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째 무관’ LG, 우승을 위한 왕도는 '투자'
▲ LG 채은성 ⓒ LG 트윈스 |
LG 트윈스는 지난 4년간 세 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 가을야구 단골팀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염원인 한국시리즈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우승 전력은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 1994시즌 우승 이후 22년째 무관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LG의 2013~14년 플레이오프와 올 시즌은 성격이 판이하다. 2013년 및 2014년에는 베테랑들이 마지막 불꽃을 아낌없이 태웠다. 그리고 2016년에는 투타에 걸쳐 젊은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LG의 야수진은 젊고 빠른 선수들 위주로 재편됐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야구장을 거포로 극복하려던 지난날의 신인 육성 정책이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과 다름없다. 대신 새로운 젊은 야수들이 공수에서 활력을 보태며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물론 LG의 야수진 육성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김용의, 채은성, 이천웅, 유강남, 양석환 등이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며 LG의 가을야구 복귀에 일조했다.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리그 A급 선수로 발돋움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풀타임 주전에 대한 검증도 거쳐야 한다. 당장 내년부터 기량 향상을 입증해야 하며 상대의 집중 견제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외국인 선수도 매우 중요하다. 두산의 2년 연속 우승에는 에이스 니퍼트의 압도적 존재감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는 니퍼트 외에 보우덴과 에반스도 맹활약을 펼쳐 두산의 외국인 농사는 대풍작이었다.
▲ LG 외국인투수 소사와 허프. ⓒ LG 트윈스 |
2016년 LG의 외국인 선수 허프, 소사, 히메네스는 기대만큼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
지난 7월 중순 코프랜드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허프는 13경기 7승 2패 1홀드 3.13의 평균자책점으로 LG의 극적인 후반기 상승세를 견인했다. 내년에도 선발진의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허프와의 재계약이 절실하다.
두산의 2015시즌 우승은 FA 장원준 영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FA 대어 장원준이 4년 84억에 두산과 계약을 맺었을 때만 해도 소위 ‘오버 페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전까지 두산은 외부 FA 영입은커녕 내부 FA 잔류에 조차 인색한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원준은 지난 2년간 정규 시즌 57경기에 선발 등판해 27승을 거뒀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호투를 이어갔다. 장원준의 활약 덕분에 두산은 포스트시즌 단골을 넘어 한국시리즈 2연패로 전성기를 열었다. 두산의 과감한 외부 FA 영입은 왕조 개창의 화룡점정이 됐다.
LG는 지난 2009년 이진영과 정성훈 이후 외부 FA 영입에는 소극적이었다. 그 사이 FA 시세가 천정부지로 뛴 탓도 있지만 대어급 FA 영입에는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LG의 전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투타의 대어급들이 시장에 풀린다.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11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원 소속 구단 우선 협상마저 사라져 외부 영입에 나서는 팀의 적극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LG가 FA 대어 영입에 성공한다면 내년에는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된다.
두산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은 육성의 결과물만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 계약과 외부 FA 영입 등 전력 보강에도 구단이 힘썼기 때문이다. 두산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LG가 외국인 선수 재계약 및 FA 영입으로 23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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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