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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의 2016갑툭튀열전]③ 호성적에도 어수선한 NC, 밝은 미래엔 '희나리' 구창모가 있다

2016-11-18 금, 11:44 By 김호연

고졸 2년차에 첫승을 올린 구창모. 사진=NC다이노스 제공.

'희나리'라고, 과거에 큰 히트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사랑 받는 노래가 있다. 가수 구창모가 부른 노래로, 사전적인 의미는 채 마르지 않은 장작이다. 조금이라도 습기를 머금은 장작은 아직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기 어렵다. 뜨겁게 타오르기 힘들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선수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타오르기 힘들다. 가을야구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미친'선수도 준비가 되어야만 뜨겁게 타오른다.

여기에 '희나리' 같은 선수가 있다. 노래를 부른 사람과 이름이 같다. 습기가 덜 빠져나가 열정을 불사르기엔 아직 조금 부족한, 그러나 앞으로가 기대되는 NC다이노스의 투수 구창모의 얘기다.

구창모는 아마추어시절이었던 2013년,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울산 공고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NC 스카우트의 눈에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5년 신인드레프트 2차 1라운드 3번으로 NC에게 지명받았고, 계약금 1억 50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채결했다.

140km/h 초반대의 패스트볼에 예리한 슬라이더가 매력적인 선수다. 2015년 한 해를 퓨처스리그에서만 보낸 구창모는 올해 팀내 거의 유일한 좌완투수 유망주로 각광받으며 마운드에 오르내렸다.

구창모의 선발/구원 등판기록. 기록출처=KBReport.com

지난 4월 2일 KIA를 상대로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2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데뷔했으며 기대에 걸맞게 전반기 추격조로 20경기에 나서 16이닝 동안 승패 없이 홀드 하나에 평균자책점 3.38, WHIP 1.44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다. 후반기에도 패전조와 롱릴리프를 오가다가 8월부터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8월 12일 잠실에서 LG를 상대로 처음 선발출장한 구창모는 2.2이닝동안 2피안타 3볼넷 2실점을 기록하며 강판당하여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17일 마산에서 삼성을 상대로 5이닝 1실점 3피안다 6볼넷을 기록하고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이후 10월 4일까지 9경기에 선발로 나와 40이닝 동안 4승 1패 평균자책점 4.95, WHIP1.50을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구창모가 정규시즌에서 기록한 최종 성적은 39경기 68.2이닝 동안 4승 1패 평균자책점 4.19, WHIP 1.43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당당하게 엔트리 한 자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구창모는 3경기에 출장하며 1이닝 1실점, 9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으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하지만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경기에 나서 볼넷 하나를 제외하고 깔끔하게 1이닝을 책임지는 성과도 거두었다.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며 쓴 맛도 봤지만, 구창모의 2016년은 본인의 가능성을 드러낸 값진 한 해였다. 여기에는 우선 경쟁력 있는 좌완투수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는 NC의 사정이 한몫을 했다. 올시즌 구창모는 97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 1군 마운드에 등판한 NC의 좌완투수들 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했다.

2016년 NC좌완 5명의 등판기록. 기록출처=KBReport.com

구창모의 정규리그 평균자책점은 4.19로 동갑내기 좌완 최성영(1.93)보다 좋지 않은 기록이지만 구창모가 50이닝 이상 소화한 것에 최성영은 단 4.2이닝만을 소화했을 뿐이다. 타석당 삼진%은 임정호가 26.1, 박상혁이 23.1을 기록하면서 구창모(22.6)보다 높은 삼진%를 기록했지만 임정호는 소화한 이닝 수가 구창모의 3분의 1 밖에 안되고, 박상혁은 고작 2.1이닝을 소화했을 뿐이다.

투수의 역할은 한 마디로 상대 타자들의 출루와 득점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주자의 출루를 더 적게 허용하는것이 더 좋은 투수의 조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구창모의 WHIP는 1.43으로 최성영의 WHIP(2.14)보다 더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NC소속으로 활약한 5명의 좌완투수 중 가장 적은 수치이기도 하다.

KBRport.com에 따르면 구창모의 RA9-WAR(9이닝당 평균실점률을 반영한 WAR)은 1.68로 역시 정규시즌 1군 무대에 올라온 NC의 좌완투수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투수는 마운드에서 투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야수와 함께 상대타자의 범타를 유도하기도 하고, 견제를 이용해 이미 출루한 주자의 진루를 억제하기도 한다. 이러한 종합적인 종합적인 측면에서 구창모는 실점을 최소화 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통해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NC는 현재와 미래를 모두 기대하게 만드는 팀이다. 아직 패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기존의 강력한 전력을 유지하면서 매년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한다. 최근 승부조작 사건 등 선수단 관리 실패로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도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게 만드는 이유다. 그중 구창모의 더 완벽한 내일을 꿈꿔 볼만하다.

아직은 습기를 머금고 있어 팬들의 마음을 달구기에 부족한 점도 있는 구창모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맹렬하게 타오를 재목인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