황이 나왔습니다. 김현수의 뜬공은 안타가 되고 땅볼은 모두 아웃이 되고 말았습니다. 평소 좋았던 김현수의 모습이 아니였습니다. 

김현수의 평균 땅볼 각도는 -6.4˚로 메이저리그 평균 -10˚보다 예리합니다. 김현수의 땅볼 평균 타구 속도는 92.7마일로 리그 평균 86.8마일보다 5.9마일 더 빠르고 비거리 또한 10피트 더 멀리 나갑니다. 김현수는 땅볼 타구의 질이 좋아 리그 평균 땅볼 타율 0.248보다 더 높은 타율 0.368를 기록 중입니다. 

김현수는 1회 첫번째 타석에서 켄달 그레이브맨의 95마일 싱커를 잡아 당겼으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습니다. 김현수의 올시즌 싱커 타율은 0.429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김현수의 타구 속도는 93마일로 나쁘지 않았으나 평소에 친 땅볼 각도보다 예리하지 못해 2루수가 충분히 잡을만큼 타구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3회 김현수 vs 켄달 그레이브맨 (출처: MLB.com)ⓒ MLB.com

김현수는 3회 두번째 타석에서 올시즌 두번째 뜬공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안타가 될 확률은 "직선타 > 땅볼 > 뜬공"으로 공이 뜨면 홈런이 아닌 이상 안타가 나올 확률이 매우 떨어집니다. 

김현수는 뜬공으로 29타수 3안타(홈런 2개 포함) 타율 0.103을 기록했고 홈런을 제외한 27타수 1안타로 BABIP(인플레이타구의 타율) 0.037을 기록했습니다. (나머지 2개의 홈런은 직선타로 분류됨)

김현수 뜬공 안타 0.103 , 메이저리그 평균 뜬공 안타 0.224
김현수 뜬공 BABIP 0.037, 메이저리그 평균 뜬공 BABIP 0.100

김현수가 뜬공 안타가 낮은 이유는 홈런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홈런을 제외한 뜬공 BABIP이 낮은 이유는 김현수가 친 뜬공이 주로 수비수 근처로 떨어져 아웃되었기 때문입니다. 

뜬공이 안타가 되기 위해서는 외야수 뒤로 가는 강한 타구를 날리거나 아예 빗맞아 내야수와 외야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타구 또는 외야수들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가 나와야야 하는데 김현수의 뜬공 타구 대부분은 수비수가 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떨어졌습니다. 

▲김현수의 타구유형별 타율ⓒ 베이스볼젠

김현수는 홈런을 지향하는 파워히터가 아니기 때문에 뜬공 안타 비율보다 직선타나 질좋은 땅볼을 치는 것이 유리합니다. 

두번째 타석에선 김현수의 뜬공은 평소답지 않게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로 떨어졌고 운좋은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김현수의 경기 후 인터뷰처럼 정타로 맞지 않았고 타구 속도는 80마일, 비거리는 291마일로 측정되었습니다. 

5회 김현수는 초구 스트라이크존 밑으로 빠지는 싱커를 쳤지만 타이밍을 뺏긴 탓인지 힘없는 땅볼에 그치며 아웃되고 말았습니다. 

8회에도 김현수는 불펜 투수 라이언 덜이 4개의 패스트볼을 바깥쪽으로 공략해오자 바깥쪽 공에 중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김현수는 아쉽게도 유인구로 몸쪽 낮게 오는 패스트볼에 대처하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을 당했습니다. 

김현수는 경기 후 상대 투수의 실투를 많이 놓쳤다는 말을 남겼는데 경기를 분석해 본 결과 실투로 보이는 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상대 투수가 좋은 피칭을 했습니다. 

김현수가 부진했다기 보다는 상대 투수가 김현수의 타이밍을 뺏어내기 위해 좋은 피칭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신수 3타수 1안타 1볼넷, fWAR 0.9

추신수를 비롯해 텍사스 타자들이 콜로라도 선발 투수 타일러 앤더슨에게 고전했습니다. 타일러 앤더슨은 지난 등판에서 다저스 상대로 잘 던져 주목을 받았습니다. 

앤더슨은 2011년 1라운드 20번째 지명받았던 선수로 6월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4승 3패 3.25 ERA를 기록하며 콜로라도 선발 투수 중에서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입니다. 

앤더슨이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에서 3점대 초반 평균자책점을 냈다는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앤더슨은 콜로라도 탑 유망주였던 존 그레이보다 덜 알려져 있습니다. 

앤더슨은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에 구장과 리그를 보정한 FIP- 기록을 살펴보면 71로 메이저리그 전체 8위에 올라 있습니다. 앤더슨은 볼넷 비율(BB%)이 4.7%으로 8위에 랭크될 정도로 볼넷은 적게 주는 투수입니다. 

그는 삼진 비율(K%=20.6)이 높지 않으나 54.9%로 땅볼 부분 7위로 땅볼에 일가견이 있는 투수입니다. 앤더슨은 왼손 투수로 구속이 평범하지만, 특별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커쇼처럼 투구 시 정지 동작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칙 투구폼을 가지고 있는 투수를 처음 접하는타자들은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습니다.

▲타일러 앤더슨의 투구 중 정지동작 (GIF 출처: MLB.com 경기 클립에서 발췌)ⓒ MLB.com

추신수는 첫타석에서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난 타일러 앤더슨 상대로 86마일 바깥쪽 낮게 들어오는 커터를 당겨쳤고 투수앞 땅볼로 물러났습니다. 

앤더슨은 추신수의 두번째 타석에서도 모든 구종을 낮게 던지며 땅볼을 유도하려고 유인했으나 추신수는 말려들지 않고 볼넷을 얻었습니다. 

추신수는 세번째 타석에서 91마일 몸쪽 패스트볼을 쳤으나 타이밍이 늦어 먹힌 타구가 나와 앤더슨의 의도대로 땅볼로 아웃되고 말았습니다. 

추신수는 왼손 투수 타일러 앤더슨에게 막혔지만, 바뀐 우완 불펜 투수 아담 오타비노 상대로 95마일 패스트볼을 받아쳐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 냈습니다. 

▲8회 추신수 vs 아담 오타비노 (출처: MLB.com)ⓒ MLB.com

추신수는 1안타 1볼넷으로 제 몫을 했지만 득점과 연결되진 못했습니다. 텍사스는 콜로라도에게 1:3으로 뒤졌으나 9회 3득점에 성공해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텍사스는 추신수 복귀와 이적생 조나단 루크로이와 카를로스 벨트란의 활약과 맞물려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 3연승을 달리고 있습니다. 

최근 타격감이 뜨거운 추신수는 5연속 안타를 이어나갔고 타율(0.273)과 출루율(0.385)을 소폭 끌어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