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잠실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LG 트윈스가 웃었다.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11회말에 터진 이천웅의 솔로 홈런에 힘입어 3:2로 역전승했다. 3연승으로 66승 1무 66패로 5할 승률을 맞춘 4위 LG는 5위 KIA와 승차를 2.5경기차로 벌렸다.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두산 김태형 감독 ⓒ 두산 베어스
한편 1위 두산 베어스는 수원 원정 경기에서 kt 위즈에 11:4 완승으로 6연승을 장식했다. 오재일이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두산의 정규 시즌 우승을 위한 매직 넘버는 4로 줄어들었다.
9월 17일 현재 KBO리그 팀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롯데 자이언츠와의 사직 원정 경기가 우천 취소된 3위 넥센 히어로즈는 4위 LG와는 7.5경기나 차이가 난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따 놓은 당상이다. 2.5경기차인 2위 NC가 빡빡한 잔여 경기 일정을 남겨 두고 있다. 넥센의 대역전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LG가 현재와 같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두산, 넥센, LG의 서울 3팀의 동반 가을야구 가능성은 높아지게 된다.
넥센 염경엽 감독 ⓒ 넥센 히어로즈
잠실구장을 공동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두산과 LG는 이미 1백만 관중을 돌파했으며 넥센은 고척돔을 사용한 첫 시즌인 올해 782,121명으로 80만 명에 육박하는 관중 동원으로 흥행에 대성공했다. 지난해 목동구장에서 510,802명의 관중을 동원한 것과 비교하면 관중이 53% 증가했다. 두산, 넥센, LG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은 관중 동원에도 유리한 흥행 카드이다.
서울 3팀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이 처음 성사된 것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해 정규 시즌에서 LG가 2위, 두산이 3위, 넥센이 4위를 기록했다. LG의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자 넥센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세 팀의 순위는 시즌 최종전 전날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최종전에서 LG가 두산에 승리한 반면 넥센이 한화 이글스에 덜미를 잡혀 LG, 두산, 넥센의 순으로 정규 시즌 순위가 확정되었다. 이때만 해도 LG가 웃었다.
LG 양상문 감독 ⓒ LG 트윈스
하지만 포스트시즌 결과는 정규 시즌과 달랐다. 두산이 넥센을 준플레이오프, LG를 플레이오프에서 연파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가을야구 단골손님 두산이 큰 경기 경험 부족을 노출한 넥센과 LG을 물리쳤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에는 정규시즌에서 넥센이 2위, LG가 4위를 차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두산은 6위에 그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2015년에는 정규 시즌에서 두산이 3위, 넥센이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LG가 9위에 처친 바 있다. 따라서 올 시즌 두산, 넥센, LG가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2013년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가 된다.
두산의 정규 시즌 우승 및 한국 시리즈 직행 가능성은 매우 높다. 만일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넥센, 혹은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서울 팀 간에 한국시리즈가 펼쳐지게 된다. 두산의 파트너가 넥센이 된다면 지하철 시리즈, LG가 된다면 더그아웃 시리즈가 성립된다.
두산, 넥센, LG의 동반 가을야구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정규시즌 종료 시점까지는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포스트시즌까지 서울 3팀이 함께 화제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