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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SK 김광현 불펜 활용, ‘김용희식 시스템 야구’인가?

2016-08-18 목, 23:02 By KBReport
리그 4위 SK 와이번스가 일진일퇴를 반복하며 좀체 5할 승률을 넘어서질 못하고 있다. 다시 독주채비를 갖춘 선두 두산에게 주중 2연전 연패를 당하며 힘의 차이를 느낀 것이 컸다.

특히 지난 18일 문학 두산 전에선 경기 내내 끌려간 끝에 5:9로 패했다. 직전 경기 kt를 상대로 최고의 호투를 보였던 선발 켈리가 5.2이닝 7피안타 4사사구 5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버텨내지 못했고. 타선은 3회 말부터 5회 말까지 3이닝 연속으로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3:5로 SK가 뒤진 7회 초 1사 1루. SK 에이스 김광현이 구원 등판했다. 김광현은 김재환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2사를 잡았다. 하지만 양의지를 상대로 던진 초구 변화구가 높아 우월 2점 홈런을 얻어 맞았다. 3회 초부터 시작된 소강상태가 무너지는 홈런이었다. 

SK 에이스 김광현ⓒ SK 와이번스


피홈런으로 누상에서 주자가 사라졌지만 이후 김광현은 3연속 피안타로 추가 1실점했다. 2사 1, 2루에서 오재원의 적시타를 내줄 때의 구속은 141km/h에 그쳤다. 3:8로 벌어져 승부가 사실상 갈렸다. 

김광현(상세기록 보기)은 이날 0.2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SK는 김광현과 켈리의 원투펀치를 모두 쏟아 붓고도 패해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한마디로 명분도 실리도 다 잃은 뼈아픈 패배였다.

지난 7월 2일 잠실 LG전 도중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강판된 김광현은 한 달 이상 재활에 돌입했다. 

SK 김용희 감독은 재활을 마친 김광현을 8월 16일 1군 엔트리에 등록시키며 불펜 활용을 천명했다. 구원 등판을 통해 경기 감각을 되찾게 한 뒤에 선발로 등판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김광현의 복귀 후 불펜 등판 기록 (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1군 엔트리 등록 당일인 16일 잠실 LG전에 김광현은 팀의 세 번째 투수로 6회 말 등판해 1이닝 동안 1탈삼진을 포함 삼자 범퇴로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등판한 18일 두산전 등판 결과는 매우 좋지 않았다. 

다행인 점은 20일 롯데 전에선 6회 말 무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등판해 파울플라이와 병살타로 실점없이 틀어막으며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이다. 구속도 140km 후반대를 기록하는 등 18일 등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다만 세 번의 구원 등판에서 김광현의 투구 수는 11-13-20구에 불과했다. 선발 투수로의 복귀가 목표라면 투구 수를 점차 늘려나가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렇지 않았다.박희수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광현을 마무리로 활용한 것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김용희 감독은 김광현의 1군 등록에 즈음해 마무리 투입도 고려한다고 언급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김광현이 불펜 투입된 3경기는 모두 SK가 뒤지거나 동점 상황이었다. 

부상에서 비롯된 재활을 마친 선발 투수는 퓨처스에서 차근차근 투구 수를 늘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후 1군에 올라와 70-80개를 던지며 5이닝 정도를 소화하게 한 뒤 통증이 없다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것이 수순이다. 

그런데 김광현은 8월 12일 강화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30개를 던진 것이 유일한 퓨처스 등판이었다. 이후 1군에 등록되어 김광현은 3경기에서 각각 20구 이내를 던졌을 뿐이다. 선발 로테이션 복귀를 위한 정상적인 과정을 밟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SK 김용희 감독. 그의 김광현 활용법은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SK 와이번스


부상에서 돌아온 선발 에이스를 불펜으로 활용하는 것은 치열한 순위 싸움에 임하는 감독에게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경기 중후반 승부처에 투입해 승리를 향한 발판을 마련하는 시나리오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판치는 KBO리그의 현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선발 에이스의 불펜 활용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투수에게 위험신호인 팔꿈치 통증을 겪은 선수인만큼 보다 확실하게 준비해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키는 편이 바람직했을 것이다.

박희수가 이탈한 불펜 사정 상 어쩔 수 없었고 20일 등판에선 소기의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김광현을 불펜에서 점검한 것은 김용희 감독이 평소 주창하는 시스템 야구와도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었다. 

24일 이후 선발 복귀가 예상되는 김광현이 남은 기간 어떤 결과를 보이느냐에 따라 김용희 감독의 이번 선택에 대한 평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이용선 프로야구 필진/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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