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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넥벤져스를 더 강하게 한 '머니볼' 넥센의 3가지 선택

2016-09-15 목, 19:18 By KBReport


‘전력 강화’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내부 자원에게 투자하여 능력을 향상시키는 ‘육성’이 첫 번째다. 그러나 선수 한 명을 키우는데 드는 시간과 자금, 추가로 필요한 인내심의 양은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일정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하는 경우 타 팀에서 이미 검증된 선수를 영입해 단숨에 전력 상승을 이루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해 FA시장의 승자와 패자가 누구였는지를 상기해 보자.) 이러한 ‘교환’과 '선택'의 결과가 어느 쪽의 승리인지는 결국 시간이 말해준다.

성적 향상을 위한 마지막 퍼즐, 상대와 바꿔들었던 하나의 패가 승부를 좌우한다!  <신의 한 수> 시리즈에서는 FA 이적,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영입한 선수들 중 마침내 소기의 목적대로 빛을 발하고 있는 선수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돌아온 넥센 마운드의 기둥, '연봉 0원' 에이스 밴헤켄

야구에서 확고한 에이스는 ‘계산 가능함’을 선사해 주는 존재다. 창단 이후 하위권을 전전하던 넥센이 2013 시즌 이후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에이스 밴헤켄이 있기게 가능했다.

돌아온 에이스 밴헤켄 (사진: 넥센 히어로즈) 

2012시즌 영웅 군단에 합류한 밴헤켄은 브랜든 나이트와 함께 넥센 히어로즈의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다. 직전 해 넥센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98로 리그 하위권이었다. 평균 소화 이닝(4.8) 역시 5이닝에도 미치지 못했다. 약팀 넥센으로서는 많은 이닝을 책임져 줄 강력한 에이스의 존재가 절실했다.

KBO리그 첫 해였던 2012 시즌부터 밴헤켄은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11승 8패 ERA 3.28 170이닝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2.3으로 외국인 투수의 소임을 무난히 해냈다.

‘넥벤져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3 시즌에는 다소 부침이 있었다. 4~5월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6월 이후 8월까지는 2승 7패에 그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9월 들어 패 없이 4승을 기록했고 ERA 0.35를 기록하며 부활했다. 결국 12승 10패 ERA 3.73으로 넥센의 4강권 도약에 확실한 발판 역할을 했다.

그리고 KBO 3년 차가 된 2014시즌.  마침내 밴헤켄은 리그 최고 에이스로 도약했다. 그는  20승 고지에 오르며 강팀 넥센의 중심에 우뚝 섰다.

시즌 초반에는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8월까지 개인 14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이어가며 명실상부 리그 최고 에이스의 모습을 과시했다. 이후 10월 14일 롯데전에서 20승 고지를 달성하며 ERA 3.51로 시즌을 마감했다. 삼성을 상대로 한 한국시리즈 1차전, 4차전에서 3일 휴식을 감행하며 등판하였음에도 빼어난 호투를 보였다. ( 2G 1승 13이닝  3실점 10삼진 ERA 2.08)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2015 시즌 15승 8패 ERA 3.62의 성적표를 남기고 밴헤켄은 일본행을 택했다. 넥센 구단 4년 간의 공로를 감안하여 그의 일본 진출에 적극 협조했다.

그러나  1억 7900만엔이라는 거액을 들여 밴헤켄을 영입했던 세이부 라이온즈의 선택은 빗나갔다.  밴헤켄의 평균 구속이 135km/h 전후로 떨어졌고, 포크볼 위주의 투구 패턴이 일본 타자들에게 먹히지 않자  고전의 연속이었다. 구속이 떨어지고 주무기가 봉인되자 장점이었던 제구 역시 무너지며 일본 리그에서 뛸 경쟁력을 잃었고 마침내 7월 15일 웨이버 공시된다.

