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이 선수를 주목하라!
처음이라는 단어는 두려움과 설렘을 공존케 하는 신비한 단어이다. 두려움과 설렘 중 어느 쪽이 더 처음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지 확실한 선을 그을 순 없겠지만, 한가지는 분명한
듯 하다. 처음은 어렵다. 신생구단이 5할의 승률을 거두면, 사실상 우승한 시즌이나 다름 없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프로야구가 창단한 후에 새롭게 탄생한 팀은, 빙그레 이글스, 쌍방울 레이더스, NC 다이노스로 총 3구단이다. (히어로즈의 경우 이야기가 길어지므로 편하게 3구단으로 나눈다.)
1986년 신생팀으로 리그에 참여한 빙그레 이글스는, 그 해에 31승 76패 1무 승률 0.290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한다. 1991년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진입한 쌍방울의 상황은 그보다는
좋았지만 8개의 구단 중 공동 6위에 그쳤다. (52승 71패 3무
승률 0.425)
그리고 2013년, 9번 째 구단으로 NC 다이노스가 1군 무대에 입성했다. 하지만 NC도 신생팀의 두터운 5할의 벽을 넘지 못하고 52승 72패 4무 승률 0.419를 기록하는데 그친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에 리그 3위성적을 거두며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린다.)
사실 KT 위즈의 성적도 큰 기대를 걸긴 어렵다. 일단 경기 수준에 대한 우려는 없게끔 해야 하는 것이 KT의 최우선 과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해줄 KT의 몇몇 주요 선수를 살펴보자.
야수진에서는 김사연을 가장 주목해 볼 만하다.
1988년 생인 우타자
김사연은 퓨쳐스리그에서 2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1위에
올랐다. 여기에 37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도루에서도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0.371의
타율을 기록하며 타율 부문에서도 2위에 올랐다. 2012 퓨쳐스리그에서
나성범이 기록한 성적을 훨씬 웃돌고 있다. (2012 퓨쳐스리그 나성범 홈런 2위, 도루 2위, 타격 11위)
2015시즌에 가장 기대되는 신인 선수이자,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을 수 있겠다.
우타거포 김동명도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김사연과 마찬가지로 1988년 생인 김동명은 삼성에 입단한 당시부터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선수이다. 2014시즌 1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4위에 오르며 기대를 충족시켰다. 일반적인 거포타자와는 다르게, 볼을 잘 골라내는 모습도 보여줬다. (출루율 1위, BB/K 1.84)
두 베테랑 선수도 꽤나 흥미롭다. 신명철과 김상현은 나란히, 2009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 낸 후, 끝없는 성적 하향세를 탔다. 결국 두 선수 모두 자연스레 팀에서 출전기회가 적어졌고,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위해 신생구단 KT에 입단했다. 만약 두 선수, 모두 2009년 시즌의 절반만 해주어도 KT의 화력은 배가 될 전망이다.
투수진에서는 박세웅에 대한 기대가 크다.
144KM정도의 패스트볼과 강력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박세웅은 퓨쳐스리그에서 탈삼진 1위를 기록하며, 강력한 구위를 보여주었다. 여기에 더해 118이닝을 기록하며 이닝에서도 1위를 달성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볼넷이 많다는 점이다. 2014 퓨쳐스리그에서 박세웅은 56개의 볼넷을 기록했는데, 이보다 볼넷을 많이 준 선수는 딱 3명뿐이다. (임기준, 송주은, 진야곱)
하지만 9.38에 이르는 K/9은 4.27이라는 상당히 높은 BB/9을 상쇄할 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아직 21살이라는 점에서, 제구의 문제보다는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에 조금 더 주목해 봐야 한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되어 군면제권을 받은 홍성무는 KT의 뒷문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150KM를 상회하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는 홍성무를 조범현 감독은 제 2의 오승환으로 만들 생각이다. 다만 홍성무의 모습을 시즌 초반에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탓에, 5~6월에나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정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