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희비 엇갈린 소사·히메네스, 누가 생존할까?
▲ LG 소사와 히메네스 |
ⓒ LG 트윈스 |
정규 시즌 4위와 플레이오프 진출. 2016시즌 LG 트윈스의 성과를 압축한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절대적인 KBO리그에서 도미니카 출신 투타 듀오 소사와 히메네스는 2016시즌을 함께 완주했다. 두 선수에 대한 평가는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엇갈렸다. ·
소사는 정규 시즌에서 200이닝에 1이닝 모자라는 199이닝을 소화하며 10승 9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5.16,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는 0.797로 좋다고 평가할 만한 수치는 아니었다. 0.319의 피안타율은 규정 이닝을 채운 17명의 투수 중 최하위였다.
당초 LG가 소사에 기대한 역할은 개막전 선발 낙점에서 드러나듯 1선발 에이스였다. 그러나 허프가 합류하고 류제국이 후반기 분전하면서 소사는 어느새 3선발까지 밀리게 되었다. 2연전이 치러진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소사는 등판하지 않았다.
▲ LG 소사 2016년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 케이비리포트 |
충분한 휴식을 취한 덕분일까?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소사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오프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되었다.
소사는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선발 등판해 6.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LG의 9회말 역전 끝내기 패배로 귀결되지 않았다면 승리 투수는 소사의 몫이었다. 소사는 이틀을 쉰 뒤 3차전에 구원 등판해 1.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포스트시즌 3경기 14이닝 무실점. 빅게임 피처로서 손색없는 기록이었다.
정규시즌을 돌이켜 보면 소사는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선발 투수였다. 시즌 중 선발 로테이션이 구멍 나거나 동료 선발 요원의 주 2회 등판이 어려울 경우 소사가 나섰다. 소사의 4일 휴식 후 등판은 무려 10경기였다. 소사가 일반적인 선발 요원과 마찬가지로 5일 휴식을 보장받으며 던졌다면 세부 지표 역시 나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히메네스는 정규 시즌에서 0.308의 타율 26홈런 102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 + 장타율)는 0.889였다. 3루수임을 감안하면 LG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 페타지니의 2009년 기록(0.332의 타율 26홈런 100타점)에 필적할만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정규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부침이 심했다. 특히 후반기의 하락세가 도드라졌다. 전반기 80경기에서는 0.338의 타율 22홈런 66타점 0.996의 OPS를 기록했으나 후반기 55경기에서는 0.263의 타율 4홈런 36타점 0.730의 OPS로 후반기 LG의 약진에 그리 기여하지 못했다.
▲ LG 히메네스 201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 케이비리포트 |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는 히메네스가 제 모습을 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다. LG 양상문 감독은 포스트시즌 전 경기에서 히메네스를 4번 타자로 붙박이 기용하며 믿음을 보였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타율 0.250 1홈런 5타점 0.686의 OPS로 부진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는 3차전 8회말 무사 만루 병살타를 비롯해 숱한 득점권 기회에서 적시타를 단 1개도 치지 못했다. 상황에 맞지 않는 잡아당기기 일변도의 타격은 상대 배터리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었다.
만일 히메네스가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냈다면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가 잠실 더비로 펼쳐질 수도 있었다. 만일 히메네스가 내년에도 LG 유니폼을 입는다면 후반기부터 시작되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진 타격 침체가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상당하다.
포스트시즌은 외국인 선수의 재계약 여부를 판단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정규 시즌에서 부진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소사와 정규 시즌 기록은 좋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 히메네스에 대해 LG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스토브리그 행보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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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