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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WBC 한국대표, '라운드별 투수교체'는 그림의 떡?

2017-02-05 일, 18:41 By KBReport

지난 세 번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대표팀의 성적은 크게 엇갈렸다. 2006년 WBC 4강, 2009 WBC 준우승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2013 WBC에서는 1라운드 탈락(조 3위, 2승 1패)의 수모를 겪었다. 

희비가 크게 갈린 주 원인으로는 투수진의 역량 차이가 꼽힌다. 2006, 2009 WBC에서는 탄탄한 마운드를 기반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대회에선 역대 최강 타선을 구축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1라운드 1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 0-5로 완패하고 말았다.

▲  2013 WBC 1차전인 네덜란드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4.1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KIA 윤석민
ⓒ KIA 타이거즈

수비 불안에 흔들린 선발 윤석민과 국제 대회 경험부족을 드러낸 노경은이 네덜란드 타선의 예봉을 막지 못하고 5회까지 선제 3실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역대급이라던 타선 역시 네덜란드 투수진에 꽁꽁 묶여 고작 4안타에 그쳤다. 이후 호주와 대만을 상대로 2연승하며 체면치레는 했지만 3위에 그치며 2라운드 진출엔 실패했다. 가장 중요한 첫 경기에서 무너진 대표팀 마운드의 부진이 아쉬움을 남긴 대회였다.

대회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17 WBC에는 투수 엔트리 조정과 관련해 새로운 규정이 추가되었다. 라운드 별로 2명의 투수를 예비 엔트리에서 교체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들의 대회 도중 참가를 유도해 대회의 수준향상과 흥행을 동시에 노리는 주최 측의 조치로 풀이된다. 

WBC에서는 투구 수 제한 및 등판 간격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1라운드 65개, 2라운드 80개, 준결승 및 결승전 95개로 투수 수가 제한되어 있다. 50개 이상 투구 시 4일 휴식 등의 등판 간격 규정도 마련되어 있다. 정규 시즌 개막에 앞서 치러지는 대회이니만큼 투수들의 과부하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다. 

기존의 투구 수 제한 규정과 신설된 투수 예비 엔트리 규정을 활용한다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할 때마다 새로운 선발 투수 충원이 가능하다.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확실한 선발감을 2라운드 이후에 수혈하는 것이다. 컨디션이 덜 올라왔거나 혹은 극도로 부진했던 투수가 나올 경우 예비 엔트리 내에서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  2017 WBC 1라운드가 개최되는 고척돔구장
ⓒ 넥센 히어로즈

하지만 투수 예비 엔트리 제도를 한국 대표팀이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태극마크가 부여하는 무게감과 부담감 때문이다. WBC 대표팀은 '독이 든 성배'와 같다. '잘 하면 본전, 못 하면 역적'이다. WBC 대회 참가를 통해 선수 본인에 돌아가는 실익은 크지않다. 

다른 시즌에 비해 한 달 먼저 몸을 만드는 과정도 부담이다. 특히 타자에 비해 예민한 투수들의 경우 정규 시즌 개막에 앞서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려 전력투구할 경우 무리가 갈 수 있다. WBC에서는 당장 문제점이 노출되지 않아도 긴 정규 시즌을 치르는 와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선수 생명에 영향을 준다는 견해도 있다.  

이처럼 손해를 감수하고 참여한 대표팀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대회 도중 낙마할 경우 선수로서는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설령 1라운드에 부진했다 해도 2라운드에서 부진을 씻고 호투할 가능성도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교체되어 참가할 선수에 있다.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가운데 소속팀 훈련 및 시범경기를 치르던 투수를 호출할 경우 과연 100%의 컨디션을 선보일지도 장담할 수 없다. 엔트리 교체를 통해 수혈된 투수가 부진해 대표팀이 패배하거나 탈락할 경우의 해당 선수 및 코칭스태프가 감당해야 할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과연 한국은 WBC에서 투수 엔트리 교체 규정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이용선 프로야구 필진 /정리 및 감수: 케이비리포트 편집팀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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