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몸값’ FA 황재균, 행선지는 어디?
올해 야구가 끝난 나머지 8개 구단은 이미 스토브리그가 진행 중이다.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대폭 물갈이된 팀들도 있다. 한국시리즈가 종료되면 바로 FA 시장의 막이 오른다. 올해는 원 소속 구단 우선 협상 기간이 처음으로 폐지되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FA 영입전이 예상된다. 비록 경기는 없지만 스토브리그가 흥미진진한 이유이다.
▲ FA 최대어 중 한 명인 황재균 ⓒ 롯데 자이언츠 |
시즌 종료 후 FA로 풀리는 야수 중 롯데 3루수 황재균은 공수주를 갖춘 유일한 대형 내야수다. 그는 올시즌 0.335의 타율 27홈런 113타점 0.964의 OPS(출루율 + 장타율)를 기록했다. 생애 첫 100타점을 기록하는 등 타격 기록 대부분에서 커리어 하이를 일궈냈다. 도루도 25개를 기록해 2006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 황재균의 최근 4년 간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
황재균의 또 다른 매력은 나이다. FA 자격을 취득한 올해 만 29세의 나이에 불과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3~4년 가량은 지속적인 활약이 기대된다. 향후 두 번 이상의 FA도 가능해 선수 본인에게도 동기 부여가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FA 야수는 FA 투수에 비해 성공 가능성이 높다.
황재균은 1년 전 메이저리그 포스팅에서 단 한 구단도 응찰하지 않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선보인데다 FA라 이적료 부담이 없다. 황재균이 빅리그에 도전할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다.
더불어 국내 구단들의 황재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단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는 황재균의 잔류가 절실하다. 해외에 진출한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은 황재균이 올 시즌 중심 타선에서 맹타를 뽐내며 팀 공격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는 1년 전 FA 계약이 참혹한 실패로 귀결된 것이 부담이다. 손승락과 윤길현을 외부에서 영입하고 송승준을 눌러 앉히는데 도합 138억을 쏟아 부었지만 성공적이라고 할만한 선수가 없었다. 롯데의 정규 시즌 성적표 8위가 FA 실패를 고스란히 입증한다. 원 소속 구단 우선 협상 기간 폐지도 롯데에게는 부담이다.
감독을 교체한 구단들에게 황재균은 신임 감독에 대한 선물이 될 수 있다. 마침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3루수가 취약 포지션이다. kt는 구단 차원에서 신임 김진욱 감독에 외부 FA 영입을 약속했다. 삼성은 김한수 감독 선임과 동시에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음을 부각시키기 위해 의외의 영입에 나설 수도 있다.
LG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주전 3루수 히메네스의 외형적인 정규 시즌 기록은 0.308의 타율 26홈런 102타점 0.889의 OPS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부진이 길어지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가 복수의 시즌 동안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규 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 이르기까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양상문 감독을 위해 구단 차원에서 지갑을 통 크게 여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황재균은 24일 미국으로 출국해 플로리다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분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둔 행보다. FA 대어 황재균의 앞에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함 숱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의 최종 행선지는 어디가 될 것인지도 올해 스토브리그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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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