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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대니 워스 스카우팅 리포트

2016-11-17 목, 21:16 By 길준영
SK가 결국 고메즈와의 결별을 택했다. 유격수 고메즈의 영입과 김성현의 2루수 전환은 발상 자체는 좋았지만 결국 고메즈가 기대치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하면서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고메즈의 타격성적은 117경기 .283/.324/.489 21홈런 16도루로 어느정도 만족스러웠지만 홈런 의존도가 높은 SK 타선에서 필요한 유형의 타자는 아니었다. 

재계약 불가 결정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수비였다. 고메즈는 25실책을 기록하며 KBO리그 최다실책 1위에 올랐다. 수비율 95.5%는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최다이닝기준) 중 최하위였다. 유격수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김성현을 2루로 전환했음에도 고메즈가 “고메디언”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면서 유격수 수비 강화는 실패로 돌아갔다.

마이너리거 시절 대니 워스 
사진출처 : Roger DeWitt / Flickr

SK의 선택은 확실한 수비형 유격수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SK는 올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뛴 대니 워스(Danny Worth)를 총액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워스는 내야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대니 워스는 누구인가?


워스는 페퍼다인(Pepperdine) 대학교를 졸업하고 2007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91순위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지명(계약금 37만 8천 달러)되면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디트로이트는 워스를 계약하자마자 바로 하이싱글A에서 뛰게 했다. 첫 51경기에서 .251/.325/.363 2홈런 6도루를 기록한 워스는 프로 첫해에 AA까지 올라가 5경기(OPS 1.152 1도루)를 뛰었다. 

08시즌에는 AA에서 79경기 .254/.331/.386 5홈런 8도루를 기록하고 비록 부상으로 1경기 밖에 뛰지 못했지만 프로 2년차 시즌에 AAA까지 올라갔다. 이후 AA와 AAA를 오가던 워스는 10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39경기 .255/.295/.358 2홈런 1도루를 기록하며 데뷔시즌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 데뷔에는 성공했지만 타격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워스는 좀처럼 빅리그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14시즌이 끝나고 FA가 된 워스는 애리조나와 계약했지만 AAA에서 OPS .863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메이저리그에 단 1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15시즌이 끝나 다시 FA가 된 워스는 휴스턴으로 이적했고, AAA에서는 OPS .955를 기록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OPS .431에 그쳤다.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한 번 실패한 워스는 SK와 계약하며 새로운 리그에서 새로운 야구를 준비하고 있다.  


플레이 스타일


워스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수비다. 워스는 고메즈와 달리 강한 어깨나 빠른 스피드를 가진 툴 플레이어는 아니다. 하지만 핸들링, 반응속도가 좋고, 글러브에서 볼을 빼내는 속도도 빠르며, 수비감각이 뛰어나 견실한 수비를 보여준다.

즉, 운동 능력보다는 기술적으로 수비를 해내는 스타일이다. SK 힐만 감독이 워스를 “스마트한 선수”라고 평가한 것 역시 이러한 워스의 수비 능력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BA에서는 워스의 프로 첫 시즌인 07시즌이 끝나고 워스를 디트로이트 유망주 중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하기도 했다. 

반면 워스의 가장 큰 약점은 파워다. 메이저리그 통산 332타석에서 단 2개의 홈런 밖에 때려내지 못했으며, 프로통산 3617타석에서 때려낸 홈런은 45홈런에 불과하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16시즌 AAA에서 커리어 최다인 11홈런을 때려냈다는 것이다.

파워는 부족하지만 컨택은 나쁘지 않다. 워스의 통산 컨택%는 84.9%다. 16시즌 메이저리그 평균 컨택%가 78.2%라는 것을 감안하면 컨택 능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마이너리그에서는 오히려 메이저리그에서 보다 낮은 컨택%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16시즌을 보면 메이저리그에서 컨택% 87%를 기록했지만 AAA에서는 78%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전체적으로 봐도 컨택% 80%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10시즌(88%)뿐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 .320~.340을 기록하던 BABIP(인플레이타구 타율)이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275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메이저리그에서는 타구질을 어느정도 포기하면서까지 일단 공을 맞추는데 집중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 표본자체가 적기 때문에 단순한 우연과 리그 수준 차이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도 높다. 정리하자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의 성적을 모두 보면 워스의 컨택 능력은 생각보다는 뛰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전체적으로 워스는 기본적으로 타격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평균 이상의 볼넷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프로통산 OPS .716은 아무리 유격수라도 고민 없이 영입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그럼에도 SK가 워스를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워스의 최근 2년간 성적이 대단히 좋았기 때문이다. 

14시즌 인터네셔널 리그(AAA)에서 OPS .596에 그친 워스는 15시즌부터 비교적 타자친화리그인 퍼시픽 코스트 리그(AAA)에서 뛰면서 타격이 폭발했다. 15시즌 106경기 .314/.394/.469 6홈런 6도루를 기록한 워스는 16시즌에는 84경기 .330/.431/.525 11홈런 5도루로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만 16시즌 메이저리그 16경기에서는 OPS .431에 그쳤다.

이렇게 극적으로 타격성적이 좋아진 이유는 BABIP(인플레이타구 타율)가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워스는 마이너리그에서 BABIP .320~.340 정도를 기록했는데 15시즌에는 .423, 16시즌에는 .394로 대단히 높은 BABIP를 기록했다.

