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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넥센-한화 트레이드, 두 팀의 노림수는?

2015-04-09 목, 16:13 By KBReport

2015 시즌 제 1호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사진= 한화/넥센)

4월 8일, 한화의 양훈과 넥센의 이성열, 허도환이 트레이드 됐다는 공식 발표가 났다. 트레이드를 제안한 넥센의 입장에서는 거포자원과 주전급 포수를 내주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투수를 꼭 데려와야 한다는 판단에서 트레이드를 감행한 듯 하다. 다만 한화 입장에서는 약간은 ‘왜’라는 의문이 남는 트레이드인 듯 하다.

넥센은 당장 선발로 뛸 투수가 필요하다. 불 같은 강속구를 가진 강윤구, 기대가 컸던 금민철 등 좋은 잠재력을 가진 투수들이 모두 터질 듯 터지지 않고 떠났거나, 여전히 미완의 대기인 상태이다. 

2년 연속 홀드 1위를 차지하며 불펜의 핵심으로 떠오른 한현희를 선발로 전환시키는 강수를 둔 것은, 별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정말로 선발에서 던질 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넥센의 입장에서는 나름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다만 양훈의 선발투수로서의 실적이나 경험이 미미하다는 점은 조금 마음에 걸릴 듯 하다.

‘오거양’의 주인공인 양훈은 2005년 오승환을 제치고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그만큼 잠재력은 모두가 인정했었던 상황. 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해주지 못했다. (한편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2005년 10승-10홀드-1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한다.) 풀타임 선발 경험도 2011년, 한 번이 전부이다.

 <양훈이 한화에서 남긴 통산성적>

물론 2011년 양훈의 성적은 좋았다. 승/패가 아쉽지만, 평균자책점이 좋았으며, 볼넷 억제능력도 괜찮았다. 이닝소화력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양훈은 부진했고, 병역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경찰청에 입대한다. 물론 넥센이 양훈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2011년의 모습일 것이다. 현재 타자들의 성적(팀타격 2위, 팀홈런 1위)과는 정반대인 넥센의 투수진(팀ERA 6.66 전체 10위)의 상태를 감안하면 양훈의 호투가 절실한 상황.  넥센 입장에서는 나름 최선의 선택을 한 듯 하다.  

다만 2013~2014년 양훈의 퓨처스리그에서 부진했다는 점(2013년 11승 6패/5.93/121.1이닝 164안타 , 2014년 6승 4패/6.21/71이닝 97 안타)과 현재 몸상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넥센 역시 리스크있는 선택을 한 것은 사실이다. 

양훈의  2013~2015년 퓨처스리그 성적. 

넥센은 투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투수를 영입했다. 그렇다면 한화는 어떨까? 매 경기 평균 4~5번의 투수교체를 하고 있는 한화 역시 투수진의 사정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팀ERA가 4.72로 나쁘지는 않으나 선발 투수들의 3일 휴식 후 출전, 4일 휴식 후 출전, 선발투수를 구원투수로 당겨서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시즌 초반에 승부수를 던지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을 감안하더라도 144G 체제임을 감안할 때  지금과 같은 마운드 운용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반면 타자진의 상황은 투수진보다 나아 보인다. 내야 키스톤 콤비를 제외하고는 현재 한화는 최선의 전력의 야수진을 꾸리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한화는 당연히 이성열의 수비 능력보다는 파워를 중점에 두고 트레이드 대상자로 받아 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명타자 슬롯에는 이미 최진행이라는 좋은 선수가 있고, 2군에 있는 김태완도 한 방을 갖춘 선수이다. 

이 상황에서 과연 이성열의 자리가 있을까? 이성열을 영입한 이유를 꼽자면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거포 좌타자의 필요성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지명타자로 나올 만한 선수인 송광민, 김태완, 최진행, 김태균은 모두 우타자이다. 플래툰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영입했을 가능성도 크다.

 

<이성열과 최진행의 타격비교 2010-2014 시즌까지. (언더투수 제외)>

좌타자인 이성열은 확실히 우투수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ISO(순수장타율) 역시 무려 1할 가까이 차이 난다. 반면 우타자인 최진행은 오히려 좌투수에게 약한 모습. 최진행 역시 우투수에게 강했다. 기록 상으로만 봤을 때,  좌/우투수 대비 플래툰 시스템을 전제로 최진행과 이성열을 운용하기에는 애매한 성적이다. 

허도환의 경우도 뭔가 모호한 영입이다. 한화의 현재 주전포수는 정범모이다. 하지만 5월 중
조인성이 부상에서 복귀할 것으로 보이고, 조인성과 정범모가 번갈아 가면서 포수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조인성을 지명타자로도 활용할 가능성이 있어, 이성열의 출장기회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허도환은 아마 포수로서 사용하는 것이, 활용의 전부일 것이지만 오히려 타격 면에서는 정범모가 나은 편이다. 이 상황에서 베테랑 포수인 조인성까지 복귀한다면, 허도환이 나 설 수 있는 경기가 과연 얼마나 될까?

한화가 이번 트레이드에 응한 것은 1개월 남짓 남은 조인성의 복귀 전까지 지금의 초반 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라고 보여진다. 현재의 시급한 문제인  장타력과 경험있는 포수의 부재를 동시에 해결하고  조인성의 복귀 이후에는 중복되는 자원들을  활용해서 다시한번 승부수를 던지지 않을까? 

넥센, 한화 두 팀의 주사위는 던져졌고,  조만간  그 주사위는  다시 한번 던져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