하지만 밴헤켄에 대한 믿음이 여전했던 넥센 구단은 승부수를 던진다. 그가 회복세를 보인다고 판단한 넥센은 7월 22일  밴헤켄 재영입을 발표한다.  보장된 계약금, 연봉 없이 옵션 10만 달러라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집으로 돌아온 밴헤켄은  NPB에서의 부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복귀 이후 현재까지  6승 1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변함없는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54이닝 동안 삼진을 57개나 잡아낸 것은 물론 0.209의 피안타율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8,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3.80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올 시즌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원투펀치의 부재가 시즌 중반까지 넥센의 약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신재영이 14승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에이스 밴헤켄의 복귀야 말로 넥센으로서 천군만마와 같다.  2위 NC에 2경기 차로 접근한 지금, 넥센이 예년보다 견고해진 투수력을 바탕으로 플레이오프 직행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 7년 만에 얻은 ‘토종 에이스’ 신재영

2015시즌 종료 후 넥센은 역대급 전력 이탈을 경험해야만 했다. ‘넥벤전스’라는 타선의 주축이던 박병호(WAR 8.9)와 유한준(WAR 6.9)이 팀을 떠났다. 마운드는 역시 출혈이 심했다. 앞서 살펴봤듯  에이스 밴 헤켄(6.4)이 일본으로 떠났고 주축 투수인 조상우(1.5), 한현희(2.4)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마무리였던 손승락(1.1)은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했다.  이들의 WAR 합산 치만 따져도 무려 27.4가 일 순간에 사라진 셈이다.

시즌 개막 후  넥센의 선발진에는 익숙치 않은 이름이 많았다. 그 중에는 지난해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무명의 신재영이 있었다. 과거 대전고 야구부의 한 축을 담당했던 신재영은 단국대 진학 후 ‘대학 최고의 사이드암’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잦은 투구로 구속이 저하된 탓인지 2차 8라운드 69순위에야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았다.

프로 첫 해인 2012시즌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신재영은  2013년 송신영과 함께 넥센으로 이적했는데, 당시 이장석 구단주가 직접 신재영을 지목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 넥센 IN: 신재영, 송신영  NC IN:  지석훈, 박정준, 이창섭) 트레이드 이후 주무기였던 커브의 완성도를 더 높이고 슬라이더를 장착한 그는 2013년 퓨처스리그에서 첫 풀타임을 겪으며 44경기 57이닝 ERA 2.67을 기록했다.

신인왕 수상이 유력한 신재영 (사진: 넥센 히어로즈) 

경찰청에서 복무하며 선발 수업을 받은 신재영은 2015 시즌 10승(116이닝 ERA 5.74 82 삼진 31사구) 를 기록하며 북부리그 다승왕에 올랐다. 애초엔 불펜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텅 비다시피 한 선발진에 합류하는 행운을 잡았다. 1군 무대에서 등판 경험이 없었기에 올 시즌 최대치는 4~5선발 정도로 예상됐다.

하지만 반전이 시작됐다. 칼날같은 제구를 앞세운 신재영은 1군 데뷔전이던 4월 6일 선발투수로 등판해 프로 첫 승과 더불어 데뷔전 무사사구 선발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KBO리그 통산 3번째 기록이다.

이후 26이닝 연속 무볼넷, 국내 선수 데뷔 후 최다 연승 기록을 연달아 세우며 넥센의 그토록 고대하던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다. 6월 22일에는 전반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10승을 달성하는 파죽지세를 보이기도 했다.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신재영의 특장점으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뛰어난 제구력이다. 올 시즌 27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는데 9이닝 당 볼넷은 1.22, 올 시즌 허용한 볼넷은 단 21개 뿐이다. 두 번째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이다. 신재영은 이번 시즌 득점권에서 피안타율 0.258를 기록하고 있다. 설령 주자를 내보내더라도 쉽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10승 이후 4경기 동안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던 신재영은 오랜 기다림 끝에 7월 27일 11번째 승리를 올렸다. 6이닝 4실점 4자책으로 전반기에 비해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었지만 길었던 무승을 끊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8월부터 9월 13일까지 8차례 등판에서는 3승 3패 ERA 4.06로 전반기의 놀라운 모습에 비하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넥센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두고 있고 1군 첫 풀타임 시즌인 만큼 체력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완벽한 한 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그는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된 상태이며 23일 이후 15승 도전이 예상된다.


