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우규민, 마지막 기회 잡을까?
LG 트윈스의 가을야구가 이렇게 끝나나.
LG가 플레이오프 마산 원정에서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1차전에서 마무리 임정우의 난조로 끝내기 역전패로 내준 여파를 2차전에서 극복하지 못했다. LG는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만 한국시리즈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LG의 3차전 선발 투수는 류제국이 유력하다. 만일 4차전이 치러진다면 우규민의 선발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규민은 정규 시즌에서 NC를 상대로 승패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3경기에서 16.2이닝을 던져 1.62의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다.
LG 우규민 ⓒ LG 트윈스우규민은 2013년을 기점으로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꾸준함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152.2이닝을 던지며 볼넷을 단 17개만을 내줘 ‘제구의 달인’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가 선발 로테이션을 처음 소화했던 2013년만 해도 KBO리그에서 사이드암 선발 투수는 씨가 마른 상황이었다.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운 우규민의 선발 안착 이후 KBO리그에서는 또 다시 사이드암 선발 투수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른손 타자 전문 불펜 요원으로 활용되던 사이드암 투수의 새로운 가능성을 우규민이 열었던 것이다.
LG 우규민 2016년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2016년 우규민은 부진했다. 28경기에 등판해 6승 11패 1홀드 4.91의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4년 연속 10승 도전은 실패했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컨디션을 조율하기도 했지만 좀처럼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장점이었던 제구가 예리함이 무뎌진 탓이다.
우천 취소 잔여 경기가 재편성된 정규 시즌 막판 우규민은 주로 불펜 투수로 등판했다. 허프, 류제국, 그리고 소사까지 선발 투수들과의 내부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구원 등판에서도 우규민의 투구 내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은 우규민의 만회 기회였다.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8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우규민은 구원 등판했다. 승패 없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투구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김주찬에 적시타를 얻어맞아 승계 주자 실점을 했기 때문이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우규민은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3.1이닝 동안 6피안타 1피홈런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어 체면을 구겼다. 우규민의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8.31로 좋지 않다. 올 가을야구에 등판했던 LG의 4명의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퀄리티 스타트를 경험하지 못한 우규민이다.
2016년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우규민의 부진이 뼈아픈 이유는 그가 스토브리그에서 FA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이다. 정규 시즌에 다소 부진했더라도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면 우규민의 가치는 다시 상승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까지 부진이 이어져 우규민은 자신에게 붙은 물음표를 떼어내지 못했다.
우규민에게 기회가 돌아오기 위해서는 LG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승리해야만 가능하다. 만일 우규민이 4차전에 등판해 호투를 펼친다면 LG가 5차전까지 끌고 가는 극적인 시나리오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우규민에게 만회 기회는 돌아올지 궁금하다.
프로야구/MLB 객원필진 지원하기[kbr@kbreport.com]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