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오재일, 최승준은 누구? 10개구단 거포유망주(1)
제 2의 오재일, 최승준은 누구? 10개구단 거포유망주(1)
야구에는 여러 종류의 타자들이 있다. 인내심 있게 공을 기다려 출루하는
선구안 좋은 타자, 일단 누상에 나가면 순식간에 베이스를 훔치는 발 빠른 타자, 휘둘렀다 하면 안타를 만들어내는 정확도 높은 타자 등. 이들은 모두
각자만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는 타자는 역시 단숨에 담장을 넘겨 점수를 만들어내는 ‘거포’다. 경쾌한 안타, 화려한
도루도 좋지만 역시 팬들이 가장 열광하는 것은 홈런이다. 오죽하면 ‘타격왕은
포드를 타지만 홈런왕은 캐딜락을 탄다’라는 말이 나왔을까.
이처럼 거포에 열광하는 팬들은 항상 새로운 얼굴에 목말라있다. 매
시즌을 앞두고는 항상 ‘제 2의 이승엽’, ‘제 2의 박병호’라는
수식어가 붙은 기사가 쏟아질 정도. 올 시즌에는 27홈런의
오재일, 19홈런의 최승준 등이 잠재된 파워를 폭발시켜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다음 시즌은 어떨까? 어떤 선수가 ‘예비 캐딜락 드라이버’가 될 수 있을까? 10개 구단의 대표적인 ‘거포 유망주’들을 살펴보자.
1. 두산
베어스 – 이성곤
이성곤(상세기록 보기)은 2014년 2차 3라운드 3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그의 이름 앞에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는 ‘이순철 해설위원의 아들’. 그는 최다안타왕 1회, 도루왕 3회의 스타 출신인 이순철 위원의 아들답게 뛰어난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상위 라운드에서 프로에 지명됐다. 185cm/95kg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뛰어난 타격 능력을 갖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역시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내야수가 많은 팀의 사정과 타격
집중을 위한 방편으로 본래 포지션인 내야수를 포기하고 외야수로 전향해야 했다. 두산의 두터운 선수층
탓에 기회도 많지 않았다. 결국 그는 데뷔 시즌 1군에서
4경기 8타수 2안타를
기록한 뒤 경찰청 입대를 선택했다.
경찰청에서의 2시즌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경찰청에서의 첫 시즌인 2015시즌 타율 0.324에
4홈런 35타점을, 두번째
시즌인 올 시즌에는 타율 0.328에 19홈런 94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북부리그 홈런, 타점왕을 동시에 휩쓸었다. 컨택 능력과 파워, 수비 등 모든 점에서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쉽게도 전역 후 확대엔트리에는 들지 못했지만 다음 시즌에는 1군에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선수층을 감안하면 그의 역할은 주전이 아닌 백업이겠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내다 보면 ‘제 2의 오재일’로 거듭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2.
NC 다이노스 – 권희동
NC 다이노스의 권희동(상세기록 보기)은 이미 팬들에게 친숙한 선수다. 그는 데뷔 시즌인 2013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잡아 15홈런을 터트리며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2년차인 2014시즌에는 홈런이 7개로 줄어들었지만 타율을 0.285로 끌어올리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상무행을 선택한 뒤에도 좋은 모습은 이어졌다. 상무에서의 첫 시즌에
타율 0.364에 7홈런 48타점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타율 0.360에 12홈런 68타점을 올렸다. 기존의
장점이던 장타력을 유지하면서 정확성과 선구안 면에서 큰 발전을 보였다.
