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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100타점' 정의윤, '박병호'까지 갈 길이 멀다

2016-10-08 토, 15:04 By KBReport

성취와 아쉬움이 교차한 트레이드 2년차, SK 정의윤




2015시즌 트레이드 이후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SK 4번타자로 자리잡은 정의윤(상세기록 보기)이 올 시즌 생애 첫 100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30일 잠실에서 열린 SK와 LG의 팀간 15차전, 정의윤은 9회 초 무사 만루 상황에서 LG의 마무리투수 임정우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기록하며 물러났다. 임정우가 4구째 던진 146km/h의 패스트볼을 받아쳤지만 배트에 빗맞으면서 높이 튀어오른 땅볼이 되었다. 오지환이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한 사이에 3루 주자 조동화가 홈을 밟으면서 정의윤이 타점을 기록했다. 프로에 데뷔하고 처음 달성한 한 시즌 100타점이다.

▲  정의윤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정의윤은 올 시즌 타율 0.310에 출루율 0.346, 장타율 0.510와 178안타(6위) 27홈런(공동 8위) 100타점(13위)을 기록하면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프로 데뷔 후10번째 시즌을 보낸 정의윤은 2005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바 있다. 1차 지명을 받은 박병호와 함께 LG에 입단하면서 차세대 우타 거포 유망주로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LG 소속 시절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박병호는 2011년 넥센으로, 정의윤은 2015년 7월 SK로 트레이드 되고 만다. LG에서 투수 신재웅과 신동훈, 외야수 정의윤을 내주면서 투수 진해수와 여건욱, 외야수 임훈을 받아오는 트레이드였다.

잠실을 떠난 정의윤은 SK로 이적하자마자 완전히 다른 선수로 탈바꿈했다. 무서운 페이스로 14개의 홈런을 몰아치면서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이를 포함한 모든 타격 관련 기록들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이다. (트레이드 이후 OPS 1.036)

2015 시즌 정의윤의 최종 기록은 타율 0.342 출루율 0.397 장타율 0.537 14홈런 51타점. 모두 정의윤이 프로에 입단한 이후 거뒀던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특히 장타율의 상승이 눈에 띈다. 정의윤은 2014년까지 장타율을 5할 이상 기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작년 SK 이적 후에 거둔 성적만을 놓고 보면 타율 0.342 출루율 0.419 장타율 0.617 14홈런 44타점이다. 트래이드 전까지 단 한 개의 홈런도 치지 못했던 선수의 타석당 홈런비율이 6.28%(해당 기간 전체 4위)였다. 

2011년 7월 박병호가 트래이드를 통해 넥센으로 이적한 후 12홈런 28타점을 몰아친 것을 연상케 하는, 정의윤의 활약은 박병호의 공백을 지우는 또 다른 국산 거포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올시즌 정의윤의 기록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박병호의 트레이드 2년차와는 아직 격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 12 박병호와 16 정의윤의 타격 기록 비교. 기록 출처=KBReport.com, 스탯티즈 (10월 3일 기준)
ⓒ 케이비리포트

트레이드 2년차에 기록한 두 사람의 일부 기록은 흡사하다. 2012년 박병호는 타율 0.290 출루율 0.393 장타율 0.561 136안타 31홈런 105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정의윤은 박병호보다 더 적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했지만 더 높은 타율과 더 많은 안타를 기록했다. 올시즌 극심한 타고투저를 감안하면 박병호의 기록이 훨씬 값진 것은 사실이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흡사한 성적표다. 

그러나 올시즌 정의윤은 타석당 볼넷 비율이 4.1%로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들 중 가장 낮다. 이는 지금까지 정의윤이 소화한 시즌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다. 2012년 박병호가 13%(당시 리그 9위)의 비율로 볼넷을 골라낸 것과 대조적이다.

▲  정의윤의 타격 기록. 적극적인 타격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출처=스탯티즈
ⓒ 케이비리포트

올 시즌 정의윤은 타석당 평균 3.5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이는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들 중 세 번째(1위 SK 김성현 3.3개)로 적은 갯수다. 정의윤의 스윙 비율은 53%(3위)였다. 초구에 배트가 나온 비율 역시 39.4%(7위)로 LG시절 보다 적극적인 스윙을 시도했다. 하지만 정의윤의 컨택%는 82%(24위)로, 타석에서의 적극성에 비하면 미흡한 수치다.

이에 따라 타격의 생산성 또한 정의윤이 박병호보다 떨어지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올 시즌 정의윤의 wOBA(가중출루율, 타자의 출루가 득점으로 연결되는 비율을 나타낸 지표)는 0.377로 리그 38위를 기록 중이다. 박병호가 2012년 wOBA 0.430(4위)을 기록한 것과 대조되는 지점이다.

올해와 2012년의 투타 성향이 각각 타고투저, 투고타저임에도 2012 박병호가 월등한 기록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경기 수 또한  2012시즌(133경기)보다 더 많았음을 감안하면 정의윤의 올시즌 성적은 박병호의 트레이드 2년차에 견주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정의윤이 프로입단 동기 박병호가 이뤘던 성과를 재현하기에는 아직 모자람이 있다. 하지만 SK 중심 타자로 우뚝 선 그의 활약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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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김호연 프로야구 필진 /정리 및 감수: 케이비리포트 편집팀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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