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서상우의 ‘1루 안착’은 가능할까?
▲ LG 서상우 ⓒ LG 트윈스 |
LG 트윈스의 좌타자 계보를 이어갈 주요 후보 중 1명은 바로 서상우다. 그는 부드러운 스윙을 바탕으로 질 좋은 타구를 양산하는 능력을 갖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교함을 겸비한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한 재목이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서상우의 타격 자질은 마침내 폭발을 시작했다. 타율 0.471(17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에 무려 1.289의 OPS(출루율 + 장타율)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맹타를 앞세운 서상우는 정규 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예리하게 가다듬어진 타격감은 정규 시즌 초반에도 이어졌다. 4월 한 달 간 0.357의 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5월에 접어들자 월간 타율이 0.088로 곤두박질쳤다. 선발 출전이 보장되지 않는 가운데 대타로 띄엄띄엄 출전하게 되니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6월 25일 이후 3개월가량 1군에서 말소된 서상우는 결국 타율 0.252 4홈런 12타점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56경기 137타석에 들어서 출전 경기 당 평균 2.45 타석 소화에 머물렀다.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7월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는 등 9월 20일에야 1군에 다시 올라간 탓도 있었다. 하지만 정기적인 출장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은 수비다. 1루수임에도 1군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상우가 1루수로 실전에 투입된 것은 2015년 4경기 5이닝, 2016년에는 11경기 24이닝에 그쳤다.
▲ LG 서상우의 최근 2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그렇다고 지명타자로 나서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그 자리에는 5년 연속 150안타에 빛나는 팀 내 최고 타자 박용택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박용택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날에는 정성훈이 지명타자로 나서는 등 서상우의 선발 출장 기회는 많지 않았다. 확실한 수비 포지션이 없는 만 27세의 타자가 선발 라인업에 정기적으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LG는 코너 내야수에 대한 고민이 있다. 2016시즌에는 1루수 정성훈, 3루수 히메네스가 주로 나섰지만 두 선수가 2~3년 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3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베테랑 정성훈이 LG에 잔류해도 풀타임 1루수를 맡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히메네스가 재계약해 2017년을 뛰더라도 외국인 선수의 거취는 매 시즌 고민해야 하는 숙제다.
올 시즌 양석환이 향상된 핫코너 수비를 선보이며 1루수와 3루수를 오갔지만 병역을 마쳐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장기적으로 양석환이 3루수로 안착하는 밑그림이 LG에는 바람직하다. 서상우가 실전에 투입될 수 있는 수비력을 갖춰 1루수로 나선다면 내야 교통정리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더불어 LG 타선에는 힘이 붙게 된다.
서상우는 지난 1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펼쳐진 마무리 훈련에서 8명의 내야수 중 한 명에 포함되어 담금질하고 있다. 2017시즌 서상우의 1루 안착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LG가 지속적인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된다.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