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육성 뒷전’, 한화의 미래가 어둡다

2016-09-03 토, 17:10 By KBReport

최근 한화 이글스에 쏠린 관심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2007년을 끝으로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한 한을 풀 수 있는지 여부이다. 둘째, 주축 투수들의 연이은 부상 이탈로 인한 김성근 감독의 투수 혹사에 관한 논란이다.

‘성적’과 ‘혹사’로 대변될 수 있는 한화 야구의 키워드 때문인지 정작 한화의 야수진 육성과 미래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뒷전이다. 하지만 야수 중에서 가장 키우기 어렵다는 포수에 대해 한화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한화 차일목 ⓒ 한화 이글스

9월 3일 기준으로 한화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20대 포수를 엔트리에 보유하지 않은 팀이다. 엔트리에 등록된 포수 조인성이 41세, 차일목이 35세, 허도환이 32세이다. 지난 9월 1일 엔트리가 확대되었지만 허도환이 등록되었을 뿐 20대 포수 유망주는 등록되지 않았다. 나머지 9개 구단이 확대 엔트리와 더불어 최소 1명 이상의 20대 포수를 1군에 보유 중인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2016시즌 한화 포수들의 수비 기록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화의 베테랑 포수 선호는 최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올 시즌 내내 그러했다. 포수들의 소화 이닝을 살펴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주전 포수 차일목이 646이닝을 소화했고 조인성이 310.1이닝, 허도환이 109.2이닝을 소화했다.

이밖에는 만 22세의 포수 지성준이 단 1이닝만을 소화했을 뿐이다. 한화의 시즌 전체 수비 이닝 1067이닝 중 0.093%에 이르는 미미한 수치이다.

한화의 베테랑 포수들의 도루 저지율은 빼어난 편이 아니다. 차일목과 허도환이 29.4%, 조인성이 31%를 기록 중이다. 타 팀 주전 포수들이 도루 저지율 30%대 중반 이상을 기록 중인 것에 비교하면 처진다.

한화 조인성 ⓒ 한화 이글스

그렇다고 이들의 타격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지표인 타율만 놓고 봐도 차일목이 0.239, 조인성이 0.154, 허도환이 0.209에 불과하다. 공격형 포수라 부를 만한 선수가 없다. 극심한 타고투저 경향을 감안하면 한화 포수들의 취약한 공격력은 하위 타선 약화와 득점력 저하로 연결되고 있다.

한화가 젊은 포수가 없느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니다. 20대로는 지성준 외에도 정범보, 이준수 등이 있다. 하지만 단 1이닝 소화에 그친 지성준을 제외하면 1군에서 마스크를 쓴 포수는 없다. 만 31세의 박노민이 1군에서 1이닝 수비에 나섰지만 포수가 아닌 우익수 출전이었다.

한화는 젊은 포수를 육성하기보다 외부에서 영입하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해왔다. 조인성은 2014년 6월, 허도환은 2015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차일목은 2015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영입되었다. 외부에서 베테랑 포수들이 유입되는 동안 한화의 젊은 포수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 ⓒ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유난히 포수를 중시하는 지도자이다. 하지만 베테랑 포수에 편중된 기용은 그가 당장의 성적에만 급급할 뿐 팀의 미래에는 무관심하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그토록 포수를 중시하는 감독이 포수 육성을 외면하는 행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과연 김성근 감독이 한화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할 의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포수의 육성에는 시행착오의 경험과 시일 소요가 필연적이다. 최근 KBO리그에서 젊은 주전 포수가 하루아침에 혜성처럼 등장한 팀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의 젊은 포수 육성은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되어 언제쯤 결실을 맺을까.

‘포수 육성 뒷전’, 한화의 미래가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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