전역 뒤에도 탄탄대로였다. 전역 후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그는 2번째 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리는 등 좋은
활약으로 팀의 2위 확정에 공헌했다.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깜짝 4번타자’로 나서 4타수 1안타를
기록, 테임즈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한국시리즈에도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당연히 내년의 전망도 밝다. 그는 뛰어난 타격능력을 갖춘데다 외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타자. 올 시즌 주전 외야수로 도약한 김성욱의 입대 가능성이 높기에 주전 자리를 꿰차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그가 보여줬던 능력을 감안하면, 다음 시즌 20~30홈런을 때려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3. 넥센
히어로즈 – 박윤
박윤(상세기록 보기) 역시 이성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이름보다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유명한 선수다. 그는 박종훈 전 LG 감독의 아들. 팬들은 그에게서 1983시즌 최다안타왕, 1985시즌 타격 2위에 올랐던 박종훈 전 감독의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는 데뷔 시즌을 2군에서 보낸 뒤 상무 입대를 선택했다. 상무 전역 이후에도 그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그는 2010시즌 전부를
2군에서 보냈고, 2011시즌 1군에 데뷔했지만 10경기 출장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에도 그는 매 시즌 1군 10경기
안팎에 출장하는데 그치며 ‘만년 유망주’로 전락했다. 퓨처스리그에서 2014시즌 14홈런, 2015시즌 16홈런을 터트렸지만 1군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결국 그는 2015시즌 종료 후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고,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하지만 넥센에서도 1군 출장 시간은 제한됐다. 넥센이 1루수 채태인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백업 자리에서도 밀려나
1군 7경기 출장에 그쳤다.
퓨처스리그 13홈런을 때려냈음에도 그는 채태인, 대니돈, 윤석민에 이은 ‘제 4의
1루수’였다.
이제는 반드시 도약이 필요한 때다. 그는 2014~2016시즌 모두 퓨처스리그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 채태인과 대니돈이 모두 장타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에 내년에는 어느 정도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가 이 기회를 붙잡아 올 시즌의 최승준, 오재일과 같이 날개를 펼치는 모습을 기대한다.
4. LG
트윈스 – 서상우
서상우(상세기록 보기)는 LG의 대표적인 거포 유망주다. 187cm/90kg의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한 파워를 인정받아 2012년 9라운드 80순위로 LG에 입단했다. 그의 뛰어난 하드웨어는 이제껏 거포 유망주로 재미를 본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LG에게도 일말의 기대감을 안겨줬다.
하지만 기대는 기대일 뿐. 그는 데뷔 시즌 6경기에 나서 9타수 무안타 5삼진
1병살타를 기록했다.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결코 좋다고
볼 수 없는 성적. 결국 그는 이듬해 상무 입대를 결정하며 2년
뒤를 기약했다.
상무에서의 2년은 나쁘지 않았다. 그는
상무에서의 첫 시즌에 타율 0.306에 8홈런, 두번째 시즌에 타율 0.306에 7홈런을
기록했다. 빼어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대감을 가지기에는
충분한 성적이었다.
상무에서 전역한 그는 곧바로 1군 무대에 뛰어들었다. 전역 후 첫 시즌인 2015시즌 58경기에
나서 6홈런을 때려냈고, 올 시즌에는 56경기 4홈런을 기록했다. 여전히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대타로 2홈런을 때려내는 등 ‘한
방’이 있음을 증명해보였다.
이제는 주전으로 도약해야할 차례다. 그가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확실한 수비 포지션. 대학 시절 포수로 출장했지만 입단 후 외야와 내야를 오가며 제 포지션을 찾지 못했다. 지금은 1루수로 포지션을 굳혀가고 있지만, 수비력이 좋지 않아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주전을 노린다면 비시즌 수비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5.
KIA 타이거즈 – 황대인
KIA에는 거포 유망주들이 많은 편이다. 지난 시즌 10홈런을 넘긴 이홍구와 백용환을 비롯해 ‘만년 유망주’ 김주형까지 ‘한
방’을 가지고 주전을 노리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187cm/129kg의
거구 박진두도 장타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잠재력’ 하나만 놓고 본다면 역시 황대인(상세기록 보기)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2015년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선수. 타자 중에서는 단연 1순위로 지명됐다. 고교 시절부터 최강의 타자로 이름높았던 그는 ‘포스트 이범호’로 큰 기대를 모았다.
파워는 확실했다. 데뷔 시즌 시범경기에서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대감을
증폭시켰고, 1군에서 2시즌간 26경기 3홈런으로 장타력을 입증했다.
1군에서 때려낸 15안타 중 절반에 가까운 7개가
장타였을 정도. 물론 1군 출장이 많지는 않았지만, ‘고졸 루키’치고는 분명 긍정적인 기록이었다.
하지만 고쳐야할 부분도 적지 않다. 황대인의 3루 수비는 썩 좋지 않은 편이다. 빠르고 강한 타구를 잡아내야 하는 ‘핫코너’의 주인으로는 아쉬움이 많다. 진정한 ‘포스트 이범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그 역시 비시즌 수비력 보완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