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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KBO리그, 800만 관중의 ‘그림자’에 주목하라

2016-09-22 목, 17:37 By KBReport

[이용선의 견제구] 만족과 자화자찬보다 새로운 노력이 필요한 KBO리그

▲  2만 6천 명의 관중으로 매진된 잠실야구장
ⓒ LG 트윈스

KBO리그가 역대 최초 800만 관중 동원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25일 현재 올 시즌 관중은 796만5177명이다. 3만 4833명의 관중이 더 야구장을 찾으면 사상 최초로 800만 관중을 돌파한다. 22일 경기부터 각 팀 선수들은 모자와 헬멧에 800만 관중에 감사하는 패치 'THANK YOU 800'을 부착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1년 동안 동원한 관중은 143만8768명이었다. 올 시즌에는 두산과 LG가 각각 이미 1백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제는 1백만 관중을 단일 구단이 쉽게 돌파하는 시대다. 

KBO리그는 지난 35시즌 동안 관중 동원을 비롯해 뚜렷한 성과들을 이룩했다. 6개 구단으로 출발해 10개 구단 체제가 되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메이저리그를 주름잡는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KBO리그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프로야구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승부 조작을 비롯한 그림자들

하지만 KBO리그의 화려한 성취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여전히 드리워져 있다. 승부 조작 사건이 불과 4년 만에 다시 터졌다. 2012년 박현준, 김성현에 이어 2016년에는 이태양, 문우람, 유창식 등이 연루되었다. 

▲  승부 조작에 연루된 전 NC 투수 이태양
ⓒ NC 다이노스

정정당당히 최선을 다해 기량을 겨뤄야 하는 스포츠에서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이 구본능 KBO 총재의 휘하에서 지난 4년 동안 두 번이나 발생했다. 하지만 승부 조작을 선수 개인의 일탈로 몰아갈 뿐 KBO와 구단 중 확실하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곳은 없다.   

선수들의 일탈은 승부 조작에만 그치지 않았다. 스타급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이 있었고 공연 음란 혐의, 음주 운전, SNS 파문 등 다양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저지른 일탈 행위는 KBO리그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도 남았다. 

'신 구장 효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올 시즌 KBO리그는 신 구장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넥센 히어로즈의 고척스카이돔과 삼성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관중이 비약적으로 증가해 800만 관중 동원에 기여했다. 관중들은 크게 개선된 야구장의 관람 환경에 만족해했다. 

▲  개장 첫 해 흥행에 성공한 고척 스카이 돔
ⓒ 넥센 히어로즈

하지만 신 구장 효과가 2년차인 내년에도 지속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KIA 타이거즈의 신 구장 광주KIA챔피언스필드가 개장 첫 해인 2014년 경기 당 평균 1만366명의 관중을 동원했지만 2년차인 2015년에는 9863명으로 감소했다. 

또 한 가지는 잠실야구장의 신축 문제다. 1000만 인구의 수도 서울에서 두산과 LG, 2개 팀이 공동 사용하는 홈구장이 수용 인원 2만6000명에 불과한 것은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잠실야구장 신축에 대해 새로운 안이 개진되고 있다지만 과연 실행에 옮겨질지에는 많은 이들이 의구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모든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야구장의 완공에 이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타고투저는 바람직한가?

역대급 타고투저가 바람직한 것인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화끈한 타격을 주고 받는 공격 야구도 야구를 즐기는 묘미일 수 있지만  역대급 타고투저가 지속될 경우 식상해질 우려가 있다. 투수의 수준이나 경기력 저하 논쟁도 피하기 어렵다. 

통일된 공인구의 반발력이 과연 적정 수준인지, 현재의 스트라이크존과 마운드의 높이는 적정한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타고투저는 경기 시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보다 많은 타자가 출루해 홈으로 들어오고, 그것을 막기 위해 보다 많은 투수들이 등판하기 때문이다. 

KBO리그의 평균 경기 시간은 2013년 3시간 20분을 기점으로 올해까지 3시간 20분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늘어진다'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메이저리그처럼 감독 및 코치의 마운드 방문 시 시간(30초)을 제한하고 초시계를 공개하는 것도 작은 방안이 될 수 있다.

▲  해외 진출 여부가 주목받고 있는 SK 김광현
ⓒ SK 와이번스

이밖에 매년 반복되고 있는 스타 유출의 해외 유출이나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결과도 KBO리그의 흥행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인들이다. KBO리그를 주름잡는 스타의 부재나 국제대회의 부진한 성적이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KBO리그의 관중 동원이 800만을 넘어 궁극적으로 1000만에 돌입하기를 야구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부정적 요인들 속에서 8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에 무작정 기뻐하기 보다는 경계가 필요하다. 

현재에 성과에 만족만 하고 있다가는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그러했듯 야구장 관중석이 텅 비는 악몽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의 역대 최고 흥행. 그 이면의 그림자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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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이용선 프로야구 필진 /정리 및 감수: 케이비리포트 편집팀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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