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는 허망하게 끝났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4전 전패, 38이닝 2득점의 초라한 완패였다. 4경기에서 1승은커녕 선취점을 한 번도 뽑지 못했고 리드를 한 이닝도 잡지 못했다.
NC 김경문 감독 ⓒ NC 다이노스
하지만 1군 데뷔 4년 만에 신생팀이 준우승을 차지한 성과는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NC가 내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으로 남을지 여부이다.
NC의 스토브리그 첫 번째 과제는 김경문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이다. 1군 무대 데뷔 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올해 정규 시즌 2위 및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김경문 감독이 NC와 세 번째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김경문 감독도 재도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NC 테임즈 ⓒ NC 다이노스
외형적 전력 유지에 있어 외국인 선수, 특히 테임즈와의 재계약 여부는 중요하다. 테임즈는 이미 일본프로야구에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수 본인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도 주목해야 한다. 비록 올 시즌 막판 음주 운전 적발로 물의를 빚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부진했지만 테임즈가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NC가 외부 FA 영입에 또 다시 뛰어들지도 궁금하다. 1년 전 박석민을 4년 총액 96억 원에 영입한 NC는 정규 시즌은 물론 플레이오프에서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 박석민은 NC의 약점이었던 핫코너를 메웠고 플레이오프에서는 결승 홈런 2개를 터뜨리며 시리즈 MVP에 올랐다. NC가 올해도 FA 시장에서 큰손으로 나서 대어급 선수를 영입한다면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게 된다.
NC 이호준 ⓒ NC 다이노스
신생팀 NC를 강팀으로 만드는 데는 베테랑들의 활약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나테이박’의 중심 타선 중 한 축을 담당한 이호준,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했던 이종욱, 견고한 내야진을 이끌었던 손시헌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은 NC에 무게감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들의 기량이 내년에도 변화가 없을지는 미지수이다. NC는 이들의 후계자가 필요하다.
선발 투수 육성의 과제도 떠안았다. 포스트시즌에서 NC는 해커와 스튜어트 외에는 믿을만한 선발 투수가 없어 고전했다. 젊은 선발 투수의 육성은 한두 해만에 쉽게 성과를 내기 어려우며 시간이 필요하다.
NC의 구단 운영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NC는 1군 무대에 진입할 때부터 ‘정의, 명예, 존중’을 핵심 가치로 앞세웠다. 하지만 2016년 NC의 행보 및 운영은 ‘정의, 명예, 존중’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태양의 승부 조작 혐의가 밝혀졌고 이재학이 승부 조작 의혹으로 인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에 소속 중인 이성민의 NC 시절 승부 조작에 NC 구단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테임즈의 음주 운전에 관련해서는 구단 측에서 김경문 감독에 사실을 숨겨 경기 도중 부랴부랴 교체 아웃되는 촌극을 빚었다. 테임즈는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정규 시즌 8경기, 포스트시즌 1경기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솜방망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NC 구단의 추가적인 출전 정지 징계는 없었다.
여론의 비판 속에서도 출전을 강행한 한국시리즈에서 테임즈는 극도로 부진했고 NC는 준우승에 그쳐 모양새가 좋지 않게 되었다. 사생활로 인해 구설수에 오른 이민호까지 NC는 올 시즌 바람 잘 날이 없었다.
KBO리그의 순위는 매년 요동치고 있다. 전년도의 성적이나 전문가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종종 빚어진다. 전년도의 하위 팀이 약진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위 팀이 추락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NC가 강팀의 면모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스토브리그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과제가 산적해 있다. NC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