3. ‘비로소 생긴 내 자리’ 넥센의 새 4번, 윤석민

지난 시즌까지 홈런레이스를 주도했던  ‘목황상제’ 박병호가 미국으로 떠난 후 넥센의 4번 자리는 공석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그 자리에 거포로서의 자질을 갖춘 윤석민을 내정했다.

내야에 빈자리가 생길 때마다 포지션을 바꿔야만 했던 윤석민이었기에 이번에는 주전 1루수 자리도 약속했다. 2015시즌 강정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유격수 후보자로 거론되며 ‘주눅이 들었다’고 부담감을 토로했던 윤석민은,  9월 현재 넥센 타선을 이끄는 든든한 4번타자로 거듭났다.

인창고 시절 봉황대기 준우승을 이끌며 활약했던 윤석민은 2004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으나 붙박이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그의 주 포지션인 3루에는 김동주라는 터줏대감이 버티고 있었다.

뒤이어 등장한 이원석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며 팀 내 입지가 애매해졌다.2013시즌 단 2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4 OPS 0.798을 기록한 그는 시즌이 끝난 후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된다. 두산은 윤석민을 보내며 리드오프형 타자 장민석을 데려갔다.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잡은 윤석민 (사진: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보강을 목적으로 윤석민을 데려온 넥센은 그를 주전 3루수인 김민성의 백업으로 출전시켰다. 그러나 넥센 이적 후에도  윤석민의 성적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고 1군과 2군을 오르락내리락했다. 2012시즌에 이어 10홈런를 기록했지만 타율 0.267 OPS 0.730으로 여전히 ‘백업’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강정호가 팀을 떠난 2015 시즌 부터 주전급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커리어 최초 100안타를 넘겼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3루 수비도 개선되며 출장 빈도가 늘었다.

108경기에 출장하며 3할(0.294)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했고 0.60의 볼삼비를 기록하며 과거에 비해 준수한 선구안을 보였다. wRAA(리그평균 대비 득점기여도) 6.95와 WAR 2.01 역시 팀 승리에 대한 윤석민의 기여도가 높아졌음을 알려 준다.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그리고 올시즌  넥센 히어로즈 새  4번타자의 기량이 만개했다.  시즌 초 한화 마에스트리의 사구에 의한 손목 골절상으로  이번 시즌 80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지만  9월 16일 현재 타율 0.338 OPS 0.994로 타 팀 중심 타자에 뒤지지 않는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세부스탯을 살펴보면 우선 볼넷/삼진 비율이 1.07로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 42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45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5할 6푼이 넘는 장타율를 통해 예상할 수 있듯 홈런도 17개(타수/홈런 17.2)로 예년에 비해 급증했다. wRAA(리그평균 대비 득점기여도)는 23.75까지 치솟았고, WAR는 3.07로 서건창(3.57)에 이어  팀내 2위를 기록 중이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잘해도 강정호와 비교될 것’이라며 미리 주눅들던 만년 백업 선수는 더 이상 없다.  윤석민은  시즌 막바지인 9월에도 자신 있는 스윙으로 4번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9월 AVG 0.358 OPS 0.954 2홈런 16타점)

7월 27일 친정팀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호쾌한 만루포를 작렬하며 트레이드 당시와는 달라진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고 자신의 생일인 9월 4일에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쳐내며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박병호가 없어도 넥센 타선이 위협적인 이유는 그 중심에 윤석민이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출처: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스탯티즈, KBO 기록실 ]

채정연 기자/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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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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