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잔류 선수, 모두가 ‘미담 사례’가 됐을까?
FA 이적 선수의 활약 여부는 시즌 내내 관심대상이다. 반면 원 소속 구단에 잔류한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기 마련이다. 원 소속 팀에 대한 충성심으로 인해 미담 사례처럼 간주되는 측면도 있다. 잔류를 선택한 선수들의 올 시즌 활약은 어떨까.
▲ FA 잔류 투수(자료: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마정길(넥센)과 채병용(SK)는 저비용 고효율 FA 잔류 선수다. 2년 6억 2천만 원에 잔류한 마정길은 45경기에서 6승 1패 9홀드 4.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2+1년 10억 5천만 원에 잔류한 채병용은 53경기에서 3승 1패 8홀드 3.7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불펜에서 궂은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 넥센 마정길 ⓒ 넥센 히어로즈 |
3년 30억 원으로 ‘영원한 LG맨'으로 남은 이동현은 31경기에서 3승 2패 2세이브 4홀드 5.22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4년 40억 원에 계약을 맺은 송승준(롯데) 역시 10경기에서 1승 2패 8.71의 평균자책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상과 부진에 신음하고 있는 이동현과 송승준은 현재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다.
▲ FA 잔류 타자 (자료: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두산에 잔류한 두 내야수의 성적도 좋지 않다. 4년 38억 원에 계약한 오재원은 0.276의 타율 2홈런 38타점 0.692의 OPS(출루율+장타율)로 국가대표 내야수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1년 5억 원에 계약을 맺은 고영민은 올 시즌 1군 기록이 없다. 퓨처스에서도 단 3경기에만 출전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 때문이다.
▲ KIA 이범호 ⓒ KIA 타이거즈 |
이택근(넥센)과 이범호(KIA)는 각각 4년 35억 원, 3+1년 36억 원으로 잔류했다. 이택근은 타율 0.303 5홈런 41타점 0.764의 OPS를, 이범호는 0.297의 타율 21홈런 75타점 0.898의 OPS를 기록 중이다. 두 베테랑 타자는 개인 성적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 위주의 팀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까지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반면 SK에 잔류한 베테랑 타자들은 그럭저럭한 상태다. 4년 30억 원에 계약한 박정권은 0.275의 타율 12홈런 44타점 0.762의 OPS, 1+1년 5억 5천만 원에 계약한 박재상은 0.298의 타율 6홈런 32타점 0.794의 OPS를 기록 중이다.
한화에 잔류한 김태균과 조인성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4년 84억 원에 잔류한 김태균은 0.352의 타율 10홈런 82타점 0.975의 OPS로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중심타자 다운 모습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2년 10억 원에 계약한 조인성은 0.155의 타율 3홈런 7타점 0.426의 OPS에 그친 끝에 7월 말 1군에서 제외됐다.
▲ 삼성 이승엽 ⓒ 삼성 라이온즈 |
2년 36억 원으로 모두가 예상했던 잔류를 선택한 이승엽(삼성)은 ‘라이언 킹’의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유지하고 있다. 0.289의 타율 20홈런 84타점 0.880의 OPS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삼성의 추락으로 인해 이승엽의 분전이 빛이 바래는 측면이 있다.
▲ kt 김상현 ⓒ kt 위즈 |
3+1년 17억 원으로 kt에 잔류한 김상현은 공연음란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며 지난달 13일 임의 탈퇴 처리된 상태다. 임의 탈퇴에 앞서 김상현은 0.225의 타율 11홈런 32타점 0.689의 OPS로 저조했다.
FA 잔류 선수들 중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친 선수는 의외로 많지 않다. FA 이적 선수들의 계약 규모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 에서 잔류 선수에 대한 대우가 ‘퇴직금’인지, ‘미래 가치’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