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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야잘잘' 이대호의 후반기 슬럼프, 진짜 이유는 바로?

2016-08-17 수, 13:32 By KBReport




시즌 개막 전 바늘구멍같아 보이던 메이저리그 입성 후 주전 1루수로 도약하며 많은 기쁨을 주던  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가 후반기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먼저 이대호의 전반기 성적을 살펴보면 타율 0.288, OPS(출루율+장타율) 0.844, wRC+(조정득점창출력) 129,  홈런 12개, 타점 37개를 기록했다.


이대호의 전반기 타율은 시애틀 팀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훌륭했다. 주전 선수에 비해 경기 출장이 절반 가량인 상황에서 기록한 타점과 홈런 수는 놀라운 수치였다. 하지만 이대호의 방망이는 후반기 타율 0.115, OPS 0.457, wRC+ 29로 완전히 식어버린 상태다. 


이대호의 부진은 손목 부상이 그 시작이었다. 손목 부상 탓이었는지 제대로 맞아도 공이 뻗지 않았고 운이 없게도 잘맞은 타구가 수비수에게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대호가 후반기 부진한 진짜 이유는?


이대호의 후반기 BABIP(인플레이타구의 타율)은 0.147로 6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에서 최저 수준이다. 이대호의 후반기 BABIP은 메이저리그 타자 전체 BABIP 0.294와 이대호의 전반기 BABIP 0.307과 비교해도 확연히 떨어진 수치다.


무엇이 이대호의 후반기 BABIP을 낮게 만들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먼저 올 시즌 높은 BABIP을 기록 중인 선수들을 찾아보자. 크리스티안 옐리치(BABIP 0.370 타율 0.296), 스탈링 마르테(BABIP 0.360, 타율 0.290), 조나단 비야르(BABIP 0.358, 타율 0.264)가 타율에 비해 BABIP이 높은 선수들이다.


이 세 선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도루 20개 이상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BABIP이 높은 타자는 위 열거한 선수들처럼 주력이 빠르며 직선타의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


이대호는 발이 느리기 때문에 BABIP에서 일정부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타자다. 빌리 해밀턴과 디 고든처럼 발빠른 선수들에게 땅볼은 내야 안타로 이어질 확률이 높지만, 이대호나 데이빗 오티즈 같이 느린 선수에게 땅볼은 아웃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발 빠른 선수 땅볼 타율

빌리 해밀턴 0.387

조나던 비야르 .358

디 고든 .325


발 느린 선수 땅볼 타율

이대호 0.183

데이빗 오티즈 0.139

프린스 필더 0.093


이대호는 후반기 성적이 좋지 못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전반기보다 많은 땅볼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의 땅볼 비율은 전반기 51.1%에서 후반기 60%로 약 9% 늘어났다.


안타 확률이 높은 직선타는 전반기 23%에서 후반기 17.1%로 약 6% 감소했다. 홈런이 나오는 뜬공 타구의 비율 역시 전반기 25.9%에서 22.9%로 3% 감소했다.



이대호의 8월 땅볼 비율은 64.7%로 상대하는 모든 투수들을, 땅볼유도가 뛰어난 볼티모어 마무리 투수 잭 브리튼 급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이대호는 타격 조정을 통해 타구 각도를 높여 땅볼 타구는 줄이고 직선타와 뜬공 비율을 늘려야 한다.


땅볼을 제외하고 다른 타구에는 문제가 없을까?



위 표에서 타율이 3할이 넘는 타구 각도는 0~30이고 타구 속도는 95마일 이상일 때이다. 본 기사에서는 편의상 타구 각도가 0~30도 이내에 있고 타구 속도가 95마일 이상일 때 "좋은 직선타"라고 정의하도록 하겠다.


이대호가 "좋은 직선타"를 쳤을 때 전반기 타율과 비교해서 후반기 타율은 어떤지 살펴보자.



좋은 직선타가 나왔을 때 메이저리그 평균 타율은 0.674이다. 이대호가 전반기에 좋은 타구를 날렸을 경우 타율 0.636를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평균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후반기들어 좋은 직선타가 나왔을 때 타율이 0.333에 그치고 있다. 메이저리그 평균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중 몇몇 타구는 정말 날카로운 타구였지만 야수 정면으로 향해 불운하게도 아웃되고 말았다.


이대호는 후반기 땅볼을 많이 쳤는데 이 때는 운이 좋았을까? 본 기사에서는 편의상 타구 각도 -10~0도 사이, 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일 때 "좋은 땅볼"이라고 정의하도록 하겠다. 


"좋은 땅볼"의 메이저리그 평균 타율은 0.367이고 이 경우 이대호의 전반기 타율은 0.286였다. 이대호의 후반기 좋은 땅볼 타율은 0.000이다.


후반기들어 좋은 땅볼을 쳤을 때 수비수 정면으로 가거나 좋은 수비에 걸려 안타가 될만한 타구가 모두 아웃되고 말았다. 후반기 이대호는 전반기에 비해 불운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요약컨데 이대호가 후반기 부진에 빠진 주된 이유는 땅볼타구의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탓이다. 거기에 운까지 따라주지 않아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후반기들어 BABIP신의 철저한 외면을 받고 있는 이대호가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타구각도를 높이는 조정이 시급해 보인다.


[기록 및 내용 참조 : MLB.com, 팬그래프, 베이스볼젠, ESPN, 브룩스베이스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