아무리 타자친화리그로 이적했다지만 이렇게 극적인 BABIP 상승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가지 긍정적인 점은 2시즌 767타석이라는 적지 않은 타석에서 높은 BABIP를 유지했다는 점과 KBO리그가 현재 BABIP(.331)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타고성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대니 워스의 타구각도. 뜬공 타자라기 보다는 리그 평균보다 땅볼 비율이 살짝 높은 타자다.

출처 : Baseballsavant


뜬공/땅볼 비율을 보면 공을 많이 띄우는 스타일은 아니다. 땅볼을 살짝 많이 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중립적 성향에 가깝다. 타자친화적이고 홈런이 많이 나오는 문학구장에 잘 맞는 타자라고는 보기 어렵다. 

대니 워스 타구 히트맵. 내야 타구는 당겨친 타구가 많지만 외야타구는 밀어친 타구가 많다.

출처 : Baseballsavant


다만 스프레이 차트를 보면 땅볼은 당겨친 타구가 많은 반면, 외야 타구는 구장 전 방향에 고루 뿌린 것을 볼 수 있다. 즉 구장 전 방향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스프레이 히터에 가깝다. 그리고 발이 그다지 빠르지는 않지만 주루센스가 좋아 충분히 원하는 타이밍에 도루를 할 수 있다. 프로통산 89도루(성공률 77.4%)를 기록했다.  

SK가 애초에 이미 많이 보유하고 있는 홈런타자보다는 높은 출루율을 기록해줄 수 있는 테이블 세터를 원했던 것을 생각하면, 문학구장에 맞는 타자는 아니지만 SK가 원하는 유형의 타자라고 볼 수 있다.

대니 워스 16시즌 첫안타 : https://www.youtube.com/watch?v=yhHW7vDEU7A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과의 기록비교

역시 전임 외국인 선수인 고메즈와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다. 고메즈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낮은 출루율은 사실 어느정도 예견되어 있었다. 고메즈는 마이너리그 통산 볼넷%가 4.6%에 불과할 정도로 볼넷을 얻어내는 능력이 떨어졌다. 반면 워스의 마이너리그 통산 볼넷%는 10.2%로 고메즈의 2배가 넘는다.

파워에서는 고메즈가 조금 앞선다. 다만 고메즈도 마이너리그 통산 장타율 .412 60홈런으로 파워에서 아주 뛰어난 강점을 가진 타자는 아니었지만 KBO리그에서는 장타율 .486 21홈런으로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다. 16시즌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둔 워스도 타격에서 의외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도루능력을 보면 마이너리그 통산 65도루(성공률 63.7%)를 기록한 고메즈보다는 86도루(성공률 78.9%)를 기록한 워스가 1루 주자로서 더 위협적인 주자다. 고메즈는 KBO리그에서 16도루로 꽤 많은 도루를 성공시켰지만 도루성공률은 66.7%로 여전히 낮았다.

수비를 보면 고메즈는 마이너리그 통산 유격수 5193.2이닝 수비율 95.1%를 기록했고, 워스는 2889.1이닝 수비율 95.9%로 고메즈와 비슷했다. 대신 워스는 2루와 3루까지 가능한 유틸리티이며, 메이저리그에서는 유격수 323.2이닝 동안 무실책을 기록하기도 했다.(고메즈 메이저리그 통산 유격수 수비율 92.5%) 

KBO리그 전체로 확대해 역대 최고의 외국인 유격수였던 브리또와 비교해보면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타격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브리또가 조금 더 좋은 슬래시라인과 낮은 삼진%를 기록했지만 당시 메이저리그의 득점환경과 현재 메이저리그의 득점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는 아니다.

많은 외국인 타자가 그러하듯 브리또 역시 미국무대에서 다소 부족했던 파워가 KBO리그에서 만개했다. 마이너리그 2825타석에서 45홈런(1.6%)에 그쳤던 브리또는 KBO리그 2669타석에서 112홈런(4.2%)을 쏘아 올렸다. 

워스는 마이너리그 3195타석에서 41홈런(1.2%)을 기록했다. 분명 브리또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파워이지만 최근 KBO리그의 타고투저 경향과 타자친화적인 인천SK행복드림야구장이라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만족스러운 파워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체크 포인트

수비는 어느정도 믿을 만하다고 본다면 역시 관건은 타격이다. 지난 2시즌 대단히 좋은 성적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워스의 커리어를 보면 타격적으로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긍정적인 것은 전임 외국인 타자 고메즈 역시 그다지 뛰어난 타격을 기록했던 타자는 아니었지만 KBO리그에서는 괜찮은 타격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다.

SK가 워스에게 바라는 것은 많은 볼넷을 얻어내며 높은 출루율을 기록해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이다. 최정, 정의윤, 최승준, 박정권, 이재원 등 두 자리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들이 다수 있기에 루상에 주자만 있다면 득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SK의 생각이다. 

다만 외국인 타자가 단순히 볼넷만 많이 얻고 타격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워스가 좋은 타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난 2시즌 간 기록한 높은 BABIP를 KBO리그에서도 유지해야 한다. 워스가 홈런은 아니더라도 구장 구석구석으로 타구를 뿌리며 장타를 다수 만들어낸다면 SK로서는 성공적인 스카우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