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FA 시장의 큰손’으로 복귀할까?
KIA 타이거즈의 2016년은 성공적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하위권으로 예상되었지만 5위의 성적으로 2011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했다.
김기태 감독이 부임한 첫해였던 2015년 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을 펼친 KIA는 2년차인 올해 팀 성적이 한 계단 올라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LG 트윈스에 석패해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되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KIA 양현종 ⓒ KIA 타이거즈올 FA 시장에서 KIA의 행보는 주목된다. 일단 투타의 핵심 프랜차이즈 선수가 FA 자격을 취득한다. 에이스 양현종과 4번 타자 나지완은 KIA가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FA 집토끼이다.
KIA 양현종의 최근 4시즌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양현종은 10승 12패 3.6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좀처럼 받지 못하는 불운이 되풀이되면서도 3년 연속 10승 고지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그를 빛나게 하는 것은 리그 공동 2위, 내국인 투수 1위에 당당히 오른 200.1이닝의 이닝 소화 능력이다.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택하지 않는다면 KIA는 무조건 잔류시켜야 하는 시나리오이다.
나지완은 0.308의 타율 25홈런 90타점 1.022의 OPS(출루율 +장타율)를 기록했다. 홈런과 OPS는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타격에서 드디어 눈을 떴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이다. 외야 수비에는 약점이 있지만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방망이로 성장했다.
KIA 나지완 ⓒ KIA 타이거즈KIA는 2016년 최종 순위만 놓고 보면 선전했지만 시즌 전체의 흐름을 살펴보면 부침이 상당했다. 연승을 하다가도 갑자기 연패에 빠지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전력이 확실히 안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부 FA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이 필요한 이유이다.
만일 KIA가 양현종의 잔류와 외국인 투수 헥터와의 재계약이 확정된 상황에서 FA 대어급 투수 중 한 명을 외부 영입한다면 리그 최강의 선발 원투쓰리 펀치를 갖추게 된다. 김광현과 차우찬 중 한 명을 잡을 수 있다면 KIA의 선발 마운드는 ‘통곡의 벽’이 될 것이다. KIA가 노린다면 그 대상은 해외 진출 혹은 SK 잔류 가능성이 유력한 김광현보다는 차우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선 보강은 KIA의 숙제이다. KIA의 팀 타율은 0.286으로 9위에 그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한 이유도 타선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팀 홈런은 170개로 리그 3위에 오르며 향상(2015년에는 136개로 리그 4위)되었지만 타선의 힘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FA 타자 중 최대어 최형우의 영입에 성공한다면 KIA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발돋움을 할 수 있다. KIA에는 부족한 좌타자를 보충하는 의미까지 지니게 된다. 하지만 FA의 심리적 저항선인 4년 총액 100억의 사상 최초 돌파가 유력시되는 최형우에 KIA가 과감히 베팅할지는 의문이다.
내야수 황재균과 김재호도 FA 시장에 나오지만 KIA가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팀의 융화력을 강조하는 김기태 감독의 성향 상 이범호와 김선빈이 각각 내년에도 3루수와 유격수 주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1년 1월 이범호와 2012년 11월 김주찬을 영입할 때 그들의 행선지가 KIA가 될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마침 올해는 KIA가 통 크게 투자할 명분도 충분하다. 곧 다가올 스토브리그에서도 KIA가 뜻밖의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 ‘큰손’으로 복귀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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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